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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이방카 고문, 올림픽 개막식 불참…아버지 트럼프의 대북 메시지

[월드리포트] 이방카 고문, 올림픽 개막식 불참…아버지 트럼프의 대북 메시지
미국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평창올림픽에 참석할 고위 대표단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을 단장으로 의회와 주한미군 관계자가 포함됐는데 한미 정상 간 약속으로 관심을 모았던 트럼프 대통령 가족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백악관 보도자료
백악관이 공개한 평창올림픽 대표단 명단입니다. 단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부인 카렌 여사를 비롯해 의회 내 대표적인 친한파인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우선 눈에 띕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과 제임스 서먼 전(前) 주한미군 사령관,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도 포함됐습니다. 여기에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서 금메달을 딴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사라 휴즈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마이크 펜스 美 부통령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트럼프 대통령이 일찌감치 본인 참석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에서, 행정부 서열 2위인 부통령 부부의 참석은 미국이 표시할 수 있는 최대의 성의로 보입니다. 의회와 군 관계자의 면면도 눈에 띄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한국이 섭섭한 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데 왜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은 빠진 걸까요?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와 지난달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을 포함한 고위 대표단 파견을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발표 이후 가족으로 백악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멜라니아 여사와 아들 배런 군, 그리고 장성한 자녀들 가운데선 공식 직함을 가진 장녀 이방카 백악관 고문과 남편 쿠슈너 고문이 거론됐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불참하는 이상 의전 등의 문제로 대통령 부인과 배런 군의 별도 참석은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카드는 이방카 고문 부부로, 우리 정부에서는 여러 경로로 이방카 고문의 참석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정부 고위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이방카 고문 등 가족의 올림픽 참석을 거듭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겠다(I wll)”고 했다고 합니다.
이방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이상하게도 백악관은 그동안 가족 참석을 언급한 적이 없었습니다. 문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백악관 보도자료에선 ‘두 정상이 고위 대표단(high-level delegation) 참석을 이야기 했다’라고만 돼 있었습니다. 가족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 소식통은 “지난달 10일 고위 대표단장으로 펜스 부통령이 발표됐을 때 이방카 고문의 참석은 더 이상 이슈가 안 되는 걸로 정리됐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대통령 가족의 참석 여부는 참모들의 건의 대상이 아니며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사항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말 선물이었다' 또는 '최근 빅터 차 대사 내정 철회와 함께 한미 관계에 이상 기류를 보여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함께 나왔습니다. 반면 이방카 고문이 이민 정책 등 미국 내 현안에 매달려 현실적으로 몸을 빼기가 쉽지 않았고, 1월 초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갑자기 결정되면서 대북 메시지를 놓고 펜스 부통령과의 혼선을 우려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이방카 고문이 참석하면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될 것이고, 그 경우 펜스 부통령의 메시지는 소홀하게 취급되는 걸 부담스러워 했다는 설명입니다.

상반되는 해석 가운데 현재로선 메시지 혼선 소지를 우려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펜스 부통령이 최근 쏟아내고 있는 올림픽 관련 메시지가 방증입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2일 피츠버그에서 연설을 통해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는 간단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올림픽에 간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으며, 북한에 대한 경제적-외교적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해도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펜스 부통령 보좌관은 보다 상세한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펜스 부통령이 북한의 선전전(戰)이라는 올림픽 메시지 납치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며, 올림픽 때 북한이 하는 모든 일은 정권의 폭압성을 은폐하려는 위장술이라는 점을 일깨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평창올림픽을 북미 대화의 징검다리로 삼고 싶어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아쉬운 일이지만 미국의 입장은 이렇게 단호합니다.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지지하겠지만 북한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올림픽을 계기로 북미 대화는 없다'는 메시지입니다. 우리 정부는 올림픽 폐막식 때 트럼프 대통령 가족을 초청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는데 정부 소식통은 “그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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