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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5년째 끊긴 상수도…물지게 나르는 주민들 '고통'

<앵커>

상수도 연결도 안 됐는데, 그나마 식수로 쓰고 있는 지하수마저 오염됐다면 아마 생활 자체가 불가능할 겁니다. 원주지역의 한 마을에서 수년째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 상수도 설치 사업은 기약조차 없습니다.

조기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적장애 2급 서정흥씨는 오늘(8일)도 물지게를 지는 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유일한 식수원인 지하수가 고갈되면서 두 달째 물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상수도가 연결된 아랫마을까지 내려가 물을 얻어 써야 하는 형편입니다.

[서정흥/원주시 흥업면 : 씻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힘들고, 물이 나오면 되는데 물이 안 나오니까 씻지도 못하니까 말하는 거죠.]

원주시는 지난 2014년 이 마을에 상수도를 공급하기로 하고 일부 주택에 상수도관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마을 위쪽 주민들은 여전히 상수도관 연결이 끊긴 상태입니다.

상수도관을 연결하려면 사유지를 거쳐야 하는데, 토지주들이 동의를 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인근 국유지를 통해 상수도관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현황도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원주시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국량/원주시 수도담당 : 지목상 도로지, 현재 농작물 재배나 농업 관련 시설이 설치돼 있어서, 상수도 시설물을 설치하기 곤란한 지역입니다.]

상수도 대책이 전무하면서 마을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습니다. 유일한 식수원인 지하수가 먹는 물로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습니다.

오피스텔을 운영하던 한 주민은 상수도 설치가 무산되고, 지하수에서도 탁한 물이 나오면서 입주민 37명을 모두 퇴거시켜야 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한때 50여 가구가 살던 마을은 현재 6가구만 남았습니다.

[유영식/원주시 흥업면 : 건물을 수리하려고 해도 수질 문제가 악화돼서 아무 조치를 못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마을 주민들은 생존의 기본인 먹는 물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늘도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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