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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비트코인과 반자동소총, 기업의 사회적 책임

미국 플로리다주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지난주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 난사 사건에 사용된 소총은 'AR-15'라는 군용 스타일의 무기입니다. 이 소총은 지난 2012년 콜로라도주 오로라 극장 총격 사건(12명 사망, 58명 부상)과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 (28명 사망, 2명 부상), 지난해 텍사스주 서덜랜드 스프링스 교회 총격 사건(26명 사망, 20명 부상) 때 사용된 총기와 동일한 기종입니다.  

전미총기협회(NRA)는 이 소총을 "The most popular rifle in America"라고 소개합니다. 가볍고 반동이 적은데다 개조가 쉽다는 점 때문에 가장 인기 있는 소총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 약 8백만정이 뿌려져 있다고 합니다. 뉴욕이나 하와이 등 일부 주를 제외하곤 18세 이상이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제조사에 따라 1,000~2,000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지난 1994년부터 10년간 '연방 살상용 무기 금지법'에 의해 민간인은 'AR-15'계열의 소총을 구입할 수 없었습니다. 이 법은 반자동식 총기나 대용량 탄창이 달린 중화기의 유통을 전면 금지했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연장되지 않으면서 한시법에 머물렀습니다. 대량 살상이라는 비극이 매우 충격적이긴 하지만 한 해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의 3% 미만이 이 같은 군용 스타일의 소총에 희생된다는 점, 즉 공격용 소총을 불법화했는데도 실제 총기에 희생당하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연장에 실패한 것입니다. 당시 전미총기협회가 큰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 법의 만료 이후 'AR-15'계열의 소총 판매는 급증했고 이후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은 줄줄이 입법에 실패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6년 총기 판매업자들에 대한 등록, 구입자들의 신원 조회를 강화하는 행정 명령을 도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폐지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규제에 미온적이다 못해 이번 사건까지 평소 못마땅해 하던 FBI를 공격하는 소재로 사용해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
이달 초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자사의 신용카드로 비트코인 같은 암호 화폐를 구입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미국의 과세 당국은 암호 화폐를 금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으로 간주합니다.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일 경우 투자 수익의 최고 40%를 소득세로 물리고 있습니다. 물론 은행들이 암호 화폐의 가격 변동성이 커 결제 대금을 받지 못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조치이긴 합니다만 엄연히 합법적인 투자 활동을 막은 겁니다.

오늘자 뉴욕타임즈에는 총기 규제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나 미 의회로부터 기대할 것이 없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은행이나 신용카드사 등으로 하여금 대량살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기 구입을 막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사에도 나와 있지만 이같은 무기들이 현금으로만 유통됐을 때 오는 부작용 등을 감안하면 아이디어 차원의 제안이긴 합니다. 미국에서 총기 소지는 여전히 방어용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넘쳐나는 #MeNext 캠페인에 워싱턴이 어떻게 반응할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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