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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이명박 "이번 일, 역사에서 마지막 되길"…역대 대통령들 어땠기에?

[리포트+] 이명박 "이번 일, 역사에서 마지막 되길"…역대 대통령들 어땠기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운명의 날'이 시작됐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오늘(14일) 오전 9시 22분쯤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 앞에 섰습니다. 퇴임한 지 1천844일만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사전에 준비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 "이번 일, 역사에서 마지막 되길"…전직 대통령 5번째 검찰 조사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생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한 시기에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한 후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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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대국민 메시지 中]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는 되풀이 되는 전직 대통령들의 검찰 조사 전례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된 사람은 노태우 전 대통령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995년 4천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약 17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 직전인 1995년 12월 2일 "수사에 응할 수 없다"며 포토라인에 서는 대신 연희동 자택 앞에서 이른바 '골목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고향인 합천에 내려간 전 전 대통령은 이튿날인 12월 3일 구속돼 안양교도소에서 반란, 내란죄 등의 혐의로 검찰의 '출장 조사'를 받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600만 달러 뇌물수수 혐의인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로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국정농단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았고, 곧 구속됐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 스스로를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으로 평했던 이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습니다.

■ 朴 전 대통령과 같은 1001호…조사, 어떻게 진행되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는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사받은 서울중앙지검 10층 1001호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10층은 전면 통제됐고 외부노출을 우려해 유리창도 모두 가린 상태입니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수사를 맡았던 검사 3명이 담당합니다.

뇌물 등의 혐의는 송경호 특별수사 2부장검사가, 다스 실소유주 의혹은 신봉수 첨단수사 1부장검사가 조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강훈, 피영현, 김병철, 박명환 변호사 4명이 번갈아 배석하며 방어에 나설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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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호 이명박 전 대통령 조사 과정 //
이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가 방대하고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조사가 밤늦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요. 이번 조사 과정은 모두 영상 녹화됩니다. 검찰 측은 이 전 대통령 경호 문제로 국민의 불편이 생기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급적이면 1회 조사로 마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 혐의만 16가지…MB, 운명 가를 핵심 혐의는 뇌물과 횡령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약 16가지입니다. 이 가운데 핵심은 단연 뇌물과 횡령 혐의인데요. 검찰이 파악한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액수는 100억 원이 넘습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와 공천헌금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입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소송비용을 삼성이 대신 내도록 했다는 혐의인데 액수가 70억 원에 달합니다. 이 혐의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은 모르쇠로 일관할 가능성이 큰데요. 검찰로서는 이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 또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한 증거를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관건입니다.
혐의
횡령 혐의는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질문에 대답과 연결돼 있고 삼성의 소송비 대납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검찰은 다스 비자금이 3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미 다스의 진짜 주인이 이 전 대통령이라고 잠정 결론을 낸 상태여서 수백억 원대 횡령은 물론, 거액의 탈세 혐의까지 더해질 전망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다스는 형인 이상은 회장의 것이라고 주장해 왔는데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법적인 문제도 크지만 이 전 대통령이 그동안 국민들을 속여 왔다는 도덕적인 책임론 또한 거세게 일 것으로 보입니다.

■ '속전속결'하겠다는 검찰…구속영장 청구 여부 언제 결정되나?

검찰은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한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마디로 속전속결 처리한다는 방침인데요. 검찰 측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이 늦어질 경우 여러 추측과 의혹 제기가 이어져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할 때 소환 조사 이후 20일이 넘도록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시간을 많이 끌다가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때는 소환 후 6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요. 소환 조사를 거쳐 이번 주말까지 방침이 결정되면 검찰은 다음 주 초에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이 전 대통령을 불구속 상태로 기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 임찬종, 김기태, 김혜민 /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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