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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판다] "땅값 20배 넘게 쳐줬다" 수상한 삼성 합병의 실체 드러나다 (풀영상)

정명원 기자 cooldude@sbs.co.kr

작성 2018.03.20 21:18 수정 2018.03.21 09: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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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합병①] 특검 "에버랜드 땅값 평가, 공소사실에 포함됐을 사안"

<앵커>

네, 그럼 지금부터는 저희가 어제(19일) 집중보도해드렸던 삼성의 용인 땅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어제 말씀드린 대로 에버랜드가 있는 삼성 용인 땅은 여의도 4배 크기가 넘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땅 값이 크게 요동치기도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때마다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 결정적인 일들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오늘 이 땅의 가격이 갑자기 올랐던 시기를 집중적으로 파헤쳐보겠습니다. 그 시점은 바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논의되던 때입니다. 합병을 앞두고 당시 제일모직이 가지고 있던 용인 땅을 비롯해 부동산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여러 곳에서 평가합니다.

그런데 한 외국 전문 기관은 1천4백억 원으로 계산했는데 국내 한 기관은 3조 2천억 원이라는 평가를 내놓습니다. 그 차이가 20배가 넘습니다. 이런 후한 평가를 내린 곳이 바로 국민연금입니다. 당시 수사를 했던 특검도 이 부분을 들여다본 것으로 확인됐는데, 한 특검팀 관계자는 당연히 공소사실에 포함됐어야 할 사안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먼저 정명원 기자의 단독취재로 시작하겠습니다.

<기자>

합병 전에 제일모직이 보유한 부동산 장부가는 에버랜드 땅을 포함해 9천1백억 원 규모였습니다. 이 가운데 영업과 직접 관련이 없어서 회계에서 따로 분류된 토지는 82억 원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의뢰해 제일모직 기업가치를 평가한 회계법인은 실제 영업에 쓰이는 에버랜드 땅 등을 비영업용 토지 항목에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장부가의 2배가 넘는 1조 8천570억 원으로 평가했습니다.

[홍순탁 회계사/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조세재정팀장 : 이게 사실은 아주 이례적인 방법이에요. 왜냐하면, 이 영업가치를 계산할 때 그 회사가 갖고 있는 재정 팀장 부동산 중에서 영업을 위해서 쓰는 부동산은 여기(영업가치)에 포함돼 계산하지, 별도 계산으로 더해주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특검 수사에서 국민연금 리서치팀 역시 처음에 에버랜드 땅을 1조8천500억 원으로 평가한 거로 확인됐습니다. 이 평가도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왜 이렇게 땅 가치를 부풀렸냐, 너무 높게 산정한 것 아니냐는 반대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당시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제일모직의 부동산 가치를 1천 410억 원으로 평가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제기된 반대 의견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영본부 담당자가 "증권사를 포함한 시장이 그렇게 본다"고 답했다고 조사됐습니다.

그 뒤 합병 찬성 압박이 더해지자 국민연금이 추정하는 에버랜드 땅 가치는 더 끌어올려졌습니다. 리서치팀은 제일모직 부동산 가치를 중립 3조2천60억 원, 낙관 4조3천420억 원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삼성이 의뢰한 회계법인들 추산 금액보다도 2~3배, ISS보다는 23배나 높게 평가한 겁니다.

이 보고서는 공단 내부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에 올라갔고 합병 찬성 결정의 근거가 됐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제일모직이 갖고 있는 가치를 오히려 정확하게, 또 엄격하게 평가를 해야 되는데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결과적으로는 어떻게 보면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서 주먹구구식, 아예 부정확한 평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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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②] "개발 가능" 주장한 국민연금…삼성 합병 돕기 위해 '중복계산'

<앵커>

국민연금공단은 6백조 원이 넘는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곳입니다. 때문에 기금 운영이나 투자 결정에 신중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방금 보신대로 합병이라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어떻게 그런 계산을 할 수가 있었는지 또 왜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궁금한 게 많습니다.

