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성준의시사전망대] "아리수 홍보비만 190억…공무원들은 정수기 설치?"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3월 30일 (금)
■ 대담 : SBS 노동규 기자

---

- 공무원들, 아리수 음수대 설치해 놓고 정수기 물 마셔
- 정수기 설치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들도 말 못 해
- 아리수 안 마시는 속내 들어보면 “냄새가 나서”
- 아리수 마시라고 하는 공무원들은 정작 안 마셔
- 최근 5년 동안 쓴 아리수 홍보비만 총 190억 원
- 유럽은 물론 일본도 둘 중 한 명은 수돗물 마셔
- 돈 들인 만큼 시민들이 마시지 않는 건 불신 때문


▷ 김성준/진행자:

믿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 아리수. 잘 아시죠? 서울시가 홍보하는 수돗물인데. 건강에도 나쁘지 않고, 맑고 깨끗하고 좋으니까 얼마든지 마셔도 된다고 서울시가 홍보하고 있지 않습니까? 평창 동계올림픽에 긴급 지원도 했었고,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지원도 하고. 심지어 서울시는 이것을 만들어서 생수통에 넣어 팔고 싶어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아직까지 실현은 안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그런데 말이죠. 저희 SBS 취재팀이 취재해봤더니 정작 시민들에게는 그렇게 아리수 먹으라고 홍보하면서 서울시와 서울시내 구청의 공무원들은 아리수가 아니고 정수기 물과 다른 생수를 마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봐야 될지 모르겠는데. SBS 정책사회부 노동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관련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노동규 기자: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가봤나 보죠? 서울시나 구청 같은 곳에. 공무원들이 무슨 물을 마시나.

▶ SBS 노동규 기자:

그렇죠. 소위 공직자들이 민원인이라고 말하잖아요. 방문객들, 볼일 보러 오는 사람들. 민원이 있어서 오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모이는 공간이 아무래도 1층의 민원여권과잖아요. 거기는 주민등록등본 업무라든가, 여권 업무라든가. 이런 것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인데. 그곳에 일단 사람들이 목이 마를 수 있으니까 음수대를 설치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 음수대가 서울시가 보급한 아리수예요. 말 그대로 수돗물 그대로 직수해서 나오게끔 하는 아리수 음수대를 놓고 있는데. 저희들이 한 3시간 지켜봤더니 방문객들도 일단은 잘 먹지는 않아요. 그런데 목마르면 먹겠죠. 그러니까 많이 먹는 사람을 저희가 한 구청에서는 세 시간에 세 명 정도 목격했는데. 정작 공무원들이 안 먹더라고요. 그래서 왜 안 먹는지를 쫓아가봤어요. 물병을 들고 나오길래. 화장실에 가서 부으시더라고요. 부으시고 나오시길래 저 양반 어디 가나 따라가 봤더니 창구 뒤로 넘어가서 정수기를 쓰더라고요. 정수기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상하다고 해서 정수기를 얼마나 갖고 있나 찾아봤더니 업무 공간마다 소위 탕비실이라고 불리는 공간에 놓고 따라 마시고 있고. 이랬던 거죠. 그래서 이건 시민들에게 어떻게 보면 우리가 기대하는 게, 공직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솔선수범, 모범을 기대하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취재가 시작됐던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혹시 박원순 시장님은 뭘 마시나 모르겠네.

▶ SBS 노동규 기자:

방을 가봤어요. 확인된 게 있고 확인되지 않은 게 있는데요. 일단 박원순 시장 방에는 아리수 음수대는 따로 없어요. 그러면 무언가 물을 마시고 싶을 때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되는데, 그 자리에서 마시지는 못할 거예요. 박 시장은. 그런데 다만 주전자가 담겨있더라고요. 그 주전자가 차를 끓인 물인지, 아니면 아리수를 그대로 받아놓은 물인지는 거기까지 확인은 못했습니다. 주전자가 두 개 있는 방이고. 집무실에 냉장고가 있는데, 냉장고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도 제가 확인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출연하기 전에 전화를 해봤는데 통화가 안 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래요?

