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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털이 너무 빠져서"…설 연휴, 반려동물은 버려질까 두렵다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18.02.12 17:33 수정 2018.02.15 17: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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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털이 너무 빠져서"…설 연휴, 반려동물은 버려질까 두렵다
최근 SNS상에서 유기동물 입양을 안내하는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와 함께 '유기견'을 검색해보면 47만 건, '유기견입양'을 검색하면 20만 건에 달하는 게시물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유기되는 동물들도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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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유기견 게시물
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오늘(12일)까지 버려진 반려동물은 9천4백 마리를 넘어섰는데요. 오는 15일부터 나흘간 이어지는 설 연휴에도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 늘지만…올 1월 버려진 동물 7천 마리 넘어

전국의 유기동물 통계 자료를 제공하는 사이트 '포인핸드'에 따르면 올해 1월에만 7,337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월 5,594마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2천 마리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그나마 통계로 파악된 것이 구조된 동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훨씬 많은 반려동물이 유기되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어렵게 구조되더라도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유기동물 통계동물보호법 제20조에 따라, 보호소에 보내진 유기동물은 열흘 안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소유가 됩니다. 반려인을 찾거나 입양될 때까지 보호소에 있는 것이 안전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는 유기동물이 머물 수 있는 시설과 예산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 보호소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반려동물을 안락사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1월에 유기된 동물 중 안락사에 처한 반려동물은 12%에 달했고 새로운 반려인을 찾아 입양된 경우는 18.1%에 불과했습니다. 구조됐지만 어렵게 구조돼 보호소에 들어오더라도 10마리 중 1마리는 안락사 돼 목숨을 잃는 겁니다.

■ '가족이라고 했잖아요'…명절이면 급증하는 유기동물들

설이나 추석 등 명절 연휴가 다가오면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나이 든 노견이나 아픈 동물이 집에 찾아오지 못하게 지방에 가는 길목에 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며칠간 집을 비운다는 이유로 동물병원이나 애견호텔에 맡겼다가 찾으러 오지 않는 반려인들도 많습니다.
*그래픽
짐처럼 버려지는 반려동물(가방, 상자)
보호소 근처에 버려지는 반려동물
차를 타고 가다가 버려지는 반려동물 그림 //한 유기동물보호소 관계자는 "유기견을 짐처럼 가방이나 박스에 넣어서 버리기도 하고 보호소 근처에 매어놓고 가는 경우도 많다"며 "심지어 차를 타고 가다가 길에다 내려놓고 가는 경우도 있어 연휴나 휴가철에는 로드킬(road kill) 당하는 반려동물도 늘어난다"고 설명했습니다.

■ "귀여워서 샀는데 아프니까 좀"…반려인 10명 중 4명 유기 충동 느껴

동물보호단체 측은 반려인의 책임감 결여가 동물을 유기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외롭다는 이유로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했다가 계속 돌볼 여건이 안돼 유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 동물복지지원시설 도입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그만 키우고 싶거나 유기 충동 경험이 있다'고 답한 가구가 42.6%에 달했습니다. 또 1인 가구의 반려동물 사육 중단 이유는 '주변 여건으로 계속 키우기 곤란해서'가 46.9%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한국애견협회 전기창 팀장은 SBS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반려인구가 증가하면서 유기동물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TV나 매체 등에 나오는 동물의 귀여운 모습만 보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도 문제"라며 "반려견의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데리고 왔다가 '털이 빠진다', '짖는다'는 이유로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일 충남 천안에서도 이런 실상을 보여주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15년 동안 기른 반려견을 산채로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린 부녀가 경찰에 붙잡힌 겁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개가 최근 들어 기력이 없었다"며 "차마 개가 죽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살아 있는 줄 알고도 내다 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채일택 인터뷰(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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