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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다산신도시 택배 논란, 알고 보니…"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4월 10일 (화)
■ 대담 :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입주민 (익명)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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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입주민 (익명)
- 아파트 건설 당시 ‘지상에 차 없는 단지’로 홍보
- 홍보와 달리 택배 차량 다니자 관리사무소에서 조치
- 실제로 아파트에서 아이가 차에 치이는 사고도 발생
- "최고의 품격을 위해서" 문구 보고 심하다는 느낌 들어
- 입주민과 기업 간 상생 필요하지만 안전이 우선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 해당 단지에서 운송 시간 몇 배 소요…다른 배송까지 차질
- 지하주차장 높이 기준 등 고용주택 편의시설 기준 마련 필요
- 택배기사 1인당 하루 250개 물품 배달…13시간 근무
- 안전 문제는 공감하지만 열악한 배송환경에 놓치기 쉬워



▷ 김성준/진행자:

최근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아파트 단지 인도에 가보면 배달이 되지 않은 택배 상자 수십 개가 잔뜩 쌓여있는 이상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내막은 이렇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단지 안으로 택배 차량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니까 집집마다 택배를 따로 배달하기 어려워진 기사들이 상자를 단지 인도 안에 쌓아놓게 된 겁니다. 주민들은 왜 택배 차량을 막아선 것인지. 우선 해당 아파트 단지의 입주민 한 분 연결해서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요청에 따라서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입주민 (익명):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아파트 단지 안에 택배 차량 진입을 막았다. 일단 너무 불편하지 않으십니까?

▶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입주민 (익명):

저도 사실 이게 이렇게 크게 논란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서로 각자의 입장이 있는 것 같아서 사실 좀 안타깝습니다. 불편한 것은 당연할 뿐더러요. 뉴스나 언론에서 많은 댓글들을 보면서 입주민과 택배사의 전쟁으로 번지는 것 같아서. 사실 그게 진실은 아닌데 많이 안타깝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우선 애초에 입주할 당시에요. 단지 안에 차량이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입주민들이 계약했다. 이런 홍보가 있었다. 이렇게 얘기를 들었는데 맞습니까?

▶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입주민 (익명):

네. 맞습니다. 아파트 건설 홍보 리플렛에도 지상으로 차가 다니는 도로를 만들지 않았다고 홍보를 했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택배 차량에는 처음에는 들어왔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 출입을 막게 된 계기가 있었다면서요.

▶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입주민 (익명):

입주가 완료된 시점에서 입주민들이 단지 내에 안전하게 도보로 이동하거나 아이들을 놀게 하고 싶은데. 본의 아니게 택배 차량들로 인한 불편을 끼치다보니, 왜 리플렛에는 지상에 차 없다고 했는데 차가 있느냐는 요구들이 관리사무소에 전달된 것 같고요. 그런 와중에 관리사무소의 일부 공문이 조금 문제가 됐던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네. 그런데 택배 차량이 지상으로 다니다가 교통사고가 난 적이 있습니까? 단지 안에서?

▶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입주민 (익명):

후진을 하다가 어린아이가 부딪힌 것으로 알고 있는데. 크게 다친 것은 아니지만 큰 사고가 날 뻔했다고 들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부모님 입장에서는 가슴이 철렁했겠네요. 안내문에 보니까 우리 아파트 최고의 품격과 가치를 위해서 통제한다. 이 문구도 조금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입주민 (익명):

저도 사실 그 문구를 보고 되게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다산이라는 동네가 사실 남양주에 있고, 다들 알다시피 크게 강남처럼 비싼 아파트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어떠한, 갑질. 이런 것으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는 분도 아마 없을 텐데. 아마 관리소장님께서 조금 문구에 신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는 느낌이 좀 들고요. 입주민들은 사실 같이 상생하기를 원하고, 안전하기를 원하는 방법으로 택배사와 원만히 협의 중에 있다고 저희는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갑자기 사건이 터져서 보기 안 좋게 된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지하 주차장으로 택배차가 들어오면 되지 않느냐고 했는데. 보니까 택배차가 층고가 높다 보니까 지하 주차장으로 못 들어간다. 그랬더니 차량을 개조해서 들어와라. 이렇게까지 관리사무소 측에서 얘기를 했던 모양인데. 1인 사업하는 택배기사 분들이 수백만 원씩 들여서 차량 개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한 주민들끼리의 의견 교환 같은 것은 있으셨나요?

▶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입주민 (익명):

택배사 입장에서는 개인 사업자가 당연히 개조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고. 사실 처음부터 지하 주차장을 깊게 파서 이런 문제가 안 생기면 더 좋았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이제 와서는 그럴 수 없다고 판단하니. 다양한 방법들이 논의되고 있더라고요. 실버 택배를 이용한다든가, 무인 임대함을 증가하는 방법을 쓴다든가. 아니면 아주 저속으로 다니게 하는 룰을 만든다든가. 여러 가지 안이 나오고 있는데. 아파트 입주민과 기업 간에 상생하는 방법을 찾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은데. 어쨌든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입주민들의 안전이 우선시되는 방법으로 진행이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 들어보니까 이미 해법들이 그 안에 다 포함된 것 같아서.

