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김성준의시사전망대] 공지영 "일부 연로한 문인들 습성, 많이 들었다"

SBS뉴스

작성 2018.02.08 09:36 조회 재생수2,838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2월 7일 (수)
■대담 : 공지영 작가
---

- 한국판 미투 운동 3년 뒤에라도 다 밝혀질까 할 정도로 여성들 심한 고통 당하고 있어
- 2016년 문단 내 성폭력 사건, 가해자 모두 징계성 경고와 조치 취해
- 이후 8명 모두 탈퇴해 한국작가회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을 뿐
- 작가회의 성폭력 전문 변호사 불러 성폭력 예방 교육도 최초로 실시
- 최영미 시인의 폭로 굉장히 용기 있는 말, 그간 대수롭지 않게 넘긴게 사실
- 문단 내 성폭력, 서지현 검사 군대 경찰 일반회사서 여성들이 감내해야하는 것보다는 경미한 것
- 경미하다는 건, 문단은 권력의 상하관계 고리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
- 그러나 문단 권력 일부 등단 뿐 아니라 문학상도 좌지우지한 부분 있어
- 몇년 동안 문화계 전반적인 침체도 문단 권력과 무관치 않아



▷ 김성준/진행자:

문단 내 성폭력 문제는 자신이 등단할 때부터 일상화 돼있었다는 최영미 시인의 폭로가 나오면서 문학계가 또 발칵 뒤집혔습니다. 문학계에 미투 운동도 불붙는 것 같은 분위기로 보입니다. 소설가 공지영 씨 전화로 연결해서 이 상황 어떻게 보고 있는지 한 번 직접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공지영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 공지영 작가: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선은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에 번져가는 일종의 한국판 미투 운동.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공지영 작가:

저는 여기에 참여한 모든 여성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이고요. 한국 사회에 만연했던 여성들에 대한 성추행, 성폭행. 전반적으로 성폭력. 향후 3년 정도 계속 미투 운동이 일어나도 아마 다 밝혀질까 할 정도로 여성들이 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3년이요. 3년 내내 계속되더라도 해결이 되면 좋을 텐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 공지영 작가:

그렇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게 결국은 문단에서도 또 폭로가 나온 셈인데. 이게 사실은 2016년에 한참 문단 내에서 성폭력 문제에 대해 폭로가 이어지다가 워낙 국정농단 사태 같은 큰 태풍이 오다 보니까 고개를 숙인 면이 있는데. 최영미 시인이 작년 말에 쓴 시 ‘괴물’. 발표한 시 이 ‘괴물’이 결국은 사실상 온 국민이 다 아는 원로 시인 한 분을 두고 성폭력 상습범이라고 얘기한 셈이 됐어요. 두 분 다 잘 아시죠. 원로 시인은 어느 분이라고 저희가 언급하기는 곤란합니다만. 어떻게 봐야 합니까?

▶ 공지영 작가:

일단은 저는 문단 내 성폭력에 제가 대책위원장을 맡아서 해결했던 것을 잠깐 말씀드리면. 오늘 어떤 모 지에서 잘못된 보도를 냈어요. 작가회의가 한 명도 징계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요. 저희가 8명의 사람을 징계성으로 경고와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런데 작가회의 자체는 문인들의 권익단체예요. 정부 보조금이나 관공서의 권력을 가진 단체가 아니라서. 저희는 회비를 내고 모여 있는 상태라 저희가 징계를 해도 아무 실효가 없어요. 그 분들은 그냥 회비만 안 내면 되는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자들의 마음을 위무하고 말하자면 가해적으로 지목 받는 분들을 저희가 명예성이나 상징적으로 약간의 처벌한다는 의미로, 저희가 제명을 하거나 자격 정지, 혹은 다시는 입회할 수 없는 식의 판결을 내렸었고. 그것이 이사회에 갔는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권익단체로 회비를 내고 가입하는 단체였기 때문에. 그 분들이 그냥 이 과정 속에서 다 스스로 탈퇴를 해버렸어요. 그래서 마치 아무도 징계가 안 이뤄진 것처럼 보인 측면을 제가 하나 바로 잡고요.

▷ 김성준/진행자:

일단 바로 잡아야 된다고 하시니까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청취자 여러분들을 위해서. 2016년에 문단의 성폭력 폭로가 이어졌을 때...

▶ 공지영 작가:

그 때는 그러니까 어떤 미성년자나 말하자면 아직 문인이 아닌 사람들을 등단시켜 주겠다거나 좋은 잡지에 소개시켜 주겠다는 것으로 시인이나 이런 분들이 말하자면 성폭력을 행한 것을 저희가 징계했었죠.

▷ 김성준/진행자:

징계위원회가 구성됐고 공 작가님이 징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서 했는데. 오늘 나온 것과는 달리 8명에 대해서 징계성 조치를 요구했고,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작가회의라는 곳이 권익단체다 보니까 이미 단체에서 8명이 탈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작가회의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말씀이시죠.

▶ 공지영 작가:

그 다음에 또 하나의 맹점이. 이것은 사회 전반의 문제와도 관련이 되는데요. 그 분들이 그러면 이렇게 우리가 징계를 했는데 이 분들이 탈퇴했다, 이 자체도 작가회의에서 발표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명예훼손으로 바로 고소당했을 때 방법이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습니까?

