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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막 오른 '평창 대전'…슈퍼 위크 총정리

[취재파일] 막 오른 '평창 대전'…슈퍼 위크 총정리
오늘(5일)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총회 개회식을 시작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정상 외교의 막이 오릅니다. 전 세계 IOC 위원들과의 상견례는 물론 20여 개 국가에서 방한하는 정상들과의 릴레이 회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평창 올림픽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전기로 삼겠다는 우리 정부의 구성 역시 이번 주 성패가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 이번 주 무슨 일들이?

먼저 첫 날인 5일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 총 900여 명의 내외빈이 참석하는 제132차 IOC 총회 개회식이 강릉에서 열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기 위해 IOC가 보내준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에 감사를 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날 남북 합의에 따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기술진 23명이 경의선 육로로 내려옵니다. 또 한편에서는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가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합니다.

6일에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본단 120여 명이 경의선 육로로 내려옵니다. 문 대통령은 평창 참석 차 방한하는 에스토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7일에는 캐나다 총독,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북한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북한 응원단(230여 명), 태권도 시범단(30여 명), 기자단이 경의선 육로로 방문합니다. 북한 국제태권도연맹 대표단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들어옵니다.

● 슈퍼 데이(super day)는 8일

슈퍼 데이(super day)는 8일입니다. 평창 올림픽 개회 하루 전인 만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내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과 함께 북핵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또 다른 한 축인 미국 고위급 대표단도 이날 방한할 걸로 예상됩니다. 대표단장인 펜스 부통령과 문 대통령의 만찬이 예정돼 있는데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기존 해법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끝날지, 우리 희망대로 북한과의 대화 타진에도 나설지 관심입니다.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하는 한정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접견도 이날로 잡혀 있습니다.
북한 열병식
북한 쪽에서는 건군 70주년 열병식이 열립니다. 대규모 장비와 군중 동원이 예고된 가운데 북한이 어떤 무기를 꺼내 보일지 주목됩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대거 공개한다면 핵 무력 완성을 전세계에 과시하기 위한 일종의 무력시위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전략 무기를 제한적으로만 공개한다면 미국을 향한 대화 제스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날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강릉아트센터공연이 시작될 때쯤이면 북한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 9일 北-美 인사 나눌까?

올림픽 기간에 열리는 공식행사 중 가장 이목을 끄는 이벤트는 9일 개막식에 앞서 열리는 리셉션입니다. 과거 6자회담 당사국에 속했던 주변강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출동해 북핵을 비롯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갖는 것 자체로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미국에서는 행정부 2인자로서 대북정책의 방향을 제시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중국에서는 권력서열 7위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대리인 역할을 할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합니다. 또 북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입김을 행사하려고 하는 일본에서는 아베 일본 총리가 직접 나섭니다.

북한도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하게 되는 만큼 리셉션을 계기로 만나는 이들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 관심입니다. 특히 북한이 대표단장으로 실무형이라고 할 수 있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대신 미국 등의 반감이 적은 김 상임위원장을 내보낸 터여서 성과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 방문의 목적이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방한 기간 북측과 동선도 겹치지 않게 해달라고 할 만큼 강경한 입장인 걸로 알려지긴 했지만 리셉션 자리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처럼 의전적 의미가 강한 인사까지 외면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수인사라도 나눈다면 평화로 가는 작은 첫걸음이 될 수도 있습니다.

● 靑 "지금 안 되면 또 계속 가야"

펜스 부통령의 방한 관련 발언이 알려진 뒤 청와대는 다소 침체된 모습이었습니다. 2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통화에서 상당한 기대감을 가졌다가 분위기가 급랭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포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금 안되면 또 계속 가야지 어떻게 하겠나. 미국도 계속해서 내부적으로 여론들 변하는 거고, 지금의 시점은 어쨌든 강경론이 힘을 발휘하는 시점일 수 있는 거고. 면밀히 보는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어차피 쉽지 않을 거라고 각오하고 시작한 남북대화이니만큼 섣부른 기대감이 문제였는지도 모릅니다.

올림픽뿐 아니라 남북 문제를 둘러싼 치열한 외교전도 사실상 막이 올랐습니다. 평창 이후 문제만 걱정하기에는 지금 앞에 놓인 기회가 너무 소중합니다. '기적처럼 만들어낸 대화의 기회'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과욕은 금물입니다. 기회에 집착하다 판 자체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안 되면 또 계속 가는’ 냉철함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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