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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성폭행 당했다면 어떻게 할 거냐?" 면접 갑질 백태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3월 19일 (월)
■ 대담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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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투 이후, 1년 전 면접 후기 양 급증
- 불만 제기되는 기업들 다시 언급되는 경향 있어
- 면접시 부모님 직업 물어보거나 사주팔자 보는 기업도 있어
- 여자에게 “왜 바지 입었느냐” 라는 질문도 해
- 소신 답변하자 각서 요구하기도
- 면접관에게 개인적인 연락이 왔다는 제보도 들어와


▷ 김성준/진행자:

기업들 이제 채용 시즌이 시작됐죠.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미투, 이 미투 때문에 최근 기업들마다 어떤 기업에 가면 이런 미투를 해야 하는 괴로움을 받지 않을까. 이런 생각까지 하면서 지원을 해야 하는 젊은이들도 많고요. 또 기업들의 정보를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 인터넷 사이트에 이런 일종의 자기 경험담들이 많이 올라오니까 그런 사이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해당 사이트에는 각종 부당 행위들에 대한 폭로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사이트를 운영하는 잡플래닛의 김지예 이사를 연결해서 한 번 말씀을 나눠보겠습니다.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선 잡플래닛이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지 간략하게 소개를 해주시죠.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잡플래닛은 전현직 임직원들이 자신들의 직장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을 평가하고 면접 후기를 남기는 일종의 기업 정보 플랫폼입니다. 많은 구독자들이 활용하고 있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전현직 임직원들이 직접 여러 기업들의 관계자를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그 기업에 대한 평가를 하고 그런 건가요?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보통 자신의 기업 경험을 나누고요. 재직 경험도 나누지만 면접 경험도 함께 올리는 편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이 공채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이번 공채 시즌은 좀 특별할 것 같아요.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그렇죠.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미투가 화제이기도 하고요. 실제로 많은 구직자들이 기업의 미투, 그 기업의 기업 문화나 실제로 면접 경험에 대해서도 많이들 관심을 가지고 계세요. 예를 들면 잡플래닛 같은 경우는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자신이 과거에 겪은 채용 과정에서의 갑질이나 성희롱 경험이 올라오는 편입니다. 보통은 면접 시점 기준으로 보면 3개월 이내에 면접 후기가 많이 올라오는 편인데.

▷ 김성준/진행자:

최근 3개월 이내요.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네. 미투 이후에는 1년 전 면접 후기 양이 급증하고 있고요. 사실은 피해 사례 비율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편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혹시 이런 미투 경험담과 관련해서 좀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이 회사는 정말 문제다. 계속 그런 고백이 집중되는 회사들이 좀 눈에 띄나요?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아무래도 사실은 면접관이 동일하기 때문에 계속 불만이 제기되는 회사들은 같은 기업들이 많이 언급되는 경향이 있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 회사들이 많습니까?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사실은 적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잡플래닛 면접 후기를 남길 때 내 면접 경험이 긍정이냐, 부정이냐를 함께 평가하도록 하는데요. 사실은 내 면접 경험이 부정적이었다고 표현하는 면접자가 사실 40%가 넘습니다. 면접자의 절반 가까이는 굉장히 부정적인 면접 경험을 가지고 끝내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렇게 되겠네요. 저도 면접관을 많이 해봤습니다만, 그렇게들 면접을 힘들어한다면 걱정이네. 어쨌든 미투 운동으로 면접의 내용을 한정해서. 내가 면접을 하러 갔는데 미투의 성격으로 이런 사이트에 고발을 해야 될 정도로 불쾌감을 느꼈다, 힘들었다, 문제가 생겼다. 이런 것들이 어떤 사례들이 있습니까?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남녀 할 것 없이 우선 인격모독적인 부분이 굉장히 많은데요. 지방 건설사 중 한 곳은 아주 개인적인 부모님의 직업, 현재 거주 중인 집이 자가인지, 전세인지, 월세인지 같은 부분을 물어보기도 하고요. 이 회사 같은 경우는 실제로 개인의 사주팔자를 보는 곳으로 많이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옛날에 그런 회사들 진짜 있었는데.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또 의외로 많은 기업들이 지원자들의 학벌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데. 이 과정에서 인격 모독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너무 안 한 것 아니냐,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대학 나와서 취업하기 힘들 텐데 몇 번이나 떨어져 봤느냐, 붙여주면 얼마나 열심히 할 것이냐 등의 갑질도 많고요. 사실은 성희롱성 질문들도 굉장히 많은 편이라. 여자 지원자에게 남자친구 있느냐, 연애 하는데 자취하면 남자친구가 좋아할 것이다, 여자 지원자에게 왜 바지 정장을 입었냐, 몸매에 자신이 없느냐. 이런 질문들도 사실은 종종 올라오는 편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 질문들을 실제로 한다고요?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네. 굉장히 많이 올라오는 편이에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게 사실은 면접이란 것을 해보면. 일종의 압박 면접이라고 해서 지원자들이 얼마나 집중적인 질문 같은 데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느냐, 아니면 곤란한 질문에 대해서도 재치 있게, 또는 아주 당당하게 대답을 잘 하느냐. 이런 것을 테스트해보기 위한 질문들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질문들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인격모독적인 질문들도 그렇게 많다는 말씀이죠?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그렇습니다. 사실은 남성, 여성이 조금 성향이 다르기는 한데요. 여성 지원자들 같은 경우에는 성차별과 성희롱의 경계에 있는 질문들이 좀 많습니다. 출산 계획이나 결혼 계획을 물어보면서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데 업무 강도가 높아도 계획대로 할 것인지, 아니면 여자인데 야근을 할 수 있느냐. 혹은 성격이 싹싹한 편이냐,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이냐처럼 특정 성향을 강요하는 경우들도 여학생들에게 많이 하는 편이고요. 

