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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륙에 이어 해양도 수상쩍다…태풍 벌써 3호 발생

미세먼지
꽃샘추위가 물러간 뒤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로 닥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올 들어 가장 농도가 짙은 초미세먼지(PM2.5)가 밀려와 연일 시야를 뿌옇게 흐리고 있기 때문이죠. 당장 미세먼지를 막을 뾰족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채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으려니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건너오는 미세먼지가 많다고 해서 거대한 벽을 쌓을 수도 없고 미세먼지가 해롭다고 해서 경제생활을 모두 제한할 수는 없으니 속만 터지는데요, 가능한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고 일단 생긴 미세먼지는 빨리 없애면 된다는 기본 생각은 뚜렷하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기는 모두 쉽지 않아 더 걱정입니다.

편서풍이 부는 중위도에 있는 한반도가 서풍의 영향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서쪽의 광대한 대륙에서 밀려오는 미세먼지와 황사 등을 어찌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해서 앉아서만 당할 수는 없고, 정부 차원의 더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올해는 대륙뿐 아니라 남쪽 해양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 북쪽 대륙은 2월까지 혹한을 몰고 왔고 서쪽 대륙은 3월 미세먼지를 몰고 와 원성을 사고 있는데, 남쪽 해양에서는 태풍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월에 1호 태풍 ‘볼라벤’이 발생한 데 이어 2월에 2호 태풍 ‘산바’가 발생했고 지난 25일 3호 태풍 ‘즐라왓’이 발생해 필리핀 동쪽 먼 바다를 지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하나 꼴로 태풍이 발생하고 있는 셈인데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활발한 움직임입니다.

3호 태풍 ‘즐라왓’은 약한 소형태풍입니다. 중심기압이 996ha(헥토파스칼)로 최대풍속 초속 20m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는데요, 시속 72km로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를 떠 올리면 됩니다. 많은 비를 뿌리는 것은 물론입니다.
3호 태풍 '즐라왓' 예상진로
이 태풍은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점차 방향을 동쪽으로 틀어 일본 남쪽으로 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금요일(30일)쯤 잠시 중형으로 발달했다가 다시 소형으로 약해지겠습니다. 거리가 워낙 멀어 우리나라에 주는 영향은 거의 없겠습니다.

3월에 태풍이 발생하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 통계를 보면 3월에 발생한 태풍 수는 0.3개인데요, 그러니까 3년에 한 번꼴로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0년 이후 3월 태풍이 발생한 해는 2010년과 2012년, 2015년과 올해입니다.

문제는 태풍의 움직임입니다. 일반적으로 겨울과 봄에 발생하는 태풍은 주로 서진을 해서 필리핀 부근에서 소멸합니다. 올해처럼 북진을 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죠.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북쪽에 위치한 바다는 태풍에게 에너지를 공급할 정도로 뜨겁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올해는 이미 바다가 충분히 달궈져 태풍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데 바로 이 부분이 걱정되는 이유입니다. 앞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공기는 대륙 공기가 아닌 해양의 공기이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올 여름 재난 대비에 더 세심하고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극심한 미세먼지는 점차 약해지겠지만 밤부터 황사가 밀려올 가능성이 있어서 걱정입니다. 아직은 영향 정도나 세기가 불명확해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이래저래 탁한 공기가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음 주 일요일과 월요일 사이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 이 비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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