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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알 법한 얼음 조각의 정체…"울 아빠가 만든 거예요!"

이거!
울 아빠가
얼음으로 만든 거예요!
지난 주 금요일(9일) 올림픽 개막식에서 설마, 이거 못 본 사람 있어요?

연아 언니가
우아한 동작으로 성화 봉송을 할 때 함께 멋지게 자리하고 있던 이것.
돌(?) 아니냐,
기계로 만든 모형 아니냐,
추측이 많은데...
짜잔. 이거 우리 아빠가
얼음을 일일이 깎아서 만든
얼음 조각이에요!
우리 아빠는 얼음 조각가예요.
커다란 얼음 블록을
멋지게 깎아 작품을 만들죠.
실력이 어느 정도냐고요?
뭐, 이 정도.(훗)
이 정도.
대단하죠?ㅎㅎ
아빠는 자기 몸무게보다
3배는 무거운 얼음들과 씨름하면서
하루종일 서 있어도
집에 와서 힘든 내색을 안 해요.

출장도 자주 가시죠.
저와 동생은
아빠가 이번 성화 봉송에 쓰일 작품을
만들러 갔을 때도
그냥 '평범한' 출장을 가신 줄 알았어요.
"아빠 출장 중인데,
평창 좀 들렀다 갈게~ㅎ"

올림픽 개막식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이
3일 간 집에 안 들어오셨거든요.
"원래는 아크릴 모형이었는데
생동감이 없어 갑자기 얼음으로
바꾸게 된 겁니다.
개막식을 열흘 앞두고 연락 받아서
시간이 정말 촉박했어요."

-신명호/얼음조각가
나중에 아빠가 돌아오신 후에 들었는데,

무게가 135kg에 달하는
얼음 덩어리 40여개를
자르고 깎고 붙이고, 자르고 깎고 붙이느라
3일 밤낮을 꼬박 지새웠대요.
아빠는 얼마나 힘드셨는지,
평창에 다녀오신 후에
며칠 동안 끙끙 앓았어요.

아빠가 누워 있는 방에
들어가보는 것도 미안할 정도로...
'아빠는 차갑고 무거운 얼음을 다루느라 원래 잔병이 많아, 괜찮아.'

팔에 깁스를 하고선 괜찮다고 웃는 아빠를 보는데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개막식에서 본 아빠의 얼음 조각은 단연 최고였고, 자랑스러웠어요.
연아 언니가 나타나 성화를 올릴 땐 온 몸에 전율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SNS에 올렸죠.

이 예쁜 작품,
우리 아빠가 고생해서 만든 거라고 알리고 싶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이 좋아해주셔서 너무 깜짝 놀랐어요!
따뜻한 댓글이 많아서
아빠도 정말 좋아하셨고요.
이 자리를 빌어서
아빠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어요.

'아빠가 너무 자랑스럽고,
일하면서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랑해'
최근 올림픽 개막식 성화봉송에 쓰였던 조형물이 화제가 됐습니다. 조형물은 일부 네티즌이 기계로 만든 모형이라고 추측할 정도로 정교합니다.

이 조형물은 얼음 조각가 신명호 씨가 135kg의 얼음 덩어리 40여 개를 전기톱으로 일일이 깎아서 만든 얼음 조각입니다.

신명호 씨는 평창 올림픽 개막식을 열흘 앞두고 주최 측으로부터 갑자기 요청을 받게 됐고, 3일 동안 얼음 조각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의 딸 신여진 씨가 개막식 이후 '아빠가 부상을 참고 힘들게 작업하셨다'고 얼음 조각의 뒷이야기를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기획 하대석, 김경희 / 그래픽 김태화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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