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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日 아베 "위안부 합의, 1mm도 못 움직여"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3월 1일 (목)
■ 대담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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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카다니 요시로가 모은 공문집에 실린 '조선총독부 3.1절 보고서'
- 요시로, 도쿄시장 지낸 유력 정치인으로 수많은 문서 손에 넣어
- 3·1절 '만세소요사건'이라 기록, 일본 경찰 병력으로 감당 안돼 지원요청
- 3·1운동 관련한 사람들 교육 정도, 직업 분류도 아주 세밀하게 분석
- 당시 일본 국회의원들 민심 사찰하러 조선까지 넘어와
- 35인의 면담기록…"조선인들은 마지막 한 사람까지 독립 기원"
- 일본,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대화 무드에 불편한 기색
- 북미대화 재개될 경우 재팬 패싱 걱정도 느껴져


▷ 김성준/진행자:

오늘 99주년 3.1절이었습니다. 이 3.1절의 의미라는 것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겠죠. 일제강점기 항일 운동의 정신적인 시발점이었고, 지금까지도 민족적 자존을 상징하는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3.1운동 당시에 조선총독부가 3.1운동에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이것을 저희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이 입수를 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직접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최호원 특파원.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네. 도쿄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조선총독부의 3.1운동 보고서다. 이게 어떻게 확인이 된 겁니까?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정확히는 조선총독부의 3.1절 보고서라기 보다요. 당시에 일본 귀족이었던 사카다니 요시로가 모은 조선 관련 공문집을 일본 출판사가 1964년에 출간했습니다. 이후 이게 일본 국회 도서관 등에 보관이 돼왔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조선총독부의 보고서도 일부 포함이 돼있고. 그 다음에 일본 육군성, 각종 연구단체가 수집한 자료들이 함께 포함되어 있는 자료집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아주 소중한 자료겠네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네. 맞습니다. 일부는 이미 역사학자들에게 공개가 되면서 상당 부분 연구가 진행된 부분이 있는데. 아직 일반 청취자들이 모르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저희가 좀 더 조사를 해봤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름이 사카다니 요시로. 이 사람은 그냥 일본 귀족이었고, 군인에 관계되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까?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도쿄 시장을 역임했고요. 이후 중의원이라던가 귀족원 등에서 유력한 정치인으로 활동을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정치인이었군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도쿄에 있으면서도 조선에서 일어난 상황에 대해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공식적인 문서도 다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일제강점기 조선쪽에 와있던 것도 아니고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네.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떤 내용의 보고서일지 궁금한데. 하나씩 얘기를 해보죠. 우선 우리의 3.1절. 이것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일단 3.1절을 당시 일제에서는 만세 소요 사건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만세 소요 사건이라는 표현에서 보듯이 3.1절, 날짜를 특정하다기 보다 당시 그 사건이 3월 1일 날 첫 만세 운동이 벌어진 이후에 4월과 5월에 걸쳐서 전국적으로 운동이 이어졌습니다. 이것 전체를 묶어서 만세 소요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고요. 이와 관련해서 육군성이 보고서를 낸 게 있습니다. 그 보고서 내용을 조금 설명 드리면. 일단은 사태가 생각보다 너무 컸기 때문에 조선총독부에서 일본 경찰 병력만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그래서 일본 육군성에 병력을 지원해 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고요. 그래서 일본 육군성이 조선 주둔군을 일단 전국 각지에 파견했는데. 이마저도 부족해서 결국 본토에서 육군 보병을 추가로 보충했다. 이런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전국적으로 굉장히 큰 운동이었던 셈이군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당시 일본으로서는 아마 자신들이 어느 정도 조선을 파악하고 있다. 이렇게 판단을 했었는데. 각 점조직처럼 전국에서 일본의 감시망을 피한 채 대규모 운동이 조직적으로 일어난 것에 대해서 상당히 놀랐던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총독부가 화들짝 놀랐겠네. 우리 작년, 재작년 벌어졌던 촛불집회와 비슷한 분위기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말이죠.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그 당시 일제 때는 목숨을 건 운동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요. 3.1운동 관련된 분들은 당연히 철저하게 신원 파악하고 감시했었겠네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네. 제가 자료를 보면서 좀 놀랐던 것인데요. 단순히 몇 명을 체포해서 구금하고 그랬다. 이런 결과 보고서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이 참가했는지, 어느 정도 교육을 받았고, 직업이 무엇이었는지를 아주 상세히 파악했습니다. 예를 들면 교육 정도와 관련해서도 보통학교를 다녔다, 고급학교를 다녔다. 이런 것 말고도 어렸을 때 서당에서 글을 읽을 수 있을 정도는 교육을 받았다. 또는 글은 못 읽지만 어느 정도 판단은 가능하다. 이런 정도를 다 조사를 거쳐 아주 세밀하게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직업도 예를 들면 지금 직업을 분류하듯이 광산업, 서비스업 이렇게 분류하는 게 아니라. 아주 세밀하게 이용원, 머리를 자르는 사람, 신발을 고치는 사람. 이런 식으로 아주 세밀하게 했고. 또 학생들도 각 학교마다 아주 세밀하게 분류해서 남녀 학생이 몇 명씩 참여했는지 정확히 분석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일본답네. 일본다워요. 그리고 그런 관련된 인물들을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 못지않게 지금 이렇게 전국적으로 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조선 민심이 흉흉한가. 이런 민심에 대한 조사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맞습니다. 이후에 일본 본토에서도 상당히 문제가 화제 됐기 때문에. 조선 통치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일본 중의원, 일본의 국회의원들이 민심을 시찰하러 오기 위해 조선까지 넘어왔습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을 만났는데요. 35명의 면담 기록이 지금 자료로 남아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죠.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관련 내용들을 보면 일부는 약간 친일 단체에 있는 사람들은 일본에 친화적인 얘기를 하면서도 조금 조선인들에게 차별이 있다. 이 정도 발언을 하는데. 면담자 중 일부는 굉장히 센 발언을 합니다. 예를 들면 조선은행 같은 곳에서 조선인들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인들에 비해서 한국인들의 차별이 너무 심하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최근에도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그 당시에도 일본 사람들은 예전보다 좋아지지 않았느냐. 대한제국 때보다 좋아지지 않았느냐고 말하지만. 조선인 모두는 그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런 말을 합니다. 