▶ SBS 노동규 기자:

관사에 사실 정수기가 설치돼있나, 아리수 급수기가 설치돼있나까지도 확인은 못해봤습니다. 다만 집무실에 급수기는 없더라.

▷ 김성준/진행자:

나중에 한 번 박원순 시장 저희가 모셔서 질문을 해보면 될 것 같은데. 아리수 노 기자도 한 번 마셔봤잖아요. 저도 아리수 이런저런 계기로 마셔본 적이 있는데. 사실 마시는 느낌만 가지고서는 이게 얼마나 생수에 적합한지를 알 수는 없는 것입니다만, 마시면서 큰 부담 같은 것도 없었고. 그냥 편히 마셨는데. 굳이 공무원들이, 특히 서울시 공무원 또는 구청 공무원들이 아리수를 안 먹고 정수기를. 돈 들여서 설치해야 하는 건데. 그것을 설치하는 이유를 들어봤습니까?

▶ SBS 노동규 기자:

일단 설치 이유에 대해서 딱히 자신들도 말은 못해요. 아리수가 소위 품질이 떨어져서 우리는 불신해서 못 먹는다. 이런 얘기는 대놓고 못하죠.

▷ 김성준/진행자:

당연히 물어보면 그렇겠죠.

▶ SBS 노동규 기자:

다만 마시는 사람들에게 아리수는 왜 두고 당신들은 이런 물을 먹고 있느냐, 정수기 물을 먹고 있느냐고 하면. 하는 얘기가, 속내죠. 일종의 속내를 털어놓기를 냄새 나지 않느냐.

▷ 김성준/진행자:

아리수에서요?

▶ SBS 노동규 기자:

예. 수돗물 냄새가 난다. 평소 자기들이 집에서 일단 안 먹기 때문에. 물은 사실 자신의 습관이잖아요. 마시는 것을 계속 마시게 되니까. 그래서 아무래도 공무원들의 필요에 의해서 설치한 부분도 있고요. 혹은 재정이 풍부한 구청 같은 경우는, 강남권에 있는 구청은 정수기를 전 사무실에 가깝게 들여놓은 경우도 있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아리수를 마시라고 홍보하는 것은 모순이네요.

▶ SBS 노동규 기자:

모순인 측면이 사실 있을 수 있죠. 드러난 실태만 놓고 보면 사실 마시는 사람은 시민이고 정작 마시라고 하는 공무원은 안 마시는 상황인데. 꼭 그렇게 일도양단으로 볼 수는 없는 것 같고요. 다만 세금을 들여서 만들어낸 수질 개선을 계속 하고 있는 사업인데. 공무원들이 인식 개선에 일조하지 못하고 있는 것. 자신들이 먼저 먹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측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보도에는.

▷ 김성준/진행자:

제가 알기로는 여기저기 도로변에 광고판도 있고, 방송이나 다른 언론 매체를 통해서도 홍보하고 그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아리수 관련해서 홍보비가 꽤 들었을 텐데요.

▶ SBS 노동규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최근 5년 동안 쓴 아리수 홍보비가 합쳐서 190억 원에 달합니다. 2013년도에 13억 원대였는데, 올해 예산은 40억 원대까지 잡혀있는 상황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홍보비만요. 그러니까 수질 개선 이런 것과 무관하게.

▶ SBS 노동규 기자:

그렇죠. 홍보할 필요성은 물론 있죠. 이렇게 돈을 들여서 수질 개선을 했으면 시민들이 이용하는 것이 일종의 정책 효용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홍보비를 들이고 있는 건데. 정작 음용률이 높아지지 않는 것이죠. 시민들이 직접 수돗물을 따라 마시는 비율이 홍보에 들인 비용에 비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는 상황인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얘기를 들어보니까 서울시를 가도 그렇고, 구청을 가도 그렇고. 아리수를 안 마시고 공무원들 스스로가 아리수 대신 정수기 물을 사서 마신다면. 사실 5녀네 190억 원 홍보비 이만큼 안 들이고 공무원들이 열심히 아리수 마시는 모습만 보여줘도 사실 더 도움이 될 텐데. 그걸 안 하면.

