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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평창 칼바람으로 유명"…가장 추운 올림픽으로 기록될까?

[리포트+] "평창 칼바람으로 유명"…가장 추운 올림픽으로 기록될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까지 4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북한을 비롯해 역대 가장 많은 나라가 참여하는 이번 올림픽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에 연일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미국의 주간지 타임은 평창 올림픽에 대해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3일 개회식 리허설 있었지만, 칼바람에 경기장 빠져나간 관중들…

지난 3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개회식 리허설이 있었습니다. 이날 평창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방한과 교통 대책을 집중 점검했습니다. 우리 전통문화를 소개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지만 2만 관중들의 눈에는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영하 14도의 혹한에 리허설 내내 칼바람이 불었기 때문입니다. 방풍막과 난로, 난방 쉼터 등 방한 대책을 가동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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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 리허설 중 경기장을 빠져 나오는 관중들
시민 관중 1 "너무 추워가지고요,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어요."
시민 관중 2 "너무 추운데 정비가 안 돼 있어서 들어오는 것도 오래 걸리고 밖에서도 줄이 조금 엉켜서..." //
결국 개회식 리허설 공연이 시작된 지 한 시간 만에 일부 관중들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경기장을 빠져 나왔습니다. 게다가 미숙한 입장객 통제로 대기 시간이 길어져 관중들은 리허설을 보기 전부터 추위에 떨어야 했습니다. 기상청은 오늘(5일) 개회식 당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의 최저 기온을 영하 11도로 예보했습니다.

올림픽 개회식은 오후 8시부터 시작됩니다. 일반 관중은 오후 4시 30분부터 입장할 수 있는데 전체 행사는 오후 10시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찍 입장한 관중은 5시간 넘게 야외에 있어야 하는 겁니다. 이날 강한 바람까지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 15도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최 측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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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30분부터 입장 오후 8시 시작
5시간 30분 동안 야외에 있어야 하는 선수단 및 관중들//
■ 미국 주간지 타임 "평창 칼바람으로 유명한 곳"…추위 누그러질까?

해외에서도 이번 평창 올림픽이 역대 가장 추운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될 거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지난 2일 "평창올림픽 개회식 날 저녁 개최지 평창의 체감온도가 영하 13.8도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바람이 불면 기온은 더 떨어져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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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2월 2일 보도 中]
"평창은 한국에서 가장 춥고 올림픽 개회식 개최지 중 가장 추울 것으로 전망된다. 해발 700m 고지대인 데다 만주와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으로 유명하다." //
그렇다면 평창은 매년 추웠을까요? 최근 3년간 평창의 2월 9일 최저기온을 살펴보면 지난해는 영하 12.2도, 2015년은 영하 18도까지 떨어졌습니다. 기상청은 그나마 개회식을 앞두고 추위가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지만, 평창이 산악지형의 영향을 받는 데다 개회식 장소가 분지라는 점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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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개막식 당일(2월 9일) 평창 기온 //
게다가 개회식이 열리는 올림픽 스타디움은 지붕과 종합 난방시스템이 없어 추위와 바람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평창 지역 주민은 "외국인들이 평창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지역민들처럼 옷을 껴입는 것뿐"이라며 "외지인들은 이곳이 얼마나 추울 수 있는지 모르고 추위의 종류도 완전히 다르다"고 경고했습니다.

■ 평창, 가장 추운 올림픽 되나…역대 동계올림픽들 어땠기에?

1924년 프랑스 샤모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4년 전 러시아 소치 올림픽까지 동계올림픽의 역사는 90년이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추웠던 올림픽은 언제일까. 역대 동계올림픽 중 대회 기간 평균 기온이 가장 낮았던 곳은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였는데요. 1994년 2월 12일 개최해 27일까지 이어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은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평균 기온이 영하 11도에 머물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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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 평균 기온은? //
만약 평창 올림픽 개회식 날 기온이 영하 11도 아래로 떨어져 강추위가 대회 기간 계속된다면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으로 기록됩니다. 평창이나 릴레함메르처럼 추위가 화두에 오른 대회도 있지만, 오히려 춥지 않아서 우려를 자아낸 동계올림픽도 있습니다. 2014년 러시아 소치와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는 날이 따뜻한 것을 걱정해야 했는데요.

러시아는 소치 올림픽에서 눈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돼 눈을 미리 저장해뒀고 밴쿠버 올림픽 때는 눈이 부족해 스키 슬로프에 진짜 눈과 인공 눈을 섞은 짚을 깔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두 올림픽에서는 최고 기온이 각각 영상 7도와 10도까지 올라 눈이 녹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평창 올림픽 조직위는 추위와 입장 지연 등 리허설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개회식까지 최대한 보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선수단과 관중 모두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올림픽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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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문화국장]
"노르웨이 릴리함메르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도 만나 혹한 상황에 대한 조언을 들었습니다. 머리와 손발이 따뜻한 게 가장 중요합니다. 관중분들께서 모자, 목도리, 내복, 방한화, 겨울 양말 등을 잘 준비해서 찾아주신다면 추위 걱정 없이 개폐회식을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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