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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성지순례서 성폭력…무슬림 여성도 '미투 물결'

이대욱 기자 idwook@sbs.co.kr

작성 2018.03.16 21:25 수정 2018.03.16 21:4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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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미투 운동의 물결 속에 무슬림 여성도 침묵을 깨자는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여성 인권을 억압해 온 악습을 타파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카이로 이대욱 특파원입니다.

<기자>

매년 200만 명의 이슬람 신자가 성지 순례를 위해 찾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중동의 미투 운동은 가장 성스러운 의식인 성지순례에서부터 비롯됐습니다.

[소피아/성지 순례 성추행 피해자 : 한 남성이 나의 뒤에 서서 몸을 문지르고, 뒤에서 히잡을 당겨 목을 졸랐습니다.]

모스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경험담도 SNS에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달 성추행 가해자가 징역 3년 형의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집트에서는 성추행에 대한 처벌 규정이 4년 전에야 처음 만들어졌는데, 이번에 첫 번째 처벌 사례가 나오게 된 겁니다.

현장 CCTV 영상을 찾아내 경찰에 신고한 피해 여성의 용기에 격려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폭로가 가해자 처벌까지 요구하는 움직임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여성의 90% 이상이 성추행 피해 경험이 있다는 조사가 있을 정도지만, 성범죄 책임을 전적으로 여성에게 돌리는 문화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집트 TV 토론 출연 변호사 : 살이 비치는 옷을 입은 여성을 성폭행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미투 물결의 파고가 이슬람 여성 인권을 위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남성 우월주의 문화의 문턱이 아직은 더 높아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부영, 영상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