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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정부가 GM 요구 들어주기 어려운 이유는…"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2월 23일 (금)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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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 호주에서도 정부 지원 끊기자 공장 폐쇄
- 산업은행 통해서 정부에 1조 원 투자 요구
- 공장 지역을 외국인 투자 구역으로 지정 요구
- GM 요구 들어주면 안 좋은 선례 남길 수 있어
- 정부는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 요구하는 상황
- R&D 기술까지 빼가고 공장 문은 닫겠다고 협박
- 공적 자금 투입된다고 회생할 수 있느냐가 문제


▷ 김성준/진행자:

한 주 간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경제 포커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오늘(23일)은 GM 얘기를 집중적으로 해야 될 것 같은데 말이죠. 미국 GM이 도대체 뭘 원하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슬슬 윤곽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참 미국이니까 할 수 있는 요구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대우가 인수된 게 2002년이었습니다. 당시에 4억 달러.

▷ 김성준/진행자:

그거 굉장히 싸게 팔았더라고요. 지금 다시 되돌아보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헐값 매각 논란이 있었죠. 5천억 원에 인수를 해서 단물 다 빨아먹었죠. 이자까지 챙겼고요. 수조 원을 챙겨갔습니다. 그런데 이제 경영이 좀 악화되니까, 방 뺄 테니까 도와 달라. 역으로 수익 나면 정부와 수익금을 나눌 것도 아닌데. 그런데 미국이 우리나라에만 이러느냐. 그게 아니라는 거예요. 호주에서도 똑같이, 정부에서의 지원 끊기니까 바로 공장 문 닫고 폐쇄한 전력이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GM의 베리 앵글 해외사업 부문 사장이 와서 정치권, 정부 관계자와 협상 중인데. 요구하고 있는 게 크게 세 가지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군산 공장의 5월 말 폐쇄는 원칙 그대로 간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남아있는 게 부평과 창원 공장인데. 이걸 계속 가동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우선 GM 본사가 한국GM에 빌려준 3조 원 가량, 이것을 출자 전환할 테니까. 지금 산업은행이 2대 주주니까 너희도 유상증자에 참여해. 여기에 5천억 원 정도 돈 넣으라는 얘기고요. 그 다음에 두 번째가 앞으로 10년 동안 한국GM에 3조 원 정도 신규로 투자할 테니까. 산업은행도 지분만큼 5천억 원 또 투자해. 그러니까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산업은행 통해서 총 1조 원을 투자해라, 돈을 내라는 것이고요. 세 번째가 지금 한국GM 공장들이 어려우니까 이 인근을 외국인 투자 구역으로 지정해 달라. 그러면 각종 세금이 깎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외국인 투자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어디가 있나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거의 없습니다. 사실 송도가 있었는데. 지금 EU가 이것을 빌미로 해서 우리를 조세피난처라는 낙인을 찍었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또 유명무실화 되면서 없애겠다고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한 건데. 이것을 또 해달라고. 그러니까 이게 지금 사실은 다른 기업들과의 형평성 문제.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이건 우리와 GM만의 문제가 아니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아닙니다. 이 세금 문제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정부 역시 완강히 거부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우리가 걱정해야 될 본질은 당장 군산 공장도 폐쇄가 되면 몇 명이 실업한다고 하나요? 하여튼 엄청난 실업이 발생할 것 같은데. 거기에다가 부평, 창원 자꾸 이런 식으로 돈 추가로 투자 안 하면 문 닫겠다. 이런 식으로 협박을 하기 시작하면 정부 입장에서 난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시점이 참 묘하죠. 지방선거 6월인데 딱 5월 말까지 군산 공장 폐쇄하겠다.

▷ 김성준/진행자:

자기들 계산이 있는 거지.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또 그리고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무엇입니까. 일자리 문제거든요. 그리고 지역 경제. 협상이라기보다는 칼만 안 들었지 거의 협박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정부 입장도 난처한 게. 이 요구 조건 들어주면 국민 혈세 또 투입하란 말이야? 그러면 다른 기업과의 형평성이 또 불거질 수 있죠. 왜냐하면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국내에 투자한 많은 외국 기업들에게 굉장히 좋은 참고가 되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죠. 아주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고요. 또 만일 안 들어주면 어떻습니까? 이게 지금 군산, 부평, 창원. 1차, 2차, 3차 협력사까지 합치게 되면. 이 자동차라는 게 거의 2만여 개의 부품으로 이뤄져 있거든요. 자동차 공장 임직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 김성준/진행자:

1차 벤더, 2차 벤더, 협력 업체들이 많겠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 지역에서 같이 공생하고 있는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거의 30만여 명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30만 개면. 우리 정부 출범 이후에 만든 일자리가 30만 개가 안 될 걸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래서 2차 추경 얘기가 또 나오고 있는 건데요. 그래서 지금 우리 지역 경제뿐 아니라 자동차 생태계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GM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도와달라고 하는 사람이 오히려 칼자루 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그러면 이렇게 됐는데. 그러면 우리 정부는 GM이 요구하고 있는 것 중에 뭘 들어줄 수 있느냐. 일단 출자전환은 안 된다. 너희 경영 실패는 경영 주주들의 잘못인데 그것을 공적자본으로 메꾸라고 하느냐. 이것은 절대 불가. 5천억 원은 안 된다는 것이고요. 그러면 신규 투자로 참여하는 것을 검토해 보겠는데. 대신에 세 가지 원칙을 GM측이 제시하고 있는데. 그 세 가지가 무엇이냐면.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 대주주가 책임 있는 역할을 해라. 가장 중요한 얘기죠.