탐사 보도팀 정명원 기자와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저렇게 계산한 근거부터 따져보죠. 앞으로 에버랜드 개발 효과가 있다, 그래서 땅의 가치를 높게 쳐야 한다는 게 증권사와 국민연금 이야기인데, 그게 가능한 건가요?

<기자>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럴 수 없는 땅이죠. 지금 화면을 보시면 이 땅은 68% 이상이 임야입니다. 그 얘기는 정부 허가 없이는 개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증권사들은 앞으로 용도 변경이 되어서 지금 있는 에버랜드 시설을 헐고, 아파트나 건물 올리는 걸 가정하고 에버랜드 땅의 가치를 매겼습니다.

국민연금도 이런 불가능한 전망을 바탕으로 추산을 한 것이죠.

<앵커>

기사 가운데 영업용 땅을 비영업용으로 평가한 게 문제였다는 부분이 있던데,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말이 좀 어렵죠. 에버랜드란 놀이 공원이 땅 빼고 영업이 되나요? 당연히 영업가치에 포함해야죠.

이걸 별도 자산으로 분류해서 다른 가치가 더 있는 것처럼 중복 계산하면 안 되는 거죠.

결국, 합병을 도와주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닌가 의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앵커>

중복계산을 했다. 이런 거군요. 그런데 대체 자기 돈도 아니고 국민 돈 운영하는 국민연금은 왜 이런 평가를 한 건가요?

<기자>

저희도 취재하면서 그래도 뭔가 이유가 있겠지 하면서 여러 차례 묻고 직접 방문도 했습니다. 그런데 대답을 안 해요.

여러 경로를 통해서 추적 취재를 해 봤더니, 과연 이 정도였나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단독 취재한 이 내용은 장훈경, 이병희 기자가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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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합병③] 국민연금 "증권사 보고서·인터넷 참고해 제일모직 땅 평가"

<기자>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을 찾아가 제일모직 부동산 가치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물었습니다. 공단 측은 문형표, 홍완선 재판을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관계자 : 사안 자체가 (재판이) 진행 중이다 보니까 (책임자가) 따로 거기에 대해서 언급할 게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을 통해 평가 근거를 요청했습니다. 2주 가까이 뜸을 들인 끝에 국민연금이 보낸 답은 이랬습니다.

"증권사 보고서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의 부동산 시세 그리고 용인시에 제출된 사업 계획안을 참고했다"였습니다. 항목별 산정 금액은 빈칸으로 뒀습니다.

거의 불가능한 용도 변경을 가정해서 제일모직의 부동산 가치를 3조 원 넘게 평가했던 그 증권사 보고서가 참고 자료가 됐던 겁니다.

[김철범/전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회사 스스로도 우리 가치가 이것밖에 안 된다고 지금 얘기를 하는데 애널리스트가 '아니다. 이게 너희 가치가 훨씬 더 많이 된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되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리서치팀은 현지 정밀 실사 없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부동산 시세를 알아봤다고 한 것인데, 용인 에버랜드 땅을 개발 가용지 40%, 기타토지 60%로 나눈 것도 임의로 설정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기타토지는 평당 70만 원 선에서 적용했다고 설명했는데, 이 금액이 바로 2015년 급등한 에버랜드 유원지 표준지 공시지가 수준입니다.

당시 국민연금 리서치팀 관계자들을 수소문 끝에 찾아 왜 이렇게 평가했는지 물었습니다.

그들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자료라 정교하게 평가하지 않았다", "제일모직 부동산을 가급적 시가로 평가해 줬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김경률/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 (국민연금이) 자신들이 불리한, 자신들이 지분을 덜 갖고 있는 회사에게 유리하게 평가하고 있는데 이건 뭐 애초부터 어떤 외부의, 자신들의 기관을 위한 것이 아닌, 객관적인 것이 아닌 제3자를 위해 복무한 그런 흔적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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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④] 제일모직·삼성물산 가치 평가 제각각…똑같이 비교했다면?

