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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미투에도 올림픽에도 '악플 세례'…도넘은 악성 댓글, 예방책은?

[리포트+] 미투에도 올림픽에도 '악플 세례'…도넘은 악성 댓글, 예방책은?
온라인 기사에 댓글을 달거나 다른 사람의 댓글을 보며 공감했던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특히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댓글은 단순히 기사나 게시물에 대한 반응을 넘어 '토론의 장'으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악성 댓글인 '악플' 또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악성(惡性)과 리플(답변·reply)의 합성어인 악플은 상대방에 대한 비방이나 험담을 하는 악의적인 댓글을 말하는데요. 욕설과 다름없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댓글이 만연하고 이에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늘면서 최근에는 일반인도 고소에 나서는 등 악플에 강력히 대응하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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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강력 대응 / 악플러 선처 없다 / 악플과의 전쟁 선포 (악플 시달리는 피해자 그래픽)
■ '올림픽'에도 '미투 운동'에도…악플에 눈물 흘리는 피해자들

최근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성폭력을 고발한 일부 피해자들이 악플의 공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김지은 씨는 악플과 찌라시 등에 시달리다 2차 피해를 겪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자필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더 이상 악의적인 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주세요.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 저는 온라인을 통해 가해지는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돼 있습니다."
- 김지은 씨 자필 편지 中 //
지난달 마무리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악플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여자 쇼트트랙 경기에서 최민정 선수의 실격 판정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캐나다의 킴 부탱 선수의 개인 SNS에는 경기 직후 수많은 악플이 달렸습니다. 댓글로 살해 협박까지 당한 킴 부탱 선수는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고, 시상식에서 눈물을 쏟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선수는 팀워크 논란이 있었던 팀추월 경기 이후 욕설과 인신공격이 담긴 악플에 시달렸고, 최근에도 심리치료를 위해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악플사례
■ "악플 공격한 적 있다"…초등학생도 사이버 폭력 가해자?

악플과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나타나는 사이버 폭력은 2014년 이후 급증했습니다.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사건은 2012년 5684건, 2013년 6320건, 2014년 8880건에서 2015년 1만 5043건으로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최근 들어 증가세는 주춤해졌지만, 악플 대부분이 신고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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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등으로 인한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사건
2012년 5684건 / 2013년 6320건 / 2014년 8880건 / 2015년 1만 5043건 / 2016년 1만 4908건 //
출처: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게다가 사이버 폭력은 성인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2월,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7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의 16.2%가 "타인에게 사이버 폭력을 가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가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성인 18.4%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특히 중학생의 사이버 폭력 가해 및 피해 경험이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에 비해 높게 나타났는데요. 한양대학교 특훈교수 겸 '선플운동본부' 민병철 이사장은 "악플의 피해는 연예인, 정치인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청소년들에게까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많은 청소년이 악플 때문에 생명을 버리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법 있어도 쉽지 않은 처벌…악플로 고통받는 피해자 줄이려면?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악플 등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최대 징역 7년 이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하지만, 명예훼손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악플러들이 댓글을 지워버리면 증거를 모으기도 쉽지 않아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악플 등 사이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법적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더불어 근본적인 예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익명성 뒤에서는 타인을 비난해도 된다는 인터넷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민 이사장은 "악플의 대부분이 익명성 뒤에 숨어서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사람을 비난하고 깔보면서 자신이 그 사람들보다 우월감을 느껴보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는 타고난 성격보단 후천적인 교육의 영향이 더 크다는 연구가 있다"며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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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철 한양대학교 특훈교수 /'선플운동본부' 이사장]
"인터넷상에서 글을 올릴 때는 상대방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감정에 따라서 즉흥적으로 글을 올리지 말고 일단 메모장 같은 곳에 써두었다가 글을 읽는 상대를 생각하면서 올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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