▷ 김성준/진행자:

미국GM이 책임 있게 행동하라.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구조조정 기본적 원칙에 따라서 주주뿐 아니라 채권자, 노조 모두 이해관계자들이 고통을 분담해라. 그러고 난 다음에 도와달라고 해라. 그 다음에 세 번째가. 지금 1차로 신차 두 개 차종 배정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거냐? 당장 어려움의 문제가 아니라, 응급조치성이 아니라, 정말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 로드맵을 보여 달라. 이런 요구를 하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경영이 악화돼서 더 이상 수익이 안 나니까 철수하겠다. 이런 얘기잖아요. 쉽게 말하면. 그런데 경영이 악화가 됐는데 철수 안 하려면 돈을 좀 더 달라. 그러면 그 경영 상태가 어떤지는 보여줘야 될 것 아닙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참 이게. 외국 기업,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 때문에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굉장히 저자세로 주주의 역할을 잘 못하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2대 주주면 굉장한 영향력이 있는 건데 말이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2대 주주면 각종 이사회 참석을 해서 이렇게 철수하기 전 상황도 알아야 하는데 하루 전날 통보를 받아요. 거기다가 이런 산업은행의 경우에는...

▷ 김성준/진행자:

그런 이사회 하루 전에 통보받는 것은 무슨 드라마에서 암투가 벌어졌을 때 나쁜 쪽에서 하는 이런 것 같은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 동안 굉장히 먹튀 논란을 불고 있는 게. 2013년부터 어려워졌다고 하는데. 왜 어려워졌는지, 그리고 매년 R&D 비용으로 6천억 원 이상 빼 가는데. 그러면 이것은 왜 빼가고 있는지.
 
▷ 김성준/진행자:

R&D 비용이라는 것은 R&D 한 정보를 우리 한국GM에 주는 대가로 6천억에서 7천 억 원을 받아간다는 얘기잖아요. 그것도 R&D 센터도 국내에 있었는데 빼갔다고 하던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왜냐하면 GM이 전신 대우를 노렸던 게 바로 이 R&D입니다. 소형차에 대한 R&D가 굉장히 잘 돼있습니다. 제 첫 직장이 여기였어요. 1994년도 부평 공장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상주하면서. 저는 처음으로 가봤어요. R&D 센터를. 거기는 비밀리에 아무도 못 들어갑니다. 못 들어가는데 4년 후에 미리 자동차를 어떻게 만들지를 논의해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놓고. 그러니까 굉장히 디자인 역량이 강해요. 소형차의 디자인 역량으로 한국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던 거예요. 

그런데 왜냐, 2008년 미국에서 아시다시피 GM이 굉장히 어려워서 파산 냈습니다. 그렇죠. 사실상 파산이었죠. 정부 공적자금 투입했죠. 그 때부터 은근히 기술 개발보다는 알짜에 있는 한국에서 굉장히 돈을 뺏어간 겁니다. 이러다 보니까 껍데기만 남아있는 거예요. 15년인데 그 R&D 기술 하나 못 갖고 가겠어요? 그런 것을 다 갖고나가고 난 다음에 지금 이렇게 어려워지니까 똑같이, 늘 하던 대로. 자기들이 고압적으로 저 공장 문 닫으면 너희들 굉장히 어려울 수 있어, 투자 해. 투자 안 하면 나는 나가. 이게 가능한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완전히 벼랑 끝 전술이구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산업은행도 산업은행이고. 산업은행도 사실 요구는 했어요. 경영 자료 좀 보자. 너희가 지금 R&D 비용으로 챙겨가고. 대출 여기서 안 되니까 본사에서 3조 원 대출해서 매년 이자 비용 빼 가는데. 그것 좀 보자고 얘기했는데. 자료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 김성준/진행자:

아니 2대 주주에게 자료를 안 보여주는 게 말이 됩니까? 아무리 봐도 납득이 안 되는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번번이 이런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에 안 되니까. 오히려 이번에 실사를 통해서 정확하게 부실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런 것을 투명하게 밝히라는 것이고. 또 하나가 이게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공적 자금이 투입되면 과연 이게 살아날 수 있느냐. 회생 여부거든요. 이게 일회성으로, 신차 두 대 만들고 앞으로 3조 원 투입하면 살아날 수 있느냐. 어느 누구도 회생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 않다는 거예요. 이미 월급은 연봉 기본적으로 8,700만 원이면 굉장히 고연봉이고요. 그런데 생산성의 경우는 굉장히 떨어집니다. 만에 하나 지금 군산 공장처럼 한 달에 2, 3일 정도 일하고 월급을 7~80% 받아갑니다. 이게 만일 미국 언론에 퍼졌다. 이렇게 가면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불신하게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또 그런 문제도 있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러다 보니까 정말 이제 노조 입장에서는 임금부터 시작해서 구조조정에 양보할 마음의 자세가 돼있는지. 정말 GM대우의 경우는 이것을 한 해 살이가 아니거든요. 3월 경영전략회의를 통해서 글로벌GM에 대해서 전부 신차를 배정하는 방식이에요. 너희 올해 여기서 30만 대 생산해. 이게 아니라 정말 우리가 최초에 원했던, GM대우가 원했던 당시 R&D 센터. 신차 개발의 전진기지가 되지 않는 한 이것은 폐쇄하고 중국으로 아예 옮기려는 의도가 숨어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김성준/진행자:

신차 한두 개 주는 것 갖고는 안 된다는 말씀이군요. 그나저나 군산 걱정이네요. 현대중공업도 철수해서 그렇지 않아도 군산 경제가 안 좋은데.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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