▶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입주민 (익명):

논란이 사실 저희도 당황스러운 게. 충분히 택배사와 한 달 전부터 공문이 오가면서 좋은 방법을 찾자는 단지협회 대표들이 얘기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들과 캡처된 것들이 오가면서. 본의 아니게 조금 논란이 된 것 같은데. 사실 이 방송을 청취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께서 다산이 그렇게 잘난 동네냐, 입주민들 갑질 너무한 것 아니냐 하시겠지만. 저희도 똑같은 서민들이고요. 대출 안고 오신 분도 많고요. 절대로 갑질 할 생각 같은 것 없이 서로가 안전한 거주 생활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요. 과정에서 조금 잡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 잘 해결될 것이라고 저희는 믿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이런 기회로 아파트 단지가 유명해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고. 다만 아까 말씀하신 데에서 여러 가지 해법들이 있고, 거기에 원만하게 논의만 될 수 있다면 충분히 출구를 찾을 수 있지 않겠나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입주민 (익명):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의 입주민 한 분 연결해서 택배 차량 아파트 단지 입구에 맡기게 된 이유를 들어봤고요. 이어서 택배노조의 김진일 정책국장을 연결해서 이번 택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정책국장님 안녕하십니까.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지금 문제가 된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아파트 단지 내로 차량 출입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택배차도 못 들어가고 있는데. 그러면 지금은 택배 물건은 어떻게 배달되고 있나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요즘 이사철이다 보니까 가구 등의 큰 물건이 택배로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물건은 출입할 수 있게 하고. 작은 물건은 아파트 입구에서 카트를 이용해서 배달하고 있는데. 그런데 이렇게 할 경우에는 해당 단지에서만 배송 시간이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몇 배가 소요되다 보니까. 당연히 택배 노동자 근무 시간도 길어지고, 다른 고객 물품 배송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현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택배 배달이라는 게 사실 거의 초읽기 수준으로 뛰어다니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쉽지는 않겠네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예.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앞서서 입주민 입장을 말씀하셨는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애초에 입주하기 전부터 이 아파트는 지상에 차량이 안 다니는 아파트라고 홍보를 했었고. 그렇게 알고 입주를 하셨던 것이고. 또 그 와중에 가벼운 사고라고는 합니다만, 부모 입장에서는 깜짝 놀랄 만한 아이가 후진하는 택배 차량에 부딪히는 사고도 있었고. 이러다 보니까 입주민들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큰 것 같아요.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어떤 방안을 마련하고 계시나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지금 일단 이 문제가 고객과 택배 노동자들 사이에서 접점이 형성되고 있잖아요. 전체 택배 시스템 속에서 개선해야 될 문제이기 때문에. 저희가 1차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해서 택배회사와 택배 주무부처인 국토부에서 책임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저희들의 1차적인 요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 1차적인 요구에서 택배 시스템 자체의 개선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예를 들어서 국토부가 할 수 있는 것들이 공용주택 편의시설 기준을 마련한다든지. 지금 문제가 되는 게 지하 주차장의 높이잖아요. 공영 주차장, 지하 주차장의 높이 기준을 마련한다든지. 분실 시에 택배회사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택배 표준 약관을 정비하는 문제 등이 있을 것이고요.

▷ 김성준/진행자:

배달하는 사람 개인이 아니라 회사가 책임지는 것으로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그렇죠. 그리고 최근의 사고 같은 경우는. 사실 저희 택배 노동자들이 배송 시간이 엄청나게 짧거든요. 분초를 다투며 뛰어다니다 보니까 안정적인 배송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그런 상황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할 뻔 했는데. 이것이 현재 택배 시스템 상에서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인재라는 거죠. 그래서 우리 기사들이 안정적으로 배송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택배 시스템을 개선한다든지.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택배 회사나 국토부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보통 택배기사 한 분이 평균적으로 하루에 몇 건이나 물품을 배달합니까?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평균 250개 배송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하루에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예. 근무 시간이 하루 13시간 가까이 근무하는데. 5~6시간을 오전에 분류 작업을 하는데, 그게 아무런 대가가 지급되지 않고 있거든요. 그러니 배송 시간에 쫓겨서 뛰어다닐 수밖에 없게 되고요.

▷ 김성준/진행자:

평균적인 수입은 어떻습니까?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순수익이 250만 원 안팎으로 저희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현실적으로 지금 남양주의 다산 단지 같은 경우에 입구에서 차를 세우고 거기서 카트를 이용해 배달하게 되면. 얼마나 시간 손해를 본다고 계산이 나옵니까?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그렇게 될 경우 30분 정도의 배송을 할 곳이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 정도.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하루 전체 배달 물량에 큰 영향을 미치겠네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예.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죠.

▷ 김성준/진행자: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바빠도 예를 들어서 단지 내에서 서행을 한다든지, 뒤로 후진을 할 때 조심해야 된다든지. 이런 것들은 또 기본적으로 지켜야 될 부분인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공감대를 만들어가야 하지는 않습니까?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당연히 그것에 대해서 공감하죠. 안전 문제에 대해서 우리 택배 노동자들도 공감을 하는데. 실제 배송 현실에 맞딱드리다 보면 너무 빨리 해야 되다 보니까. 그런 것을 놓치기 쉬운 거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이 배송의 현실이라는 것 자체가 워낙 열악하다 보니까 아파트 단지마다 각자 주민들의 요구를 소화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인 것 같고. 지금 말씀하신 대로 시스템의 변화, 이런 게 필요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택배노조 김진일 정책국장의 말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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