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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측근 300명 검찰 수사, 가히 무술 옥사"…4대 혐의 반박

조민성 기자 mscho@sbs.co.kr

작성 2018.04.09 17:44 수정 2018.04.09 17:5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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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9일 구속기소가 확정되자 미리 써둔 성명서를 통해 자신에게 제기된 4대 혐의를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그동안은 직접 언론 앞에 서거나 측근들의 입을 통해 '정치보복'이라는 두루뭉술한 말로 입장을 발표해왔지만, 이날 검찰로부터 기소되자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적극적인 반박과 부인에 나선 것입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통성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에 깊이 분노한다. 국민 여러분께서 대한민국을 지켜달라"는 호소와 함께 성명서 마지막에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이명박'이라고 썼습니다.

지난달 23일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됐을 때는 자필 입장문 마지막에 '이명박'이라는 이름 석자만 적은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자신을 향한 일련의 검찰수사가 '자연인 이명박'이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한 단죄가 아니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는 프레임을 적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후임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의 중형을 선고받은 것도 이 전 대통령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을 통해 부인한 혐의는 크게 ▲ 불법 정치자금 수수 ▲ 국정원 특활비 전용 ▲ 다스 실소유주 의혹 ▲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문제 등 4가지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댓글 관련 수사로 조사받은 군인과 국정원 직원 200여명을 제외하고도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수석·비서관·행정관 등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가히 '무술옥사(戊戌獄事)'라 할 만하다"며 억울함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 "재임 중 불법 정치자금 받은 적 없어"

이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대기업 총수와 독대한 일도 없었고 불법 정치자금도 받은 일이 없다며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는 기업인 시절 정경유착의 폐해를 겪었기 때문에 정치를 시작하면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고 다짐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서울시장과 대통령 재임 중 받은 월급 전액을 기부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가난했던 시절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생 모은 재산 330억원을 기부해 학생들을 돕는 데 쓰고 있다"며 "그런 제가 무엇이 아쉬워서 부정한 축재를 하고 부당한 뇌물을 받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재계는 물론 종교계로부터까지 전방위적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입니다.

반면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해 특가법상 뇌물수수·정치자금 부정 수수 등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 22억6천만원, 김소남 전 의원으로부터 4억원의 공천 헌금, 최동규 대보그룹 회장으로부터 공사 수주 청탁 명목으로 5억원, 능인선원 지광스님으로부터 3억원 등을 수수했다고 본 것입니다.

◇ "국정원 특활비 전용, 보고받거나 지시한 적 없어"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국정원장으로부터 직접 받거나 측근들을 통해 받았다는 혐의도 부인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미 말씀드렸듯이 국정원 특활비를 전용하도록 보고받거나 지시한 일이 결단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 직원들이 업무상 국정원 예산을 전용했다면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 특활비의 불법 전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자신도 모르는 새 벌어진 일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제 지휘 감독하에 있는 직원들이 현실적인 업무상 필요로 예산을 전용했다면, 그리고 그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제가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국정원 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특가법상 뇌물수수와 국고손실 등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김성호 국정원장에게 2억원을 직접 받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통해 김성호·원세훈 원장에게 각 2억원씩 총 4억원, 김희중 전 부속실장을 통해 10만 달러(약 1억원) 등을 건네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다스는 가족 기업…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소유권 문제에 관해서는 "저는 다스의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며 반박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주주들의 것"이라며 "30년 전 설립돼 오늘(9일)날까지 맏형(이상은씨)에 의해 가족회사로 운영돼 왔다"며 "다만 가족 기업이기 때문에 설립에서부터 운영 과정에 이르기까지 경영상 조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검찰이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서는 "'실질적 소유권'이라는 이상한 용어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고 일축하면서 다스의 경영 상황 등을 꾸준히 보고받았다는 측근들의 각종 증언을 반박했습니다.

이어 "더구나 다스의 자금 350억원을 횡령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총 349억여원을 횡령했다고 보고 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검찰수사 통해 처음 접해"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관련 소송비 585만 달러(약 67억7천만원)을 삼성전자가 대납한 사실을 이번 검찰수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소송비 대납을 삼성에 요구했다는 검찰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것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소송비와 관련해서는 워싱턴의 큰 법률 회사가 무료로 자문해주기로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다"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그 이후 챙겨보지 못한 것은 제 불찰"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나 삼성에 소송 비용을 대납하도록 요구했다느니, 삼성의 대납 제안을 보고받았다느니 하는 식의 검찰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삼성의 소송비 대납 대가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사면한 일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이 회장은 IOC 위원 신분이 박탈될 위기에 있었다"며 "이 회장이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기여하도록 하자는 국민적 공감대와 각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사면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