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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퇴출된 '서방형 진통제'…무슨 문제 있었나

<앵커>

건강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남주현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타이레놀이라는 제품명으로 잘 알려져 있고, 성분명은 아세트아미노펜. 이 진통제가 유럽에서 퇴출당했다고 해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팔리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많이 팔리는 진통제이죠. 제가 지금 두 가지 종류의 아세트아미노펜 진통제를 들고 나왔는데요, 두 가지가 성분은 같지만, 함량이 다르고요, 몸 안에서 퍼지는 속도가 다릅니다. 유럽에서 퇴출당한 제품은 ER 서방정이라고 적힌 제품입니다.

서방정, 서방형 제제란 몸 안에서 서서히 퍼져 진통 효과가 오래가게 만든 건데요, 보통 약국에서는 두통 같은 통증에는 일반 진통제, 근육통이나 몸살 환자에게는 서방정을 추천해줍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통증을 빨리 잡으려고 약을 추가로 복용하는 과다 복용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서방정을 두 알 복용했는데, 바로 통증이 잡히지 않으니까 한두 시간 만에 추가로 먹고, 이런 게 반복되면 위험한 것입니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과다 복용 시 간 손상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은희/식약처 의약품안전평가과장 : 체내에서 약물 농도가 오래 유지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짧은 간격에 약을 복용하게 되면, 체내의 약물 농도가 필요한 농도보다 높아지고 그렇게 돼서 간 손상의 위험이 있게 되는 거죠.]

<앵커>

서방형 제제가 그런 뜻이었군요. 그래서 유럽에서는 판매중지를 했다는 건데, 우리 식약처는 복용할 때 주의하라는 당부만 했어요. 조치가 좀 미흡한 것은 아닌가요?

<기자>

그렇게 걱정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실제로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제제만 놓고 보면, 2016년 기준 서방형 제제 판매액이 일반 진통제의 3배 가까이 되거든요.

서방정이 생각보다 많이 팔려서 주의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판 금지조치까지 내리진 않고, 처방이나 투약 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12세 이상 소아와 성인은 650mg짜리 서방형 제제를 8시간 간격으로 두 정씩 복용하고, 24시간 동안 여섯 정 넘게 복용해선 안 됩니다.

다른 아세트아미노펜 제품과 함께 복용해서 일일 최대용량 4,000mg을 넘으면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약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에도 아세트아미노펜 진통제가 포함된 경우가 많으니까 약을 먹을 땐 늘 처방된 약물이 뭔지, 용량은 어떻게 되는지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해진 용량은 물론이고 시간 간격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식약처는 아직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미국, 캐나다 등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하는지, 국내에 이상 사례가 있는지 등을 검토한 뒤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정해진 용량, 시간 간격을 좀 더 잘 지켜야겠습니다.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겠습니다. 초음파 관련 소식인데요, 다음 달부터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을 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고요?

<기자>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의 일환인데, 일단 상복부 초음파부터 적용됩니다.

지금까지는 암이나 심장병, 뇌질환자, 희소난치병 환자거나 이런 질병이 의심될 때만 건강보험이 적용됐는데, 다음 달부터는 대상이 확대되는 거죠.

일반초음파는 상복부 질환이 있거나 의심 증상이 있어서 검사가 필요한 경우, 정밀초음파는 만성간염·간경변증 같은 중증질환자에 대해서, 보험이 적용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B형·C형 간염이나 담낭질환 같은 3백만 명이 넘는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서 기존 6만∼16만 원에서 2만∼6만 원 수준으로 크게 됩니다.

여기에 올 한 해 건보 재정 2천 400억 원이 쓰일 전망입니다. 초음파 검사는 지난해 기준 비급여 의료비가 1조4천억 원에 달할 만큼 규모가 큰 비급여 항목 중 하나인데, 재정 부족 때문에 급여화가 미뤄져 왔습니다.

그렇지만 문재인 케어로 인해서 올해 하반기에는 하복부 초음파에 보험이 확대 적용되고,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초음파 검사에 대해 보험 적용이 확대됩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복지부가 초음파 건보 확대를 발표한 것에 대해 기본 신뢰를 저버린 일방적인 행동이라고 규정하고 정부와의 모든 대화를 중단하겠다고 해서 문재인 케어 논의가 약간 늦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실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아닌지 조금 지켜봐야겠네요. 남주현 기자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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