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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대선서 '친서방' 주카노비치 전 총리 승리

발칸 반도의 전략적 요충지 몬테네그로 대선에서 친서방 성향의 밀로 주카노비치(56) 전 총리가 승리했다.

몬테네그로 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전날 실시된 대선 투표에 대한 개표가 거의 완료된 가운데 주카노비치 전 총리가 약 54%를 득표, 약 33%의 표를 얻은 믈라덴 보야니치(55)에 압승을 거뒀다고 밝혔다.

2016년 10월 총선 직후 총리직에서 물러난 주카노비치 전 총리는 과반 득표에 성공함에 따라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짓고, 1년 6개월 만에 몬테네그로 정치 전면에 복귀하게 됐다.

총 7명이 출마한 이번 대선에서 3위는 몬테네그로 대선 역사상 최초의 여성 후보인 민주당 소속의 드라기냐 부크사노비치(득표율 약 8%)가 차지했다.

집권 사회민주당(DPS)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 주카노비치 전 총리와 지지자들은 초기 개표 결과 압승이 예상되자 전날 밤 승리를 선포하고, 선거 결과를 자축했다.

주카노비치 전 총리는 당사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유럽을 향한 몬테네그로의 미래를 위해 또 다른 귀중한 승리를 달성했다"며 "이번 선거로 유럽적인 삶의 질과 유럽연합(EU) 가입을 달성하려는 몬테네그로의 의지가 재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주카노비치는 측근인 필리프 부야노비치 대통령에게 자리를 이어받게 된다.

부야노비치 대통령은 연임 제한 규정 때문에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못했다.

1991년 불과 29세의 나이에 유럽에서 가장 젊은 총리가 된 주카노비치는 이후 총리 6차례, 대통령직 1차례를 수행하며 약 25년 간 권력을 유지, 발칸 반도에서 최장수 지도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에 대한 암살 기도 등으로 얼룩진 2016년 10월 총선에서 DPS의 박빙 승리를 이끈 뒤 자리를 측근인 두스코 마르코비치 현 총리에게 물려주고 정계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당시 총선 직전 자신을 겨냥한 쿠데타 시도의 배후에 몬테네그로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저지하려는 러시아가 있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와 거리를 두는 대신에 친서방 노선을 지향하는 주카노비치 전 총리의 승리로 몬테네그로는 유럽연합(EU) 가입 노력에 속도를 내는 등 서방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히 다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카노비치 전 총리는 앞서 "세계와 지역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몬테네그로의 친서방 노선을 안정시키고, 러시아의 영향력으로부터 몬테네그로를 지키기 위해 (정계)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구 62만명의 소국 몬테네그로는 2006년 주카노비치 전 총리의 주도로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을 단행했고,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작년에는 나토의 일원이 됐다.

한편, 친러시아 성향의 민주전선 등 야권의 지지세를 업고 출마한 보야니치는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몬테네그로를 주카노비치와 독재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보야니치를 비롯한 야권은 주카노비치가 마피아 등 조직범죄단과 연루돼 있다며, 지난 30년 간 몬테네그로 정계를 좌지우지해 온 그에게 몬테네그로에 만연한 각종 부패와 정실인사, 경제 실패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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