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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133 :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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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차도 안 가봤지? 거기 가면 꼭대기에 인양 작업을 감시하는 천막이 있어. 천막에서 15분쯤 바다를 향해 내려가면 절벽이 나와. 침몰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지. 우린 지금 그 절벽에 서 있는 거야. 송 후보가 당선되지 않으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수밖에 없어…. 너무 오랫동안 지기만 했어. 배가 침몰한 후론 단 한 번도 못 이겼다고. 우리는 이기면 안 되는 사람들이야? 그렇게 생각해?"   
 

4월 그리고 16일입니다. 4년 전 그날 이후 잊을 수 없는 4월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입니다. 그날 이후 '세월호 문학'으로 명명된 소설 쓰기로 추모와 다짐, 기억하기와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김탁환 작가의 소설집을 가져왔습니다.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2017년 이맘때 세월호 3주기를 앞두고 나왔던 소설집으로 총 8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봄기운이 천변에 그득합니다. 다른 꽃들보다도 이 하얀 벚꽃은 제게도 세월호 유가족에게도 특별합니다. 맹골수도 근처 바다에서 세상을 뜬 학생들이 등굣길에 마지막으로 본 꽃이니까요. 그때부터 해마다 이 꽃이 피면, 저는 그 봄보다 얼마나 나아졌는가를 살핍니다. 봄이 오고 벚꽃이 피는 까닭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되새기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상기시키기 위함입니다. 이곳을 절벽이라 여기고 한 걸음만 나아갑시다."
 
"도라에몽이 '어디로든문!'을 외치며 마법의 문을 열고 들어가 낯선 시간과 공간으로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를 안 것은 이틀 전이었다. 2014년 4월 15일로 갈 수만 있다면... 침몰 전으로 갈 수 있다면..." -(이기는 사람들)
 

(눈동자), (돌아오지만 않는다면 여행은 멋진 것일까), (할), (제주도에서 온 편지), (찾고 있어요), (마음은 이곳에 남아), (소소한 기쁨) 등 8편입니다. 김 작가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담고자 했다"며 "소설집 제목도 그래서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로 지었다"라고 말합니다. 그 아름다움은 실은 처연한 슬픔 같기도 합니다.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려는 노력이 있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참사와 인연이 없는 이가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김탁환 작가는 세월호 참사를 '생애 사건'으로 규정하고 앞으로도 평생 함께 할 것 같다고 합니다. 이미 [목격자들], [거짓말이다] 등 세월호 참사를 상기시키는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기도 합니다. 작년 이맘때 '북적북적'에서는 세월호 3주기 특집을 했었는데 소소하지만 이번도 그렇습니다. 앞으로도 저에게 4월은 그런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잊을 수 없고 잊지 않으려 합니다. 
 
*출판사 돌베개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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