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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최저임금 올라서 일자리 잃는다고? 통계 이면의 진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요새 뉴스에 최저임금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오죠. 최저임금이 올라서 식당 음식값이 오르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여러 문제가 생긴다는 건데, 오늘(12일)도 그런 기사가 하나 신문에 실렸습니다.

1월 달에 일자리를 잃어서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5만 명이 신청을 해서 작년 1월보다 30% 이상 늘었다는 겁니다. 이게 최저임금이 올라서라고 쓴 데들이 있어요.

그런데 따져 보면 과장이 많이 섞인 이야기입니다. 왜냐면 실업급여와 최저임금은 많이 떨어져 있는 이야기라서요.

왜냐면 고용보험에 가입을 했어야 실업급여를 탈 수 있는데, 탄탄한 회사에 정규직으로 다녔던 사람들하고는 다르게 최저임금과 관계가 깊은 비정규직이나 시간제로 일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고용보험에 못 든 경우가 태반입니다.

왜 정부가 돈을 준다는 데도 고용보험에 가입 하라는 조건 때문에 지원금 신청을 안 한다는 기사가 나왔었잖아요. 그러니까 당연히 실업급여는 구경도 못 하는 사람이 많고요. 최저임금 때문에 실업급여 늘었다는 결론도 비약이 있는거죠.

조선업 쪽에서 실업자가 많이 늘었고 설이 꼈던 작년 1월보다 평일이 30% 정도 늘어서 신청 건수도 늘어난 것 같다는 정부 설명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최저임금 때문에' 하는 기사들 중에 이렇게 따져 보면 과장이 됐거나 더 나가서는 큰 관계가 없는 것들이 적잖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상처를 내는 이야기 전에 애초에 최저임금을 올리자는 이야기가 왜 나왔나를 되짚어 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건 저보다 훨씬 유명한 사람이 한 말부터 듣고 시작하죠.

[오바마/당시 미국 대통령(2015년 연두교서) : 이 의회에 어떤 분이라도 최저임금을 올리는데 아직도 반대한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말로 상시 근무를 하면서 1년에 만 5천 달러(천 6백만원)을 받아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실제로 해보세요. 아니라면, 최저임금을 올리는데 투표하시고요.]

당시에 많이 회자가 됐던 연설이었는데 우리는 크게 상황이 다르냐, 지금 우리나라 도시에 사는 4인 가구 최저 생계비가 181만 원입니다. 그런데 일주일에 40시간, 한 달 내내 열심히 일하고 최저임금으로 월급을 받으면 157만 원입니다.

많이 부족하죠.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논리에서 우리도 최저임금을 올리자는 논의가 불붙었던 겁니다.

또 개인 뿐만 아니라 국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국민들 소득을 늘려줘서 돈을 쓰게 만들어야겠다고 나선 나라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일본 아베 총리죠.

[아베/일본 총리(기업단체 연설) : 경제를 힘차게 돌리기 위한 열쇠는 내년 임금인상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도 지금 정부 이전에 박근혜 정부도 역대 가장 많이 최저임금을 올렸었기도 했고, 또 작년 대선 때 주요 다섯 후보가 모두 짧게는 3년에서 길어봐야 임기 안에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을 했었잖아요.

개인이나 국가 경제 모두를 위해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이 기본이 아직 유효하다면 무조건적인 상처내기나 비판보다는 어떻게 하는게 맞는 거냐,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냐, 방법을 놓고 토론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유승민 대표 같은 경우는 좀 천천히 하자는 대안을 내놨고요.

[유승민 / 바른정당 대표 (1월 중소기업 인사회) : 대선후보였던 사람으로서 3년 안에 만 원 최저임금 인상, 그거 과속이라는 거 제가 인정하고 반성합니다. 작년에 너무 올린 최저임금 올해는 속도 바로 잡도록 하고….]

홍준표 대표 얘기는 이렇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12월 관훈토론회) : (홍 대표께서 만약에 임기 내에 만원을 인상한다고 했을 때) 그거는 대통령이 안됐기 때문에 지금 대답할 의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안됐기 때문에, 내가 대통령이 됐으면 대답을 하는데….]

너무 아껴두지 마시고 이런 좋은 생각이 있는데 왜 못하냐, 한 수 보여주셔도 좋겠습니다.

남의 잘못을 키우는 뺄셈의 정치보다 남보다 내가 낫다는 걸 보여주는 덧셈의 정치가 필요한 게 최저임금 문제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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