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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 ④ : 소릿골에 새겨진 발자취 (1집∼4집)

[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 ④ : 소릿골에 새겨진 발자취 (1집∼4집)
 
[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④:소릿골에 새겨진 발자취(1집~4집)
[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④:소릿골에 새겨진 발자취(1집~4집)
봄여름가을겨울은 30년 전 데뷔 이래 8장의 정규 스튜디오 음반과 12장의 라이브 음반, 3장의 편집 음반 그리고 전집(全集) 박스세트를 발매했다. 2013년 데뷔 25주년을 기념해 발매된 전집 박스 <Anthology>(CD 20장으로 구성)에는 그때까지 발매된 모든 정규와 라이브 음반은 물론 앨범 미수록곡과 미수록 버전을 ‘외전(外傳)’이란 이름으로 담았다. 우리 음악계에서 보기 드문 이런 전집이 가능했던 것은 이들이 자신이 만든 음원에 대한 권리를 인식하고 판권을 스스로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작곡, 연주, 제작뿐 아니라 이런 면에서도 앞서 가는 밴드였다. 김종진과의 연작 심층 인터뷰 네 번째(1집~4집)와 다섯 번째(5집~8집) 순서에서는 그들의 작품들에 담긴 의미를 8장의 정규 음반에 대한 그의 소회와 회고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④:소릿골에 새겨진 발자취(1집~4집)
1집: 봄여름가을겨울(1988. 6. 15, 동아기획)
 
김현식의 백밴드(4인조)에서 탈바꿈한 2인조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데뷔작. 메인 스트림 한국 퓨전재즈록의 시발점.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가 크게 히트. 펑키(funky)한 리듬과 선율의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 <거리의 악사>, <12월 31일> 3곡의 연주곡을 통해 연주곡도 히트곡이 될 수 있음을 입증. 수록곡 10곡 모두 김종진이 작사, 작곡.
 
▶(김종진) 지금 생각해봐도 풋풋한 앨범입니다. 지금 들어도 참 놀라워요. ‘지금도 이런 앨범을 연주를 할 수 있을까?’하고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답은 ‘단연코 못합니다’입니다. 다른 작품을 할 수는 있어도 이렇게 다이내믹하고 에너지가 넘치면서 자기 속에 있는 고민거리를 진솔하게 얘기하는 앨범을 만들기는...  1집이라고 해서 완성도가 전혀 떨어지지 않는, 그때의 고민이 완성도 있게 담겨 있는 앨범이라는 게... 더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태관 씨하고 이 1집을 낼 때의 각오는 '이 앨범 하나로 우리 인생이 끝날 수 있다, 더는 앨범을 못 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평생 침대 머리맡에 액자로 만들어서 이걸 걸 수 있을 만큼 평생 후회되지 않는 명작을 한 번 만들어보자'는 거였는데 그 앨범에 담긴 정신을 여러분이 인정해주시고, 두 번째 앨범까지 만들 수 있는 지원을 해주신 거죠.
 
이 앨범 재킷은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가로, 전태관 씨의 친구였던 서도호 씨가 해줬는데 발매 당시 파격적인 재킷이라는 평가를 받았죠. 색깔만 봐도 보통 앨범 재킷에 이런 색을 쓰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저는 당시에 해외 앨범 재킷 가운데 정말 완성도가 높아 보이는 예술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도호야, 이거 너무 좀 초등학생이 한 습작 같지 않아?’ 그랬더니 ‘3차원적인 모빌을 평면화한 거’라고 설명해 줬는데 그때 저는 이해가 안 됐었어요. 그랬더니 도호가 굉장히 실망하면서 ‘너 음악 말고 미술 공부도 좀 열심히 해라, 책도 많이 읽고’라고 하던 기억이 나네요.
 
 
 

[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④:소릿골에 새겨진 발자취(1집~4집)
2집: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1989. 10. 5., 동아기획)
 
송홍섭(베이스), 최태완(피아노), 김원용(색소폰) 등 막강한 세션진을 배경으로 한국 퓨전재즈록의 지평을 넓히며 대중화에 성공. <어떤이의 꿈>, <열일곱 그리고 스물넷> 등이 크게 히트. 1집에 이어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 등 3곡의 연주곡을 수록. 밴드 이름의 모태가 된 김현식의 곡 <봄 여름 가을 겨울>도 보다 펑키한 버전으로 리메이크. 앨범 재킷은 전작에 이어 서도호가 디자인.
[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④:소릿골에 새겨진 발자취(1집~4집)
▶(김종진) 앨범 타이틀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이 바로 당시 저희 마음속에 있었던 거예요. 1집에서 충분히 넣지 못했던 것들을 담았어요. 조금 더 과감하게, 펑크, 재즈, 그런 장르의 색깔이 더 강한 것들을 대중에게 전달해도 ‘충분히 받아 가시겠다, 즐길 때가 됐다’고 생각해서 조금 더 색깔을 진하게 가져간 앨범입니다. 이 앨범에 담긴 <어떤이의 꿈>은 저희가 그 이후로 10년, 20년, 활동할 수 있는 힘이 되어준 곡이었고요, 그 외에도 <내품에 안기어>, <열일곱 그리고 스물넷> 그리고 연주곡 <못다한 내마음을...> 같은 곡들은 <어떤이의 꿈>보다도 오히려 저희들이 계속 우리의 색깔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게 해준 그런 곡들이에요.
 