▶ SBS 노동규 기자:

그런 것들이 사실 시민들이 기대하는 바겠죠. 기본적으로.

▷ 김성준/진행자:

모순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사실 아리수 품질에 대해서 솔직한 얘기를 해주세요. 서울시를 취재한 결과로.

▶ SBS 노동규 기자:

품질 자체는 일단 어떤 국제인증기관이라는 검증된 권위 있는 기관에게 받은 게 있잖아요. 국제표준기구라는, ISO라고 우리가 많이 얘기하는 기구. ISO22000이라는 것을 받았어요. 이게 아리수 정수센터, 서울에 6개 지구에 있는데. 광암, 암사, 구의, 뚝도. 이런 곳들에서 취수부터 생산, 급수까지 모든 전 공정에 걸쳐서 청소가 잘 된다, 해충 관리가 잘 된다. 이런 위생 관리가 잘 되면 이런 것을 인증해주는 거예요.

2016년에 이른 인증을 받았고요. 사실 고도정수처리시설, 그러니까 일반적인 수돗물을 사람들이 마실 수 있는 정도로 정수하는 것 이상으로. 오존으로 여과하거나, 참숯으로 필터 기능을 더 넣어서 여과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고도정수처리에도 들어간 돈이 6개 정수장을 다 완료하는데 5,300억 원 정도가 들어서. 품질은 서울시가 사실 굉장히 자신 있어 하는 곳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아까도 잠깐 얘기했지만 서울시가 이것을 다른 생수처럼 생수통에 넣어서 판매도 하고 싶어 하고 그러는 것 같던데. 그것을 못하는 이유는 뭐가 있습니까?

▶ SBS 노동규 기자:

일단 생수 판매 자체가 법에 근거해야 하잖아요. 그러면 생수 사업자가 되어야 하는데. 이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현재 생수 판매를 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사업자가 될 수 없는 상황인 것이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다른 생수 업체들도 반발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 SBS 노동규 기자:

그런 부분도 물론 있겠죠.

▷ 김성준/진행자:

서울 말고 혹시 수돗물을 음용하거나 음용하기를 권장하는 나라나 도시가 또 있습니까?

▶ SBS 노동규 기자:

김성준 앵커도 보셨겠지만 영화나 이런 곳에서 보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술 먹고 아침에 일어나서 아스피린을 수돗물에 먹는 경우도 있고. 많은 나라들이 그렇게 먹고 있어요. 보면 유럽에서도 오스트리아, 벨기에, 체코, 이탈리아. 이런 곳들도 있고. 아시아에서는 일본, 싱가포르, 이스라엘, 여러 나라가 있는데. 특히 우리 이웃 국가인 일본 같은 경우는 둘 중 한 명은 수도꼭지를 바로 틀어서 먹고 있는 정도의 높은 음용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리도 그렇게 수질에 자신이 있다면. 많이 보급해서 굳이 돈 들여 물을 사먹거나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앞으로도 홍보는 열심히 하려고 하는 거죠?

▶ SBS 노동규 기자:

그렇죠. 아무래도 이것은 잘 되어야 하는 사업이에요. 저도 취재한 취지가 아리수가 나쁘다는 게 아니잖아요. 수돗물을 개선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의무죠. 마실 물이잖아요. 그러면 이것은 어떻게 보면 보편인권의 문제인데. 누구든 깨끗한 마실 물을 먹고 건강해야 할 권리를 위해서 당연히 이 시설을 계속 개선하고 사람들이 먹게 해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돈을 들이고 있는데 먹지 않고 있다는 것은. 결국 시민들이 이 사업에 대해서 불신하고 수돗물을 여전히 불신하고 있는 거죠. 그 불신에도 사실은 어떤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는 게요. 집에서 우리 시민들도 많이 샤워하다보면 오래된 아파트에서는 녹물이 나오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물보다는 사실 배관, 이런 것에 대한 걱정.

▶ SBS 노동규 기자:

정수가 잘 되어도 오는 과정이 다 교체가 되고 깨끗해져야 된다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지금까지 SBS 노동규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수고했습니다.

▶ SBS 노동규 기자:

고맙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