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정남 암살 여성 범행 동기 여태 '미궁'…무죄 가능성 커져

김정남 암살 여성 범행 동기 여태 '미궁'…무죄 가능성 커져
▲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국적 피고인 도안 티 흐엉(오른쪽)과 인도네시아 국적 피고인 시티 아이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동남아 여성들을 살인 혐의로 기소한 말레이 검찰이 이후 1년이 지나도록 범행 동기를 명쾌히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주범으로 지목된 북한 국적 용의자들에게 속아 '살해도구'로 이용됐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립니다.

이 경우 김정남 암살은 누구도 처벌되지 않은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21일과 22일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진행된 김정남 암살 사건 공판에서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자들은 피고인측 변호인들의 반격에 진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변호인들이 이번 사건의 주범격인 북한 국적자들을 단 한 명도 기소하지 못한 이유를 물고 늘어졌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국적 피고인 도안 티 흐엉(30·여)의 변호를 맡은 히샴 테 포 테익 변호사는 전날 김정남 암살 수사를 현장 지휘한 현지 경찰 당국자 완 아지룰 니잠 체 완 아지즈에 대한 반대신문에서 "이 사건에 대한 수사는 객관적이지도, 독립적이지도 못했다"며 정치적 외압 때문에 수사가 조기 중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이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요구하며 자국내 말레이시아인을 전원 억류해 인질로 삼자 작년 3월 말 시신을 넘기고 김정남 암살에 연루된 북한인들의 출국을 허용했습니다.

이와 함께 관련 수사도 사실상 종결됐습니다.

히샴 변호사는 "(북한으로 도주한) 북한인 용의자들을 말레이시아로 불러올 방안이 있느냐"며 공세를 이어갔고, 아지룰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이 그들을 찾아낼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답했습니다.

흐엉은 작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인도네시아 국적 피고인 시티 아이샤(26·여)와 함께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 왔습니다.

이들에게 VX를 주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게 한 리지현(34), 홍송학(35), 리재남(58), 오종길(56) 등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한 반면 두 사람은 현지에 남아있다가 잇따라 체포됐습니다.

흐엉과 시티는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말에 속았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말레이 검찰은 같은해 3월 이들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문제는 검찰이 이후 1년이 지나도록 북한인들에게 속았다는 두 사람의 주장을 뒤집을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사진=AP/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