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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노숙자 막으려 벤치에 '철제 팔걸이'…시민들 항의에 물러선 의회

노숙자 막기 위해 공공벤치에 설치된 팔걸이…시민들 항의에 다시 철거
벤치 위 노숙을 막기 위한 영국 한 지방 의회 정책이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철회되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어제(6일),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도심 노숙을 막기 위해 벤치 위에 설치한 철제 팔걸이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지난주 영국의 인기 래퍼 프로페서 그린은 인스타그램에 본머스 자치구 의회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그는 벤치에 노숙자가 누울 수 있도록 팔걸이를 큰 것으로 교체한 뒤 바람막이를 덮어 '임시 노숙자 보호소'를 만들었습니다. 
노숙자 막기 위해 공공벤치에 설치된 팔걸이…시민들 항의에 다시 철거
이같은 모습이 담긴 영상은 현지 누리꾼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벤치 팔걸이 설치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가 벤치를 리본과 풍선 등으로 꾸미며 노숙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게다가 수만 명이 "노숙자에게 등을 돌리는 의회"라고 비난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의회는 두 손을 들었습니다.

본머스 구의원 로버트 로턴 씨는 "그동안 벤치에 누워있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이 벤치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불만 사항이 많이 접수되었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팔걸이를 설치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주까지 엄청난 피드백을 받고 정책을 재검토했다. 다시 팔걸이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노숙자 막기 위해 공공벤치에 설치된 팔걸이…시민들 항의에 다시 철거
시민들은 의회의 결정에 환영하며 기뻐하는 분위기입니다.

벤치 팔걸이 정책 반대에 앞장섰던 운동가이자 예술가인 스튜어트 셈플 씨도 "함께할 때 우리의 힘이 얼마나 큰지 보여줬다"고 고무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노숙인을 위한 한 자선단체는 "이러한 '적대적인 장치'는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우리가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회적 폐단의 흔적"이라며 "이미 주위의 적대적인 시선을 견디고 있는 노숙인들에게 아무 데서나 자는 것은 충분히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노숙할 수밖에 없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인스타그램 stuartse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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