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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올림픽 사후 점검 ① : 경기장, 연간 수십억 원 적자 예상

평창 올림픽은 끝났지만…

[취재파일] 올림픽 사후 점검 ① : 경기장, 연간 수십억 원 적자 예상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개최한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졌지만 잘 조직된 대회였고, 시설과 기록, 흥행, 안전, 즐길 거리 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 위원장들과 대회 참가 선수들, 해외 언론도 평창 올림픽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캐나다의 한 언론은 대회 막바지쯤에 "평창 동계올림픽의 문제를 꼽자면 흠잡을 게 없는 게 문제"라고 표현했고, IOC 조정위원장인 린드버그는 "역사상 최고의 겨울 올림픽"이란 찬사를 보냈습니다. 대회조직위와 자원봉사자, 개최도시의 주민들, 국민 모두가 노력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축제는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다시 냉정을 되찾고 올림픽 이후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은 경기장과 인프라 시설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활용할 방안은 있는지? 올림픽이 남긴 유산을 방치하거나 훼손하지 않고 두고두고 오랫동안 요긴하게 활용하는 것이 성공 올림픽을 위한 마지막 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화려하게 올림픽 개폐회식이 치러졌던 올림픽 스타디움은 패럴림픽이 폐막된 직후부터 곧바로 철거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지을 때부터 시간과 비용, 재활용 문제로 어려움 겪다가 올림픽 이후 철거하기로 하고 가건물로 지었기 때문입니다. 7층 건물 가운데 영구시설인 3층만 남겨서 올림픽 기념관으로 활용하게 되는데 비용이 50억 원 정도 들 것으로 강원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공연장, 객석은 모두 철거한 뒤 올림픽 스타디움 앞쪽의 올림픽 플라자 일대와 함께 공원으로 조성됩니다. 이 비용으로 다시 118억 원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스타디움은 건설비용으로만 648억 원이 쓰였는데, 2번의 개회식과 2번의 폐회식만 치러진 셈입니다.

올림픽 기간 경기가 치러진 올림픽 시설은 모두 12곳인데 산림으로 복원되는 정선 알파인 스키장을 제외하면 11곳의 경기장이 올림픽 이후에도 그대로 남겨지게 됩니다. 이 가운데 컬링경기가 열렸던 강릉 컬링센터와 스노보드가 열렸던 휘닉스 스노 경기장, 용평 알파인 경기장 등 3곳은 기존 경기장을 보완해서 재활용했습니다. 

기존 시설 재활용 올림픽 경기장 
- 강릉 컬링 센터(강릉시)
- 휘닉스 스노 경기장(민간)
- 용평 알파인 경기장(민간)

나머지 경기장 9곳 가운데 피겨와 쇼트트랙이 열렸던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강릉시가, 여자 하키가 열렸던 관동하키센터는 관동대학교가 맡아서 운영하게 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12개 경기장 가운데 최종적으로 남게 되는 경기장은 6곳인데 모두 강원도와 강원도 개발공사가 맡게 됩니다. 
[취재파일] 올림픽 사후 점검 ① : 경기장, 연간 수십억 원 적자 예상
강원도 관리 운영 경기장 6곳
- 슬라이딩센터
-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 강릉 하키센터
-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 (강원도 개발공사)
-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강원도 개발공사)
-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강원도 개발공사)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센터는 올림픽 이전에 건설돼서 이미 강원도가 출자한 강원도 개발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시설입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골프장이나 관광지로 활용해 수입을 내고, 겨울에는 선수들의 훈련장이나 경기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키 점프센터와 슬라이딩센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는 아직도 사후 활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강원도가 지난해 외부 용역을 통해 이 6곳의 운영 수지를 분석해 봤는데 연간 52억 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각종 행사와 이벤트를 유치해 수입을 낼 수 있지만 겨울에는 선수들의 훈련 장소로 활용하기 때문에 수입을 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설상 경기장보다 실내 빙상 경기장의 운영 적자가 큰 편인데, 강릉하키센터가 14억 1천 600만 원,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13억 8천 900만 원, 슬라이딩센터는 12억 5천 200만 원의 적자가 해마다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내 빙상 경기장은 겨울동안 계속 빙판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강원도는 이 가운데 슬라이딩센터와 스키점프센터,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등 4곳에 대해 국가 전문 훈련 시설로 지정해서 적자 분을 정부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 시설들은 선수들이 아닌 일반인들은 도저히 이용할 수 없는 시설들이기 때문에 국가 대표들의 훈련장으로만 쓰이는 만큼 국가에서 비용을 지원해 달라는 주장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 요구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동의하고 있습니다만 지원 비율을 놓고는 강원도와 문체부, 기획재정부 간에 이견이 존재합니다.

평창올림픽은 3수 끝에 2011년 7월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그 이후 벌써 7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는데 그 사이 경기장을 짓고 올림픽까지 모두 마쳤지만 경기장의 사후 활용 계획과 비용 분담은 아직도 확정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유치와 준비에만 열을 올렸지, 올림픽 이후에 대해서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했던 셈입니다. 올림픽 스타디움과 경기장 12곳을 짓는데 1조 원 가까운 예산이 들었습니다. 관리비만 들어가는 애물단지가 되기 전에 효율적 활용과 관리 방법에 대해 해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평창 올림픽이 진정한 성공 올림픽으로 평가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 [취재파일] 올림픽 사후 점검 ② : 정선 알파인 경기장, 멀고 먼 복원
▶ [취재파일] 올림픽 사후 점검 ③ : 평창, 세계적 관광지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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