<기자>

국민연금 리서치팀은 삼성의 합병 비율 1대 0.35가 발표된 뒤 자체적으로 합병 비율을 산정했습니다.

그런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가치를 평가할 때 서로 다른 잣대를 썼습니다.

삼성물산은 주가로만 평가한 주가수익비율(PER)로 가치를 따진 반면, 제일모직은 총자산을 평가해서 가치를 따졌습니다.

문형표, 홍완선 판결문을 보면 국민연금 담당자 2명이 각각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평가를 맡았는데, 합병 비율 산정을 위한 기업가치를 평가해본 적 없고 시간이 촉박해 빨리 산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각자 익숙한 방법을 쓰다 보니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김경률/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회계사) : 두 회사를 평가하는데 평가 방법이 서로 상이하다? 이건 어떻게 보면 있을 수 없는 거죠. 진짜 사기네, 사기라고 봐야지 이건. 어디 가서 그런 말 많이 하는데 삼성이니까 이렇게 논쟁이 되는 거지 다른 데서 이렇게 하면 이건 사기라고 보죠. 누구도 인정 안 하죠.]

삼성물산은 주가로 평가돼 부동산 같은 자산 가치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자산으로 평가된 제일모직은 부동산 3조 2천억 원이 주요하게 반영되는 결과가 나왔던 겁니다.

제일모직에 3배의 기업가치를 부여한 합병 비율을 두고서도 논란이 많았습니다.

[김기식/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2015년 9월 14 일 국회 국정감사 정무위) : 순자산가지 기준으로 합병 비율을 재산정해보니까 1(제일모직) 대 2.19(삼성물산)로 역전됩니다. 순자산 가치로 하면 그렇지요?] 

[최치훈/삼성물산 대표 : 예.]

만약 이중 잣대가 아니라 순자산 기준 등으로 똑같이 비교했다면 합병 비율이 뒤집히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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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⑤] 이재용이 직접 국민연금 관계자 면담…절박했던 삼성

<앵커>

지금까지의 내용 정리해드리면 국민연금은 황당한 계산에 이어서 이중잣대도 적용했습니다. 제일모직은 후하게, 삼성물산은 짜게 평가한 겁니다.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 지금부터 탐사보도팀 이병희 기자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당시 합병과정을 다시 짚어봐야 될 것 같은데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 당시 반대 목소리도 꽤 있었어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2015년 5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비율이 발표되자 삼성물산 3대 주주 엘리엇펀드가 반대하고 나섭니다.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겁니다.

그러자 삼성은 애국심 마케팅을 하면서 돈만 밝히는 국외 펀드가 삼성그룹을 장악하려 한다는 식의 분위기를 만들죠. 국정농단 수사와 재판에서 드러났지만, 당시 청와대도 그래서 합병 발표 전부터 이 사안에 관심을 가졌고,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압박이 가해졌던 겁니다.

<앵커>

그렇게 찬성,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다 보니 아무래도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였어요?

<기자>

네,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표 대결 구도에서 삼성물산의 지분 11%가량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선택이 합병 성사를 좌우했습니다.

그래서 삼성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찬성을 이끌어 내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였습니다.

그래서 삼성과 국민연금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돌이켜보면, 보시는 것처럼 5월 26일, 합병을 결의한 날, 삼성물산 김신 사장이 국민연금공단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을 만남을 갖습니다.

그리고 조금 지나서 7월 3일에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합병 반대를 권고했는데, 이 기관은 투자자에게 영향력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삼성은 무척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흘 뒤인 7월 6일, 복지부 국장이 국민연금 기금 운용본부 관계자들을 불러서 "당신들 반대하겠다는 거야?"라는 직접적 압박을 합니다.

