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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중소기업 가면 돈 준다" 고육지책…정부가 놓친 것

친절한 경제입니다. 지난주에 정부가 청년취업 대책을 내놨습니다. 지금 저희 뉴스 주요 시청자 분들이 4, 50대들이니까 자녀들하고 관련돼서 관심 있게 본 분들 계실 겁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정부가 돈을 써서 중소기업에 더 취직하게 만들겠다는 겁니다. 지금 50대들이 베이비붐 세대라고 해서 워낙 인구수가 많잖아요. 그래서 당연히 자녀들도 숫자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한 5년 동안 취직을 하려는 청년들이 바로 직전하고 비교할 때 합쳐서 40만 명 늘어납니다. 그만큼 취업난이 더 심해질 것 같아서 정부가 이 5년을 돈으로 버텨보겠다고, 중소기업에 가면 돈을 주겠다는 당근 정책을 내놓은 겁니다.

지금 대기업 평균 초임이 1년에 3천800만원인데 중소기업은 2천500 만원정도 거든요. 3분의 2 수준밖에 안 되는데 앞으로 3년 동안은 정부가 취직을 하면 이것저것 해서 매년 1천만 원 이상을 더 얹어주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대기업 연봉의 90%, 혹은 그 이상이 되니까 지금은 중소기업에 일자리가 있어도 취직을 안 하는데 청년들이 가지 않겠냐는 거고요.

여기다가 중소기업들도 청년들 뽑으면 한 사람당 900만 원씩 돈을 주겠다고도 해서 회사와 구직자 모두 돈 줄 테니까 지원하고 뽑으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자, 여기까지는 정부 생각입니다. 지금부터는 이게 맞는 건가 이러면 취업난이 줄어드나 따져봐야겠죠. 그런데 중소기업들 생각은 이러면 많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설문조사를 보면 중소기업 입장에서 100곳 정도에 물어봤는데 사람 뽑는데 뭐가 제일 어렵냐 했더니 역시 다른 이유들을 제치고 원하는 월급이 너무 높다가 가장 많았단 말이죠.

다른 설문조사들도 보면 "퇴직하는 직원들 왜 나가는 것 같습니까?" 중소기업에 물어보면 역시 돈 문제인 것 같다, 월급이 짜서 그런 것 같다고 대답을 합니다.

돈만 해결되면 사람 반대로 더 잘 찾을 수 있다고 본다는 이야기인데 정부도 매번 정책 세울 때 이런 기업들 쪽 생각을 상당히 많이 받아들이거든요. 이번에도 역시 돈으로 당근을 주는 정책을 세운 걸로 분석이 됩니다.

자, 그런데요.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죠. 청년들 입장에서 보자고요. 정말 돈 때문이냐, 월급 많이 주면 중소기업에 과연 갈까, 그런데 청년들에게 설문조사를 보면 아니란 게 드러납니다.

다른 이유들이 꽤 많고요. 또 설득력이 있습니다. 청년층 2천500명한테 중소기업에 왜 안 가려고 하느냐고 물었는데 돈 문제는 2등이고요.

1등은 안정적으로 오래 다닐 수 있는 직장 같지 않아서였고, 3등은 내가 발전을 못 할 것 같다도 눈에 띕니다.

그러니까 돈 많이 준다는 대기업보다 공기업,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게 바로 이 이유죠. 평생직장으로 갈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그런 거죠.

또 돈 말고 삶의 질을 더 따지는 분위기 이건 진짜 중소기업을 다니는 젊은이들에게 직접 물어본 조사에서 또 티가 납니다.

역시 돈 문제는 3등으로 내려가고요. 근로시간 준수했으면 좋겠다. 또 휴일, 휴가 보장해달라 이런 게 그 돈 문제 그 이상 중요하다고 답들을 했단 말이죠.

정리하자면 돈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이면서도 저녁과 휴일이 있는 삶, 이게 지금 중소기업에서는 보장이 안 되지 않느냐 하는 부분에 젊은 층들은 더 걱정이 많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돈으로 채용을 시킨다는 정부에 이번 대책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특히 사람을 뽑는 중소기업에 관점에서 보면 효과적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정작 일을 해야 되는 젊은 층의 마음은 잡지는 못한 정책 같아 보입니다.

다음에 정책을 만들 때는 진짜 청년 구직자들은 뭘 원하는지 여기도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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