▶ 공지영 작가:

네. 그래서 일단 이것을 저희는 메일의 형식으로 모든 회원에게 보내는 것은 괜찮거든요. 이것도 하나의 시스템이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 중 하나입니다. 이것이 아마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그 분들께서 확인을 안 하셨던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그 당시 상황을 회고하면서 이번에 최영미 시인의 폭로를 들으면. 그 때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또 해결이 안 되고 이러느냐. 이런 걱정을 하시니까 그렇겠죠.

▶ 공지영 작가:

네. 그리고 그 때 작가회의가 말하자면 성폭력 전문 변호사도 불러서. 문인들 그런 것 듣기 정말 싫어하는데. 저희가 사실은 자체 교육도 최초로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으신 것이로군요.

▶ 공지영 작가:

예. 그리고 최영미 시인이 말씀하신 것은 아마도 94년에 그 분이 데뷔하셨을 때부터 몇 년 전까지. 그 분이 10년 전부터 문단을 안 나오셨다고 하니까. 그런데 여기도 한 가지 제가 들으면서 느꼈던 점은 무엇이냐면. 이것이 단순히 최영미 시인이 문단이 그렇다고 폭로한 것을 더 넘어서. 이것은 사실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여성들에 대한 비하를 최영미 시인이 자신이 겪은 문단으로 한정해서 폭로했다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고 볼 수 있죠.

▶ 공지영 작가:

예. 그리고 거꾸로 얘기하면 문단이라는 곳은 사실 실체가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어디에 모이거나 할 아무 의무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거꾸로 얘기하면 서지현 검사나 혹은 군대, 경찰, 여자 경찰들이 겪는 것, 일반 회사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감내해야 하는 그것보다 어떻게 생각하면 경미한 것이죠. 이것이 오해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경미한 것이라는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문단에서는 그나마 이것을 이야기해도 크게 어디서 제재를 당할, 말하자면 계통도 조직도 없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권력의 상하 관계의 고리가 약하다는 말씀이군요.

▶ 공지영 작가:

고리가 약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들도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데. 이런 말조차 뱉을 수 없는 다른 수많은 여성들의 처지를 오히려 최영미 시인이 거꾸로 대변해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선생님 말씀을 반박하려고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만. 검찰처럼 예를 들어서 검사장이 평검사 여검사에게 성폭력을 저지르고 나서 그 권력의 상하 관계를 이용해서 묵살하거나, 오히려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이런 것들은 굉장히 심각한 권력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최영미 시인의 말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실은 실체가 없다 하더라도 문단이라는 곳에서도. 예를 들어서 권위 있는 어떤 문학계의 원로나 비중 있는 분이 문제를 일으키고 나서 처음 등단을 하려는 사람이나 젊은 세대 작가들이나 이런 사람들에게 침묵을 요구했다가, 그러지 않을 경우에 가할 수 있는 권력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정도가 적지 않은 것 아닙니까? 예를 들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쟤 시는 도저히 안 돼, 이런 얘기도 할 수 있는 것이고.

▶ 공지영 작가:

네. 그런 폭력이 충분히 있어 왔다고 저도 들었고, 그것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구조인 것은 맞아요. 그러나 제가 말하는 것은 다른 조직보다는 여기가 좀 더 느슨한 것은 사실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왜냐하면 권위도 약간 이렇게 집중돼 있지 않고요. 그 다음에 말하자면 자기의 장을 펼칠 수 있는. 어제 그래서 최영미 시인 제가 그것도 좀 들었습니다만. 제가 최영미 시인을 반박하는 게 아니고요. 말이 자꾸 반박하는 것처럼 돼서 죄송합니다.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는 그렇게까지, 예를 들어 이 출판사 아니면 다른 출판사 사실 가도 가능한 곳에서도. 이렇게 고통스럽다는 말이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 느슨한 권력 관계에 있는 곳조차도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들이 벌어지니 다른 곳은 오죽하겠느냐는 말씀을 하시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공지영 작가:

예. 그리고 최영미 시인의 어제 그것은 사실은 굉장히 용기 있는 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도 문단에서 그 분과 창작을 하시는 몇몇 분들의, 특히 나이 연로하신 분들의 습성에 대해 저도 많이 들었는데. 누구도 그것을 폭로할 생각을 하지 못했고,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 문단도 그것을 자정하려는 노력보다는 으레 그랬던 일, 혹은 대수롭지 않은 일로 넘기려고 했던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저희가 문단에 주목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문단 자체의 피해자들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문단이라는 곳 자체가, 문학계라는 곳 자체가 이런 폭력에 굴복하고 폭력이 만연되어 있으면. 그런 데에서 생산되는 소설이나 시 같은 글들이 수많은 대중들에게 읽혔을 경우에. 그 대중에게 미칠 영향 또한 크단 말이죠.

▶ 공지영 작가:

저는 그래서 그것이 문화계 침체와 전반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권력 관계가, 말하자면 이것이 단순히 등단뿐 아니라 기성 작가들의 문학상도 좌지우지 하고요. 예를 들면 누구를 더, 말하자면 권력 있는 평론가가 누구를 더 많이 언급해 주느냐. 이런 것과도 상당히 연관이 있거든요. 이것이 바로 이런 식으로 부패의 고리가 시작되면 모든 생산성과 창의성은 발랄함을 잃고 떨어져 내리게 돼있고. 우리 문단이 지금 몇 년 동안 사실 굉장히 문화계 침체하고 있는 것도 이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뒤에 마지막에 하신 말씀에 방점을 찍고 저희가 되새겨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공지영 작가:

예.

▷ 김성준/진행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공지영 작가: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공지영 작가와 말씀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