바로 다음 날인 7월 7일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홍완선 본부장 등 국민연금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1시간 30분간 면담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공단 관계자들이 영향력을 더 쓸 수 있는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압력을 넣었고 결국, 보시는 것처럼 7월 10일 찬성 결정이 나왔습니다.

<앵커>

이렇게 날짜별로 쭉 이어보니 이해가 쉬운데, 이건 어디서 확인된 내용인가요?

<기자>

저희 취재팀이 지난 재판의 판결문 그리고 청문회 속기록을 확인해서 재구성했습니다.

<앵커>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설 정도였다고 하니, 삼성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짐작이 갑니다. 이병희 기자와는 잠시 뒤에 다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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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⑥] "제일모직 땅값 더 높게" 주장한 삼성물산…속내는?

<앵커> 

지금까지 얘기를 정리하면 이런 겁니다. 에버랜드의 부풀려진 땅값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이렇게 크게 키웠는데 반대로 삼성물산은 갖고 있던 부동산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던 겁니다. 그런데 이뿐 아니라 합병 과정에서는 또 한 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집니다.

그 내용은 한세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삼성 입장에서는 세계 1, 2위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라스루이스'가 합병에 반대한 것이 부담이 됐습니다. 국외 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김철범/전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연기금 대신 공부해서 '이런 상황은 이렇게 투표하시오', '저런 상황은 저렇게 투표하시오' 그런 조언을 해주는 그런 회사입니다. ISS 경우에는 거의 한중간에 있었습니다. '1대 1로 교환해라'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ISS가 엘리엇 편을 들었다고 보기에는 되게 어렵죠.]

이때 삼성물산이 보도자료를 냈는데, 이것을 보면 "ISS가 제일모직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를 반영하지 않아 합병 비율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것"이라는 대목이 등장합니다.

에버랜드 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했다면 합병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삼성이 ISS의 합병 반대를 반박하기 위해 제일모직 부동산 카드를 꺼낸 든 겁니다.

합병 과정에서 삼성이 에버랜드 땅을 비롯한 제일모직의 부동산 가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유력한 증거로 보입니다.

[홍순탁 회계사/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조세재정팀장 : 이게 사실 삼성물산 경영진이 가장 큰 배임을 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 회사 가치가 이만큼 높으니, 합병할 때 내 가치를 더 인정해달라는 노력을. 최선의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그런 노력을 한 흔적이 어디에도 없는 거죠. 제일모직은 어떤 수치, 이런 기초 자료까지 다 만들어 가면서 작업은 한 데 비하면…]

통상 회사들이 합병할 때는 서로 자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해 애쓰기 마련입니다. 그게 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합병 상대인 제일모직의 가치를 왜 그렇게 낮춰 평가하느냐고 반박하는 대단히 이례적인 행태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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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⑦] 합병 비율 불리 알면서도…국민연금 대놓고 '삼성 편들기'

<앵커>

이런데도 사안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삼성 합병을 부당하게 도왔다며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받고 현재 복역 중입니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실제로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 재판에서 국민연금의 도를 넘었던 행태가 곳곳에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 내용은 박하정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연금공단도 공단을 포함한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비율이 불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정재영/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책임투자팀장 (2016년 11월 국정조사) : 저희 내부 분석에 의하면 (합병 비율이) 일단 삼성물산 주주에게 약간 불리한 부분이 있어서…]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리서치팀장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확 키워 보라"고 팀원에게 주문했습니다.

이 팀원은 "왜 이렇게까지 삼성 측에서 제시한 합병 비율에 맞춰야 하느냐"며 문제의식을 드러냈습니다.