그리고 면담자 중 일부는 놀랍게도 독립파 지사라는 표현으로 독립 운동에 참가했던 사람들도 면담을 했습니다. 이들은 아주 당당하게 지금 동양의 평화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은 오히려 일본의 침략주의다. 또 조선인들은 마지막 한 사람까지 독립을 기원하고 있다. 이런 말을 아주 자신 있게 일본 국회의원들 앞에서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그 사람들은 독립 운동 하는 사람들을 붙잡아놓고 한 것인가, 그것 참 궁금하네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자료만 가지고는 파악되지 않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굉장히 세밀한 자료가, 아까 식민지 근대화론 얘기도 잠깐 나왔습니다만. 식민지 근대화론을 어떻게 보면 반박할 수 있는 기록으로써도 가치가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얼핏 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상당히 강하게 일본을 향해서 메시지를 내놨어요. 위안부 문제는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독도는 일본의 영토가 아니라 우리 고유의 영토다. 일본이 역사적 진실을 마주하고 반성해야 한다. 이렇게까지 얘기했는데. 일본 정부가 극히 유감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만.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여기는 3.1절이 휴일은 아니니까요. 평일이니까요. 관방장관이 정례 기자회견을 했고요.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말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연설 내용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하는 것이다. 그리고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극히 유감이다. 이렇게 명확히 말을 했습니다. 물론 반복되는 말이기는 한데요. 표현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좀 더 구체화되는 모습입니다. 예를 들면 단순히 반한다, 극히 유감이다. 이런 표현도 있지만. 합의를 1mm도 움직일 수 없다든가.

▷ 김성준/진행자:

그건 계속 쓰는 얘기죠.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이런 식으로 아베 총리의 마음이 담긴 표현들이 스가 장관을 통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참 한일 관계 계속 어려워질 것 같아서 그것도 걱정입니다. 최근에 평창 올림픽 때 김여정, 김영철, 북한에서 여럿이 다녀갔잖아요. 이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분위기고. 굉장히 미국이 강경하게 나오면서도 북미 대화의 가능성이 자꾸 엿보이는 분위기가 시작이 됐는데. 일본이 이런 분위기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맞습니다. 지금 현재 일본은 한미일 3국이 힘을 합쳐서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자.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고. 또 남북 대화에 나선 한국에 대해서 사실 불편한 시선을 갖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만큼 미국과 가까이 지내려는 일본의 입장인데요. 북한과 김여정이 온 이후에 북미 대화가 다시 재개될 경우에 일본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냐. 여기에 대해서 아직 정치계나 이런 곳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자칫하면 일본이 약간 패싱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죠. 수고했습니다.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네.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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