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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4배' 세균 득실대는 수유실…위생상태 '제로'

<앵커>

자녀가 어릴 때는 외출할 때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특히 수유가 필요할 경우에는 더욱 그런데, 반드시 수유실을 설치해야 할 시설들이 여전히 법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또 있어도 방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 낳고 싶은 대한민국, 노유진 기자입니다.   

<기자>

이용객들로 항상 붐비는 서울의 한 지하철역. 구석진 곳에 마련된 수유실을 찾아가봤습니다.

수유실 한쪽에 마련된 소파는 낡은데다 검은 때가 끼어 있습니다.

[지하철 수유실 이용객 : (수유실 쓸 때) 닦고 써요. 지금은 급하니까 그냥 쓰지. 물티슈로 닦고 써요. 그냥 누가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는데….]

위생 상태는 어떤지 간이 세균 오염도 측정기로 재 봤습니다.

수유실 기저귀 갈이 대에선 검출된 세균은 192RLU. 이 역에 있는 화장실 변기보다도 훨씬 많은 세균이 나왔습니다.

수유실 소파에서는 변기의 4배 가까운 594RLU의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변기보다도 더러운 곳에 아이들을 눕혀 기저귀를 갈고, 수유도 하는 겁니다.

그나마 지하철역들은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서울의 한 버스터미널 수유실은 수유실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할 정도입니다.

[종합버스터미널 관계자 : (혹시 여기 수유실이 따로 있나요?) 아 근데 저희가 그냥 테이블인데 괜찮으세요?]

책상과 의자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주변에는 쓰지 않는 물건들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사실상 창고로 쓰는 곳을 수유실이라고 해놓은 겁니다.

[한진선/아이 엄마 :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가거나 아니면 아예 불편하거나 지저분한 데는 그냥 아예 안 가요. 그런 장소는. 아무래도 위생이 제일 중요하니까 애들이…찾아다녀야죠.]

하루 이용객이 4만 명이 넘는 서울 고속버스 터미널. 아무리 둘러봐도 수유실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고속버스터미널 관계자 : (수유실은 따로 없나요?) 네. (아 없어요?)]

현행법상, 터미널과 공항, 지하철 등 여객시설에는 반드시 수유실을 설치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법을 어기고 수유실을 설치해 놓지 않았는데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적발해 시정 조치를 내린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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