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미 공무원, 승무원에 "직장 잃을 수 있어" 갑질…해고 위기

[취재파일] 미 공무원, 승무원에 "직장 잃을 수 있어" 갑질…해고 위기
● "우는 아이 옆에 앉을 수 없어요"…여성 탑승객 불평불만 

공무원의 갑질은 미국도 예외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항공기 기내에서 한 여성 탑승객이 소란을 피우고 승무원에 갑질하다 직장에서 해고 위기에 처한 사연이 이번 주 미국 주요 언론에 실렸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2월6일 뉴욕 JFK공항에서 미국 남서부의 시러큐스로 가는 델타항공 여객기에서 이륙 직전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비행기 뒷좌석에 앉은 한 여성이 고함을 지르며 자리를 바꿔달라고 한 겁니다. 옆 자리에 여덟 달 된 아이와 엄마가 탔는데, 아이 우는 소리가 싫다며 소란을 피운 겁니다. 이 여성은 아이 엄마에게 자신은 우는 아이 옆에 앉지 않겠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엄마는 아이가 어려도 비행시간 내내 울지 않는다며 항변했습니다.

● 승무원에 "내일 일자리 잃을 수 있어" 갑질…하차 명령하자 태도 돌변

소동일 일자 승무원이 불평을 하는 여성에게 다가가 원하면 다음 비행기에 태워주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여성은 거절했습니다. 그러다 대뜸 자신의 신분을 자랑하고 승무원을 위협합니다.

(여성) 나는 뉴욕주 공무원이에요. 이름이 뭔가요?
(승무원) 타비사에요.
(여성) 타비사, 당신, 내일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어요.


승무원에게 당장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겁니다. 승무원은 곧장 이 사실을 기장에게 알렸고, 기장은 여성이 비행기에서 즉시 내리도록 승무원에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우스꽝스러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승무원이 하차를 명령하자 여성의 태도가 180도 변한 겁니다.

(승무원) 지금 당장 비행기에서 내려주세요.
          당신은 아이와 아이 엄마에게 고함을 지르고 소동을 벌였습니다.
(여성) 사과할게요. 그런데 내릴 수는 없어요. 미안해요.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랬어요.


갑질 피해 당한 엄마와 8개월 아이
● 아이 엄마가 SNS에 영상 올려…조회수 2백만건 넘어

하지만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 없었습니다. 이 여성은 결국 비행기에서 하차했습니다. 문제는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동영상이 SNS에 올라가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피해를 당한 엄마가 휴대전화로 갑질 장면을 촬영해 올린 겁니다. 무려 2백만건이 넘는 조회를 기록하며 유튜브와 미국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에 영상이 올라갔습니다.

영상을 올린 아이 엄마는 “아이 앞에서 욕설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 여성은 'f*** up'이라는 욕도 서슴지 않았다”며 승무원이 비행기에서 하차를 명령하자 갑질 여성의 태도가 갑자기 온순해진 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 갑질 여성, 알고 보니 뉴욕주 소속 공무원…해고 위기

해당 여성은 뉴욕주 문화국 소속 공연감독(Program Director)로 밝혀졌습니다. 홈페이지에도 이름과 사진 등 프로필이 올라가 있었는데, 주 정부는 사태를 파악한 뒤 사진과 이름을 삭제했습니다. 주 정부 대변인은 “주 공무원은 직업적, 개인적으로 최고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논의할 때까지 해당 공무원을 업무에서 배제 시키고, 정직을 명령했습니다.

갑질 공무원을 하차시킨 델타항공 측도 추후 대변인 성명을 냈습니다. “델타항공은 최근 일어난 소동과 관련해 승무원의 조치를 옹호합니다. 탑승객은 승무원과 다른 탑승객에게 공손해야 하지만 해당 여성은 기내에서 이 규정을 따르지 못했습니다.”

미국 사회가 우리나라보다 프라이버시, 즉 개인의 인격권 보호가 철저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갑질 공무원의 실명과 소속, 얼굴을 모두 노출시킨 채 보도했습니다. 미국 CBS방송은 정직 명령이 내려진 갑질 공무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이 여성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동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SW_59b3l_Uw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