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물건을 살 때는 물건값 외에 주 정부에서 주관하고 카운티 등 로컬 정부에서 별도의 세율을 더한 판매세(Sales Tax)를 냅니다. 그래서 판매세율은 주별로 또 도시별로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뉴욕시의 판매세는 8.875%이지만 뉴저지는 6.625%입니다. 그리고 뉴저지는 신발과 의류에 판매세가 붙지 않습니다. 뉴욕에서 옷을 사도 배송지를 뉴저지로 하면 판매세를 물지 않아도 됩니다. 아마존은 초창기와 달리 현재 (직접 판매의 경우) 구입자 지역에 맞춰 판매세를 추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이 거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영업이익을 거의 남기지 않으면서까지 경쟁자들을 퇴출시키는 영업 전략을 쓰고 있는 만큼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사실입니다. 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일리가 있습니다.
시티그룹의 보고서는 아마존을 타겟으로 하지 않았지만 실제 배송비용이 올라가면 아마존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민간 택배사 페덱스의 배송 비용은 현지에서도 비싸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아마존은 미 우편국의 가장 큰 고객사 중 한 곳입니다. 미 전역의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미 우편국의 거점으로 상품이 배송되면 우편국의 택배 차량들이 각 가정으로 이를 전해주는 식입니다. 자세한 계약 내용은 비밀이지만 아마존처럼 대량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업체는 상당한 할인 혜택을 받습니다. 즉, 아마존만 깎아주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미 우편국은 감독 당국(Postal Regulatory Commission)에 의해 원가 이하의 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규제(Postal Accountability and Enhancement Act)를 받고 있으며 지금까지 아마존과의 계약과 관련해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우편물을 배달해야 할 곳에 아마존 택배 물품을 추가로 배송하기 때문에 이익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미 우편국의 태생적 성격 때문에 배송 비용을 더 올리지 않은 혜택을 아마존 같은 대량 발송업체들이 보는 겁니다.
아직 미 우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자신의 주장을 없던 일로 하기에는 너무 많이 온 듯한 느낌입니다. 워싱턴 포스트 또는 아마존 최고 경영자에 대한 감정이 있을 수 밖에 없는 트럼프가 미 우편국 또는 감독 당국에 이익을 더 내라고 압력을 가한다면 이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조만간 배송 단가를 올린 계약서를 아마존을 비롯한 모든 고객사에게 내밀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택배 서비스까지 실시하고 있는 아마존의 대응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