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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미투 '#문단_내_성폭력'…구조는 안 변했다

<앵커>

이렇게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나오기 이미 2년 전에 문단 안에서 성폭력을 폭로하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성폭력을 공론화했다는 성과가 분명 있기는 하지만 만약 그때 우리 사회가 그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인식하고 개선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2016년 9월 8뉴스) 소설가 박범신 씨가 SNS를 통해 사과했습니다.]

피해자들은 그때도 두려웠습니다. 문단 내 권력을 가진 유명 작가, 예고 교사를 가해자로 지목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문단_내_성폭력' 문구로 뭉쳤습니다. 이후 스승이자 가해자였던 예고 교사는 성폭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젊은 여성 문인들은 피해자의 증언을 모은 책을 펴내며 이 운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학계 핵심 인사들은 거리를 뒀습니다.

[오빛나리/'우롱센텐스' 대표 : 어느 자리 한 두 번씩 다 해봤고, 제자들을 길러내는 남성 문인들. 그런 사람들은 말을 안 한다는 거죠.]

주요 단체장에 성폭력 논란이 있는 인물이 선정되는 등 기성 권력이 흔들리지도 않았습니다.

[김현/'문단 내 성폭력' 최초 문제제기 시인 : 그냥 일시적으로 이러는 것 뿐이지, '조만간 (다시) 남자판이 되겠지'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었거든요. 인식의 전환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것들이 그 이후로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조금 들고요.]

문화계 성폭력 피해자들이 신고할 수 있는 공적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정부는 이번 미투 전까지 검토만 반복했습니다.

[이성미/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 (문체부가 지금 준비하는 신고센터는) 신고 결과에 따른 제재를 문체부가 해야만 그 신고센터가 완성되는 겁니다. (성폭력 가해자의) 공적 지원금을 중단하거나, 공적 지위를 박탈해야 합니다.]

소수의 선배, 권위자가 검증없이 전권을 휘두르는 구조를 바꿔놓지 못한다면 같은 문제는 또 되풀이될 겁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이승희·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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