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美, 대대적 대북 해상차단 선포…한국의 선택은?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8.02.25 10:47 수정 2018.02.27 18:1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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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美, 대대적 대북 해상차단 선포…한국의 선택은?
미국이 어제(24일) 독자적인 대북 제재안을 발표했는데 요체는 초강력 대북 해상차단작전입니다. 북한을 오가는 모든 배들의 불법 화물 이전을 막아 북한의 숨통을 조이겠다는 구상입니다.

미국은 머잖아 대북 해상차단작전 실시를 국제적으로 공표할테지만 해상차단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구체적인 작전 계획은 공개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대대적인 대북 해상차단작전을 실시하기 위한 준비를 시끌벅적하게 해왔습니다. 미 해군의 대부분 전력들을 동아시아 작전 해역에 배치했고 국제 공조 체제도 이미 구축했습니다.

미국이 결심만 하면 오늘이라도 당장 해상차단작전을 펼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관건은 한국이 대북 해상차단작전에 어떻게 참여하는지, 더 나아가 참여는 하는지 여부입니다. 군은 미국 주도의 대북 해상차단작전에 가담할 것이라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지만 이는 군의 형식적인 의견입니다. 정부의 결심은 아직 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이 대북 해상차단작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공들여 이어온 남북의 대화 분위기는 급랭할 수도 있습니다. 해상차단에 동참하지 않으면 해상차단 효과가 급감할 뿐 아니라 한미 공조가 흔들립니다. 정부는 중대한 결단의 기로에 섰습니다.

● 美 해상세력 집결·국제 공조 완료
美 해군 핵심 전력 전개 상황위 사진은 미국 해사협회(US Naval Institute)가 파악한 지난 22일 기준 미 해군 주요 세력의 해외 전개 상황입니다. 동아시아에 항모 2척과 강습상륙함 2척 등 4척이 전개했고 나머지 지역에 3척이 있습니다. 미 해군 전개 세력의 57%가 동아시아에 집결한 겁니다. 항모는 항공기 70~80대와 구축함들, 핵잠수함을 이끌고 다닙니다. 동아시아에서 작전 중인 와스프와 본험 리처드 강습상륙함에는 언제든 상륙할 수 있는 해병대 각각 1천2백 명과 전투기들이 있습니다.

우연히 동아시아에 모여든 세력들이 아닙니다. 미국은 일찍이 대대적인 대북 해상차단작전을 예고했고 준비 작업을 해 온 것입니다. 지난달 16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대한 외교장관 회의도 같은 맥락입니다. 당초 이 회의는 미국과 캐나다 주도로 6·25 전쟁 참전국의 외교장관들이 강력한 대북 압박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었는데 한국과 일본 등 몇 나라가 더 참가하면서 판이 커졌습니다.

외교부는 밴쿠버 회의가 폐막하자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해 나가는 한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로 했다"며 "세계 각국이 남북 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밴쿠버 현장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미 국무부는 "각국 외교장관들이 강력한 해상차단 같은 최대한의 압박으로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회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외신들은 "미국의 동맹들, 대북 해상차단 강화한다"는 기사들을 타전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일본 등이 대북 해상차단작전 가담을 약속한 것입니다.

● 정부의 선택은…

미국은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으로 인해 해상차단 범위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한반도와 중국의 사이인 서해 공해상은 초민감 해역입니다. 미 해군이 들어와서 중국의 북한 관련 선박을 검색하다가는 중국과 충돌하기 십상입니다. 군 관계자는 "동해 쪽은 러시아 캄차카까지 일본 해상자위대가 맡고 미 해군은 한반도에서 좀 멀리 떨어진 말라카 해협부터 오키나와까지 막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미 해군이 들어오기 힘든 서해와 남해가 대북 해상차단 작전의 핫 포인트입니다. 한국 해군이 자리 잡아야 할 해역입니다. 해군은 늘 해상차단 훈련을 해왔습니다. 지난 6일~8일 서해에서 실시된 해군 2함대의 통합기동훈련도 해상차단 훈련으로 시작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제주 해상에서 미국, 호주 해군과 함께 해상차단 연합훈련을 했습니다. 준비는 모두 됐습니다.

군은 미국의 제의가 오면 해상차단작전에 참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작년 12월 1일 국회에서 "(미국의 해상차단) 제안을 받으면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참여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북 해상차단작전의 성패를 좌우할 서해와 남해 차단선을 한국 해군이 맡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작년 11월 한·미·호주의 해상차단훈련하지만 국방부는 해상차단작전 참여를 결정한 권한이 없습니다. 결심은 청와대의 일입니다. 군 핵심 관계자는 "대북 해상차단작전 참여를 단언할 수 없다"며 "정무적으로 고려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평창 올림픽이 끝나도 남북 대화를 지속해서 정상회담까지 간다는 계획인데 해상차단작전 가담이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다른 군 관계자는 "해상차단작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해상차단에 가담하면 북한이 다시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발을 빼면 미국의 미움을 살 뿐만 아니라 해상차단작전의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트럼프가 "해상차단작전이 먹히지 않으면 좀 거칠게 행동할 것"이라고 공언한 대로 직접적인 대북 공격 카드가 가동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와 통일에 도움이 되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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