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으로 질병 낫게 한다?…장염 치료하는 '대변 이식술'

남주현 기자 burnett@sbs.co.kr

작성 2018.03.31 21:15 수정 2018.03.31 21:4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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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걸 약으로 쓸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건강한 사람의 대변은 장염을 치료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합니다.

건강라이프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염증성 장 질환을 앓는 20대 남성이 대장 내시경을 통해 다른 사람의 대변을 이식받고 있습니다.

깨끗하게 처리된 변에는 건강한 사람의 장 속 미생물 군집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그걸 통째로 이식받는 겁니다.

[염증성 장 질환자 보호자 : 너무 아파서 구르니까 겨우겨우 졸업하고. 주사라던가 약 먹는 것으로 버텼는데 그건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서.]

전에는 염증이 심해서 곳곳에 궤양과 출혈이 있었는데 시술 후엔 궤양만 조금 보입니다.

[염증성 장 질환자 (대변 이식 후) : 편하더라고요, 어딜 가도 이제는 화장실 별로 안 가니까. 더 집중할 수 있고.]

대변 이식술은 이런 염증성 질환 치료에 시험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특정 세균에 감염된 장염 환자에게는 이미 공인받은 치료법입니다.

특정 세균으로 인한 장염이 재발하면 노인에게 특히 위험합니다.

이때 대변 이식술을 쓰면 치료 효과가 최대 90%에 이릅니다.

네덜란드 연구에서는 장염이 재발한 환자에겐 항생제 치료보다도 대변 이식술이 더 나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장 속 나쁜 균을 죽이기보다는 유익한 미생물들을 넣어주는 게 효과가 더 뛰어나단 얘기입니다.

[고홍/세브란스병원 분변미생물이식센터장 : 균이 정상적인 비율 이상으로 증식해서 병원균으로 작용하고 장벽에도 염증을 일으키는 건데, 그 (비정상적인) 비율을 역전시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대변 이식술에는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한번 시술에 200만 원이나 드는 게 단점입니다.

국내 의료진은 대변 이식술로 항생제 내성균을 없애는 임상 시험도 진행 중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 영상편집 : 하성원, VJ ; 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