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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려 올려봤을 뿐인데…SNS 스타 된 할아버지

박수정 에디터, 채희선 기자 hschae@sbs.co.kr

작성 2018.03.13 11:12 수정 2018.03.13 11:1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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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서 겁나 힙한 할아버지 

“제가 그린 그림 어떤가요?
저는 이런 그림을 매일 한 장씩 그려요. 그림은 배운 적도 없어요.” “제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바로 이 녀석들 때문이에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들입니다.”

1980년에  
이민을 간 할아버지는
가족들과 함께
줄곧 브라질에서 살았습니다.

2015년쯤 딸과 아들이 
한국과 미국으로 떠나면서
노부부만 남게 됐습니다.
손자들을 돌봐온
할아버지는 적적했습니다.

TV를 보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일도 없었어요.아들이 그림을 그려보라고
제안했지만

할아버지는
 “내가 무슨 그림을 그리냐”며 
거절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막내 손자 아로가 태어났어요.

할아버지는 아로가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할아버지는 
아로가 커서 어떤 사람이 될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아로가 어른이 되면 
나는 이 세상에 없겠지…’
할아버지는 자신이 세상을 떠나도 
알뚤, 알란, 아로 세 손자가
기억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할아버지는
하고 싶은 말이나
함께 나누고 싶은 것들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할머니는 
그림과 어울리는 글을 썼어요.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배운 대로
글과 그림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어요.할아버지는 주로
손자들이 커가는 모습을 그립니다. 
태권도를 배우는 알뚤과 알란,
기차놀이를 하는 아로.
막내 아로가 좋아하는 
공룡도 단골 소재입니다.

할아버지는 손자들이 알았으면 하는 
세상의 이야기도 그립니다. 

“유럽 사람들 것으로만 여겼던 겨울 스포츠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한다는 것이 감동스럽구나.”할아버지가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11월에는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 
무릎 꿇은 장애 아동의 엄마를 그렸습니다.

손자들이 이웃을 돌아보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따뜻한 글과 그림에 
위로를 얻은 많은 이들이 
할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미술도구를 선물로 보내오는 
이들도 있습니다.

“제 그림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는
메시지가 많이 옵니다.
메시지를 보면 제가 오히려 용기를 얻어요.”

-이찬재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오늘도 손자들을 위해 
그림을 그립니다.

“알뚤, 알란, 아로. 
사랑한다.”
인스타그램에 그림만 올렸을 뿐인데 팔로우가 33만 명에 달하는 '인스타 스타'가 있습니다. 한 번도 그림을 배운 적이 없다는 이찬재(75) 할아버지가 그 주인공입니다. 

할아버지는 취미로 그림을 그려보는 게 어떠냐는 아들의 제안을 거절해왔습니다. 하지만 막내 손자가 태어나면서 할아버지의 마음이 변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세상을 떠나도 세 손자가 기억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하고 싶은 말, 함께 나누고 싶은 것들을 그린 다음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따뜻한 글과 그림에 위로를 얻은 많은 이들이 할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할아버지는 그림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는 메시지를 받으면 용기를 얻는다고 말합니다.

글·구성 박수정/ 그래픽 김민정/ 기획 채희선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