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갓 태어난 호랑이 왜 안 보이나 했더니…출산 후 예민해진 어미가

갓 태어난 호랑이 왜 안 보이나 했더니…출산 후 예민해진 어미가
▲ 우치동물원 아프리카관

광주 한 동물원에서 어미 호랑이가 갓 낳은 새끼를 잡아먹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동물원 측은 호랑이가 임신한 사실조차 몰라 산실 격리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관리부실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광주시 우치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설 연휴 첫날인 지난 15일 오후 동물원 내 아프리카관에서 벵골산 호랑이 '러브'(9살)가 방사장에서 새끼 한 마리를 출산했습니다.

출산 직후의 과정은 설 연휴를 맞아 동물원을 찾은 관람객 수십 명이 지켜봤습니다.

출산 전에 호랑이를 내실로 유도하거나 가림막 설치 등 최소한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출산으로 극도로 예민해진 어미 호랑이는 방사장에 그대로 방치된 셈입니다.

우치동물원에서는 지난 2006년에도 벵골산 호랑이가 태어난 지 40일 가량된 새끼 2마리를 잡아먹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듬해 9월에는 5년생 아프리카 사자가 생후 20일 가량 된 새끼 사자 2마리를 잡아먹는 일이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동물원 측은 이번 사고가 출산 당시 관람객의 소음, 외부에 노출된 환경 등 과도한 스트레스에다 고양이과 동물이 지닌 새끼를 잡아먹는 습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호랑이나 사자는 낳은 새끼를 방치하거나 키우다가 잡아먹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런 습성은 토끼나 햄스터 등에서도 나타납니다.

죽은 새끼를 먹거나 살아있는 새끼를 잡아먹는 습성은 열악한 주변 환경을 극복하려는 생존 본능이거나 영역 보전을 위한 경쟁자의 사전 제거라는 설 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광주 우치동물원 관계자는 "러브가 초산인 데다 배도 거의 부르지 않아 임신한 사실을 전혀 몰라 산실 격리 등의 조치를 하지 못했다"며 "사육사가 2명이나 부족한 점도 동물 관리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광주 우치동물원에는 122종 756마리의 동물이 사육 중이며 연간 30마리 가량이 노령이나 질병 등으로 폐사합니다.

(사진=광주우치공원 제공,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