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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코드명 V11②] IOC 위원 분석에 로비 조언까지…수상한 마케팅 계약

<앵커>

김재열 당시 제일모직 전무는 올림픽 유치 로비를 위한 조직을 총괄하면서 국제스포츠계 거물급 인사들과 접촉하기도 했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삼성은 올림픽과 관련된 계약을 맺은 걸로 보입니다. 그런에 이 계약 과정에서 주고 받은 이메일 내용이 좀 이상합니다.

그 내용을 전병남 기자가 자세히 풀어드립니다.

<기자>

2010년 10월 2일 V11의 김재열 전무가 동구권 국제스포츠계 유력인사 A 씨와 만난 뒤, 삼성은 A 씨가 설립한 마케팅 회사와 제일기획 간 홍보 대행 계약을 추진합니다.

황성수 삼성전자 상무는 10월 18일, 5천만 불 규모의 협상안을 준비했고 한 달 뒤 미팅을 진행한다고 김 전무에게 보고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합법적인 마케팅 계약 과정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후 상황은 의미심장합니다.

실제 삼성과 A씨 간 협력 관계는 이 마케팅 계약을 추진하기로 한 이후 급물살을 탄 걸로 파악됩니다.

김재열 전무는 10월 20일 A씨의 이름이 달린 '질문 리스트'를 황성수 상무에게 보고받습니다.

11명의 IOC 위원에 대해 각각 어떤 성향인지 비밀유지가 가능한 인물인지 등을 묻는 질문 리스트입니다.

A 위원에게 섭외를 부탁할 IOC 위원 리스트를 따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삼성은 이후 A 씨가 버진아일랜드의 소유 회사를 통해 400만 유로의 로비자금을 계약했던 과거 계약서 사본도 입수합니다.

IOC 위원 성향 분석과 접촉 리스트, 거기다 로비 수법 조언까지. 도대체 어떤 마케팅 계약이길래 이런 내용의 메일이 오고 갔는지, 취재팀은 삼성에 여러 차례 질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2016년 국제스포츠계의 부패 문제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마케팅 회사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유한범/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 사무총장 : IOC 위원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회사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마케팅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 회사를 통해 합법적으로 보이는 자금들이 흘러가서 실제 뇌물로 기능하게 되는데….]

(영상취재 : 주용진·서진호, 영상편집 : 오영택)

[삼성의 코드명 V11]
▶ ① '코드명 V11' 해외법인 총동원…김재열이 진두지휘
▶ ③ FIFA 뇌물 스캔들 터지자…'평창 언급 절대 금지' 지침
▶ ④ 삼성 이메일 속 '딸 취업 청탁'…IOC 위원의 민낯
▶ ⑤ 삼성 "SBS, 기초 사실 확인 안 해" 반박…진짜 사실은?
▶ ⑥ 뇌물 그리고 특별사면…'정경유착·관행' 청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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