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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들 '졸속' 북미 정상회담 경계론

美 언론들 '졸속' 북미 정상회담 경계론
미국의 주요 신문들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북미정상회담에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은 거의 달라진 게 없는데, 미국은 '돌발적인'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준비 없이 회담장에 나갈 가능성이 크고, 회담 실패 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보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 많이 잃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북한이 수십 년 추진해온 북미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이 '대가 없이' 받아들인 데 대해서도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북한과 협상하는 것은 옳지만, 계획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례 없는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받아들이기로 갑자기 결정한 것은 이미 높아진 실패 확률을 더욱 높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비핵화 검증수단 등 백악관이 필요조건으로 언급했던 북한의 행동이 전혀 맞교환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재자에게 상을 준 셈"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이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잘못 짚은 게 거의 틀림없다"며 "최근 관세 폭탄처럼 많이 생각하지 않고 정상회담 제안을 받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사설에서 "놀라운 비핵화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미국과 세계 질서의 전략적 패배로 귀결될 수도 있다"라며 북미정상회담을 곳곳에 위험이 깔린 회담으로 규정했습니다.

이 신문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시킨다는 북한의 장기적 목표가 바뀌었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며 "김정은은 선친의 대본을 빌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또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되지 않은 협상 국면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진전시키는 것, 중국·러시아가 북한과의 무역재개 등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 등을 "이번 회담이 안고 있는 진짜 위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 국가로 인정하기 원하는 미국 내 외교관들의 주장으로 기울거나, '협상가'를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실패 시 언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는 것도 이번 회담의 위험으로 꼽았습니다.

미북 협상을 주장해온 뉴욕타임스도 '도널드 트럼프와 북한: 엉망진창'이라는 제목의 사설로 졸속회담 가능성을 경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을 응낙한 갑작스러운 태도, 나아가 변덕스러운 대통령이 복잡한 국가안보 이슈에서 제대로 된 정보도, 준비도 없이 김정은의 테이블 맞은편에 앉는다는 사실은 걱정스럽다"고 썼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의 경우 김정은 위원장과 당국자들이 면밀한 외교적 접근을 해온 것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제재 강화, 전쟁 대비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회담을 위해서는 사실상 준비가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드라마틱한 면에서라면 재능이 있는 두 지도자의 비전형적 회담은 대박을 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실패로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판사판 도박'이라고 묘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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