삼성 측이 1대 0.35라는 합병 비율을 제시한 상태에서 국민연금 자체 산정 결과 1대 0.46이라는 수치가 나오자 국민연금이 입게 될 손실을 메울 방안을 찾아내라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리서치팀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되면 2조 1천억 원이나 되는 합병 시너지가 생긴다며 이를 합병 찬성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0%씩 늘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아무런 근거 없이 짜 맞춘 계산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을 맡았던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의 대주주들이 재산상 이익을 얻는 동안 국민연금은 손실을 봤다면서 국민연금 책임자들의 위법 행위를 준엄하게 꾸짖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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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⑧] "승계 작업?" 정치권도 수사 촉구…삼성 측 반론 시작

<앵커>

어제(19일) 이어서 오늘도 약 20분 가까이 관련 내용을 전해드렸는데, 지금까지의 내용을 이병희 기자와 정리해보겠습니다.

앞서 특검에서도 관심 있게 들여다봤었다는 내용 전해드렸는데 오늘 정치권에서도 이번 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촉구가 나왔어요?

<기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선대인 민주당 용인시장 예비후보가 국회에서 회견을 했습니다.

두 사람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청와대에서 발견됐던 박근혜 정부 시절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지원 방안' 메모를 언급했는데요, 들어보시죠.

[선대인/민주당 용인시장 예비후보 : (청와대) 메모처럼 다양한 국가기관들이 민간기업의 승계를 돕기 위해 전 국가적으로 동원되었다면, 이보다 더 큰 적폐를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과연 진짜 승계 작업이라는 게 없었는가, 그리고 그 승계 작업을 도우려고 했던 정부 쪽의 입김이나 손길은 없었던 것인가에 대한 의혹을 좀 제기해보려고 합니다.]

<앵커>

정치권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나왔는데, 저희 보도가 나간 뒤에 삼성 쪽에서 반론이나 해명을 내놓은 것이 있나요?

<기자>

오늘 반박 자료를 냈습니다. 먼저 삼성 측은 어제 저희가 보도했던 2015년 공시지가 상승에 대해 삼성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저희 보도는 삼성이 공시지가 확정 전 의견 제시는 했지만, 공시지가가 확정된 뒤에는 이의신청하지 않았다는 거였습니다.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그 내용은 국토부와 용인시에서 이렇게 정보공개신청을 해 문건으로 확인했습니다.

<앵커>

그 문건은 용인시 문건인가요?

<기자>

이 문건은 국토부 문건입니다. 실제로 삼성은 이의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삼성물산이 반박자료를 낸 이후에 뉴스 직전 저희 회사를 찾아와 삼성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삼성 관계자들은 이의신청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럼 왜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2015년 당시 실무자들은 이의신청하자고 주장했는데 당시 윗선에서 하지 말라고 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또 1995년 공시지가 변동에 대해서도, 삼성 측은 토지 전체의 공시지가는 상승했다고 반박했는데요, 하지만 저희는 어제 얘기한 게 개별 토지의 전체 가격을 이야기한 게 아니라 대표지인 표준지를 말한 겁니다.

에버랜드는 95년부터 처음으로 유원지 핵심 땅을 큰 한 덩어리로 묶어 표준지로 지정했고, 이게 20년 동안 유지됐습니다.

그런데 95년에 새로 지정한 표준지는 놀이시설 등이 아니라 도로였고, 3만 6천 원이라는 상당히 낮은 가격이었습니다. 이것을 지정하면서 94년 표준지였던 땅을 포함해 수상하게 급락한 겁니다.

이 부분도 이미 저희가 지난주 금요일 삼성 측에 질의서를 보냈는데, 삼성은 어제까지도 자료가 없어서 답변을 하지 않다가 오늘 오후에 부인하는 입장을 낸 겁니다.

삼성 측은 공시지가 상승과 합병은 전혀 무관하다, 또, 합병이 성사되자 호텔 건립을 보류했다는 건 억측이라면서 저희에게 정정 보도를 요청했는데요, 일단 오늘은 저희가 삼성 측의 반론을 소개해 드리고 관련된 부분의 취재를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의심스러운 부분이 생기는데, 계속해서 후속 보도를 준비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삼성 측에서 정정 보도를 요청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