 


[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④:소릿골에 새겨진 발자취(1집~4집)
3집: 농담, 거짓말 그리고 진실(1992. 1., 동아기획)
 
1집, 2집의 성공을 바탕으로 미국 뉴욕에서 현지 세션맨들과 스튜디오 스태프들을 기용해 ‘좋은 사운드’를 추구(녹음/믹싱: ACME Studio, 마스터링: Sterling Sound).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와 기존작에 비해 록 색채가 한층 강해진 <아웃사이더>가 크게 히트.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이정선의 <외로운 사람들>을 리메이크. 앨범 재킷은 저명한 사진가 김중만이 뉴욕에서 촬영한 사진들로 구성.
 
▶(김종진) 2집을 발표하면서 ‘이제 대중은 충분히 준비돼 있구나. 정말 좋은 것을 바라는구나’하는걸 느꼈고 그렇다면 우리가 미국에 가서 정말 좋은 사운드로 당시 한국에서는 할 수 없었던 그런 사운드로 좋은 앨범을 만들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진가 김중만 씨와 뉴욕에 가서 두 달 동안 미국의 스튜디오를 통째로 빌려서, 어떻게 보면 지금 생각하면 불가능한 미친 짓을 한 거죠. 그러면서 실제로 우리가 상상만 했었던 미국에선 어떻게 음악을 만드는지를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해볼 수 있었어요. 우리가 생각했던 퀸시 존스(Quincy Jones)라든지, 스틸리 댄(Steely Dan)이라든지, 그런 사람들의 사운드가 어떻게 나왔고, 뮤지션들은 어떤 태도를 갖고 음악을 하고 있는지, 그런 것들을 다 확인할 수 있었던 앨범이에요.
 
그래서 이 앨범을 한국에 발표했을 때, 음악하는 후배들, 그리고 엔지니어들로부터 ‘고맙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게 이후에 저희가 또 음악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어요.
 
여기에 담겨 있는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두 곡이 언더그라운드와 온 그라운드에서 다 히트를 하면서 당시 최고의 앨범이 됐어요. 밴드 연주자의 음반이 가수의 앨범보다 더 많이 판매되고 사랑을 받았다는 점에서 음악계를 뒤흔든 중요한 앨범이 됐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④:소릿골에 새겨진 발자취(1집~4집)
4집: I Photograph to Remember(1993. 6., 동아기획)
 
1,2,3집의 연속 히트로 쌓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정말 하고 싶은 음악’, ‘예술’에 도전한 문제작. 전작들에 비해 관악기들이 강조된 실험적인 펑키 사운드가 두드러진 작품. <기억을 위한 사진들>, <이성의 동물, 감정의 동물> 등 4곡의 연주곡을 수록.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Ecclesiates>(전도서), 사랑과 평화의 <노래여 퍼져라> 등의 커버 버전도 수록. 그들의 음반 가운데 ‘가장 어려운 음반’이란 평가도 있지만 최고작으로 꼽는 사람도 많다. 전작에 이어 뉴욕에서 현지 스태프들을 기용해 제작.
 
▶(김종진) 4집은 3집보다 색깔을 더 강하게 가져간 거죠. 우리로서는 대중음악보다는 예술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던 결과물인데요, 그런데 좀 너무 세게 갔던 것 같아요, 하하. 당시에는 우리 봄여름가을겨울만 있었던 게 아니라, 우리만 그런 생각을 했던 게 아니라 정말 많은 음악가들이 좋은 음반을 많이 냈거든요.
 
이렇게 대중적 요소보다는 재즈적인 요소가 강하고, 실험적인 요소가 강하고, 깊이 있게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음악은 요즘 말하는 마니아 층에게는 어필했는데 (청중의) 폭은 좁아지면서 깊어지는 그런 결과를 가져오게 됐죠. 대중과 음악가의 관계를 그때는 잘 몰랐는데 이 앨범을 통해서 확실하게 알게 됐어요. 저의 인생의 눈을, 시야를 많이 넓게 해준 그런 앨범이에요.
 
  
[人터뷰+]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⑤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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