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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한반도 대화, 결실 보길…화해·평화 진전 소망"

"한반도를 위한 대화가 결실을 보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지시간 오늘(1일) 발표한 부활 메시지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대화 국면이 열매를 맺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황은 오늘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미사를 집전한 뒤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발표한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를 향해)에서 "한반도를 위한 대화가 결실을 보길 간절히 기원하고, 현재 진행 중인 대화가 지역 화해와 평화를 진전시키길 바란다"며 한반도 상황을 별도로 언급했습니다.

교황은 "(대화에)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한민족의 안녕을 증진하고, 국제 사회에서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혜와 분별을 가지고 행동하길 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메시지에는 오는 4월 27일로 확정된 남북 정상회담, 오는 5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적인 대화가 성공을 거둬,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교황의 소망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2014년 8월 즉위 후 첫 아시아 방문지로 한국을 택해 내한, 사회의 소외층을 챙기는 낮은 행보로 깊은 인상을 남긴 교황은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촉발된 한반도의 긴장 상황에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대화를 통한 한반도 화해를 촉구하는 등 한반도 상황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평창올림픽 개막 직전인 지난 달 7일 바티칸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올림픽에 함께 함으로써 한반도 화해와 평화에 대한 희망을 제시한다며 반가움을 나타냈고, 동계패럴림픽 개막을 앞둔 지난 7일에는 "평창올림픽은 스포츠가 분쟁을 겪고 있는 나라 간에 다리를 건설하고, 평화에 명백히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교황은 앞서 올해 초 교황청 주재 외교관들과의 신년 회동에서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 대화를 지지하고 핵무기 금지에 노력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달 16일 바티칸에서 진행된 이백만 주교황청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는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 같은 민족이 하나의 깃발 아래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해 보기가 좋았다"며 "남북 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북미 관계 개선에 각별히 주목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 부활 메시지에서 한반도를 비롯한 분쟁 지역을 일일히 거론하며 대화와 상호 이해를 매개로 분쟁이 종식되고, 전 세계에 평화가 깃들기를 간구했습니다.

교황은 7년째 이어지는 내전으로 수 많은 주민들이 인도적 고통을 겪고 있는 시리아부터 예멘 내전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 충돌로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중동, 기아와 테러리즘에 허덕이고 있는 남수단과 콩고를 비롯한 아프리카, 내분과 정정 불안으로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베네수엘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가를 언급했습니다.

교황은 아울러 "예수의 죽음과 부활은 불의와 폭력으로 점철된 이 세상에 희망을 제시한다"며 "그것은 불의와 폭력, 박탈과 배제, 기아와 실업, 이민자와 난민, 마약밀매와 인신매매, 현대판 노예제가 상존하는 이 세상에서 희망과 존엄을 꿈꾸게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즉위 이래 난민과 빈자를 꾸준히 옹호해 온 교황은 또 "정든 터전을 어쩔 수 없이 떠난 사람들과 생활에 필수적인 물품이 결여된 사람들과의 연대가 결여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며, 난민과 빈민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습니다.

이어, 어린이와 노인 등 현대의 이기적인 문화 속에서 생산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소외된 사람들이 새 희망을 얻길 희망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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