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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why] "메달이 중요한가요?"…소치 패럴림픽 값진 '노메달' 추억

[평창why] "메달이 중요한가요?"…소치 패럴림픽 값진 '노메달'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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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평창 패럴림픽 개막이 어느새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SBS '평창why'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또 한 번의 감동을 전해줄 평창 패럴림픽 소식도 집중 조명합니다. 장애를 뛰어넘어 불가능의 한계에 도전하는 패럴림픽 선수들의 이야기를 '평창why'에서 만나 보시죠. <편집자 주>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은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아주 특별한 대회입니다.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동계 패럴림픽이기 때문입니다.

6개 전 종목에 출전하는 첫 대회이라는 것도 고무적입니다. '팀 킴'의 활약으로 컬링이 전 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가운데 휠체어 컬링 등 우리가 강세를 보였던 패럴림픽 종목에도 많은 응원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등 박진감 넘치는 패럴림픽 경기도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은 역대 동계 패럴림픽을 통틀어 2개의 은메달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한상민 선수가 알파인스키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는 휠체어 컬링 대표팀이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성적은 밴쿠버에서 거둔 종합 성적 10위가 역대 최고 성적입니다.

가장 근래에 치러진 동계 패럴림픽인 2014 러시아 소치 패럴림픽에서도 우리 대표팀은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메달이 과연 중요할까요? 지난 소치 패럴림픽에서 우리 대표팀은 메달보다 값진 장면을 숱하게 연출하며 감동과 울림을 줬습니다.

이번 '평창why'에서는 대한민국 패럴림픽 대표팀의 소치 패럴림픽 명장면을 모아봤습니다.

■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딨나요?"…러시아 편파 판정 누르고 '역전승' 장애인 아이스하키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비장애인 동계올림픽의 최고 인기종목인 아이스하키에 해당하는 종목으로 패럴림픽에서도 인기가 높습니다. 쉬운 말로 '썰매 하키'라고도 불리며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입니다. 대한민국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014년 소치에서 명승부를 펼쳤습니다. 2014년 3월 9일 소치의 샤이바 아레나에서 열린 장애인 아이스하키 B조 1차전에서 개최국인 러시아를 3 대 2로 제압한 겁니다. 악명 높은 러시아의 편파 판정과 텃세를 떨쳐낸 값진 승리였습니다.

러시아 관중들의 응원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우리 선수들은 초반에는 위축된 모습이었습니다. 2피리어드 중반까지 2 대 0으로 끌려가던 우리 대표팀은 두 번째 골을 내준 지 11초 만에 정승환의 패스를 받은 44살의 맏형 한민수가 한 골을 만회해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기세가 오른 우리나라는 3피리어드에서 조병석이 기어이 동점 골을 터트렸습니다. 승부는 연장전에 이어 승부치기까지 이어졌습니다.

멋진 승부를 펼쳤지만 심판들의 편파적인 경기 운영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였습니다. 심판들은 규정과 달리 러시아의 리소프가 승부치기를 두 차례 시도하는 걸 허용했습니다. 반면 우리 팀 조영재의 두 차례 시도는 금지했습니다. 김익환 감독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팀의 한민수가 드리블하다 슈팅 하려 할 때 심판은 갑자기 한민수를 불러 세워 다시 출발점으로 돌려보내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까지 했습니다. 자칫 흐름이 깨질 수도 있었지만 '백전노장' 한민수는 결국 결승 골을 넣어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당시 한국과 러시아의 장애인 아이스하키 맞대결은 조 2위의 4강 출전권을 B조의 판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한판이었습니다. 게다가 '피겨 여왕' 김연아가 러시아의 텃세 때문에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빼앗겼다는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패럴림픽에서도 편파 판정을 당하고 있던 찰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러시아전 역전승은 통쾌함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평창에서도 멋진 투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 "23명 중에 20위라도 좋다. 달릴 수만 있다면"…서보라미의 3번째 올림픽

크로스컨트리는 동계 올림픽 정식 종목이지만 아직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종목입니다.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는 비장애인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오르막과 평지, 내리막 등 눈 쌓인 들판을 달려 빠른 속도로 완주해야 하기 때문에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합니다.

소치에서는 우리 선수단의 유일한 여자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가 완주를 펼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주인공은 서보라미 선수입니다.

서보라미는 무용수를 꿈꾸던 고등학교 3학년 때 계단에서 넘어졌습니다. 척수를 다치면서 하반신 마비가 찾아왔습니다. 서보라미가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게 된 계기는 스키였습니다. 스키를 타면서 도전을 시작한 서보라미는 2010 밴쿠버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소치에도 출전했습니다. 1km 스프린트에서 23명 가운데 20위를 기록해 12명이 겨루는 준결승에는 가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경기였습니다.

'국내 여성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선수 1호' 서보라미는 평창에도 도전장을 낸 상태입니다. 바이애슬론에 출전하는 신의현과 알파인스키 양재림이 뛰어난 기량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평창에서 세 번째 올림픽에 도전장을 낸 서보라미의 역주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장애와 나이는 문제가 아니다" 47살 최고령 박종석의 도전

소치 패럴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 가운데 최고령은 좌식스키에 출전한 박종석 선수였습니다. 박종석은 지난 2000년 추락사고로 하반신을 다친 이후 좌식 스키에 입문해 국내 최강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소치까지 세 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해 베테랑 국가대표로 활약해왔습니다. 소치 패럴림픽에 출전할 때 나이는 불혹을 앞둔 47살이었습니다.

박종석은 그러나 패럴림픽 때마다 적지 않은 불운을 겪었습니다. 첫 출전한 토리노에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밴쿠버 때는 짙은 안개로 경기 일정이 몇 차례 바뀌는 바람에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소치 패럴림픽에서 출전한 슈퍼 대회전 경기에서는 심지어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로 슬로프가 녹아 중도에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31명 가운데 무려 19명이 넘어졌는데 박종석도 안타깝게 넘어진 1인이었습니다.



박종석은 그러나 알파인 좌식스키 활강에서 12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습니다. 험난한 코스 탓에 출전 선수 22명 가운데 10명이 실격당한 상황에서 거둔 값진 결과였습니다. 박종석은 나이를 넘어선 철저한 자기관리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며 장애인 스키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배동현 단장이 이끄는 평창 패럴림픽 선수단 본진 71명은 어제(3일) 평창 선수촌에 입촌한 뒤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메달보다 더 값진 도전에 나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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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 안준석, 이미지 출처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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