남성 같은 경우도 사실은 충성 서약이나 업무 강도, 그리고 높은 수준의 인격모독에 노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살이 너무 쪘다, 말랐다. 이래서 결혼할 여자가 있겠느냐. 그리고 의외로 여성 면접관에 의한 성희롱도 포착되는 편인데요. 몸이 좋아 보인다, 힘 쓰는 일 잘 할 것 같은데 힘 좋다는 소리 들어본 적 있느냐. 사실 직무와 전혀 무관한, 면접관이 개인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하는. 그런 면접을 하는 기업들도 제법 발견되는 편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최근에 기사를 보니까 면접관이 여자 지원자에게 성폭력을 당하면 얘기할 것이냐. 이런 질문을 했다는 기사도 있던데. 그런 수준의 정말 말도 안 되는 면접관의 질문도 꽤 있는 모양이죠?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그렇습니다. 특히 미투가 워낙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다 보니, 면접관들 중에서는 그것에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지원자들에게 흔히 말하는 ‘답정너’라고 하죠. 어느 정도 답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질문을 던지면서. 실제로 이것은 굳이 대기업, 공공기관 할 것 없이 그런 정도의 질문은 많이 던집니다. 

성폭행 당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 아니면 남성 지원자 같은 경우도 술자리에서 욕설을 들었다면, 혹은 실적이 좋지 않아서 윗사람이 너에게 욕을 했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 신고할 것이냐. 이런 질문들을 많이 물어보는 경우는 있고요. 사실 이런 질문은 미투 이전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던 질문들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그런 질문들의 의도는 뭔가요? 무슨 대답을 바라는 건가요? 어떤 대답을 한 사람을 뽑고 싶은 건가요?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사실 기업들은 압박 면접이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는 이 기업에 와서 이 사람이 얼마나 윤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올바르게 행동할 것인지를 보려고 묻는다고 하지만. 사실은 지원자들이 느끼는 부분은 전혀 다르고요. 무엇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기업도 교육을 합니다. 면접관 교육을 하기는 하는데.

▷ 김성준/진행자:

당연히 그렇죠.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문제는 2차 면접과 같은 임원 면접인 거죠. 최근에는 직무 성격이 중요하지만 사실은 지금 임원이신 분들 중 많은 분들은 노동력 자체가 중요하던 시절에 회사에 들어오셨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개인적인 질문들이 좋은 사람을 뽑는 기준, 그러니까 충성스러운 사람을 뽑는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리 교육을 해도 사실 임원들의 생각을 바꾸기 어려우니 면접 분위기가 안 좋아질 수밖에 없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면접을 보러 간 지원자가 이런 질문은 옳지 않습니다. 이렇게 거기서 반박을 할 수도 없잖아요.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맞습니다. 대부분 그 자리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나오는 지원자는 거의 없고요. 대부분 그렇기 때문에 잡플래닛 같은 익명 서비스를 이용하기는 합니다만. 다만 그런 경우는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했고 면접은 잘 봤다고 생각을 했는데. 결과를 보니 분명히 그것 때문에 떨어진 것 같다는 막연한 추정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더러 중소기업 중에는 면접장에서 본인이 소신 있게 답변했던 내용에 대해 그렇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채용하겠다는 조건을 거는 곳도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를 들어서 어떤 답변을 했는데 각서를 써야 하나요?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예를 들면 아까 잠깐 말씀드렸던 업무 강도가 센데 야근은 할 수 있느냐, 회식에는 얼마나 열심히 참석할 수 있느냐, 우리는 주말 근무가 많은 편인데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 저는 워라밸이 중요합니다, 회식 참석은 저의 의지에 따라 달려있습니다 같은 소신 발언을 했다가. 나중에 합격했는데 다만 회식 참석이나 야근, 주말 근무 같은 부분은 회사의 정책에 따라야 한다는 각서를 쓰라고 하는 회사가 있다는 면접 후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래요? 심지어는 저희 취재 내용 보면 면접관이 면접 때 그런 불쾌한 얘기를 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일도 있다는 제보도 올라왔다고 하던데요.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맞습니다. 실제로 여성 지원자들 같은 경우는 꽤 좋은 인상을 가지고 면접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면접관이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했기 때문에 그 회사 가지 말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꽤 많은 편인데요. 그런 부분은 보통은 면접관이 실무자인 경우보다는 임원이거나 직급이 높아서 인사 실무자에게 연락처를 받을 수 있는 경우. 생각보다 그런 식의 개인적인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가 저희 쪽으로도 한 달에 세 건 이상씩은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참 이게 정정당당하게 경쟁을 해서 취업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청년 실업의 시대에. 경쟁 과정에서 이런 고통스러운 불쾌한 면접까지 겪어야 한다는 것. 빨리 해결되어야 할 심각한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19일)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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