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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와일드캣' 혐의자 모두 무죄…"와일드캣, 비리 아니었다!"

[취재파일] '와일드캣' 혐의자 모두 무죄…"와일드캣, 비리 아니었다!"
지난 정부의 방위사업 비리 합동수사단이 사활을 걸고 매달렸던 사건은 바로 해상작전헬기 '와일드 캣' 도입 비리입니다. 비리가 아닌 것으로 입증됐습니다. 방산비리 합수단이 박근혜 정부의 하명에 부응하기 위해 저지른 마녀사냥식 억지 수사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1일 군사법원은 방사청 해상항공기사업팀장 김 모 대령과 해군본부 시험평가 담당 신 모 중령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했습니다. '와일드 캣' 도입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누명이 씌워졌던 현역 군인들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입니다. 이에 앞서 작년 10월에는 민간법원에서 같은 혐의 등을 받았던 예비역 해군 제독을 포함한 예비역 장교 4명이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대대적으로 현판식 하고 스스로 박수치며 출범한 방산비리 합수단이 상징적인 거물들을 엮어 정권에 아부하려고 했던 사건이 결국 이렇게 끝나고 있습니다. 사필귀정(事必歸正) 같지만 해군 해상작전헬기 '와일드 캣'에는 여전히 비리 헬기라는 주홍글씨가 지워지지 않았고 감옥살이와 변호사 비용으로 고초를 겪은 현역과 예비역 장교들의 명예와 인생, 그리고 군의 신뢰는 엉망이 됐습니다. 방산비리,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와일드 캣'처럼 감사원과 검찰에 의해 조작된 사건도 많습니다.

● 다시 보는 '와일드 캣' 도입 사업 비리

애초에 예산이 깎이지 않았다면 '와일드 캣'이 아니라 세계 최고 해상작전헬기라는 'MH-60R 시호크'를 들여올 수도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파느라 예산을 돌려 쓰는 바람에 해상작전헬기 8대 사라고 군에 내려온 예산은 5천890억 원이었습니다. 시호크 4대도 못 사는 돈이었습니다. 작년과 올해 잇따라 무죄 판결을 받은 군인들은 “돈 없으니 사업 못 한다”고 복지부동하지 않고 8대 도입 계획을 반토막 예산에 맞춰 수행한 인물들입니다.

'와일드 캣'을 떨어뜨리기 위한 갖은 모함과 음해가 있었습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와일드 캣'의 최대 체공시간은 78분이고 대잠 작전시간이 38분에 불과하다는 괴(怪) 자료가 장성 출신 국회의원 측에서 나왔습니다. 한 유력 매체는 2015년 말, 단독보도라며 <잠수함 잡는 '와일드 캣', “작전 가능 시간 24분”>이라는 대형 오보를 내기도 했습니다. 24분은 '와일드 캣'이 아니라 다른 구형 헬기의 성능이었습니다.

2016년 봄에는 대잠 작전시간이 '와일드 캣' 38분, '수리온' 2시간 19분, '시호크' 3시간 20분이라는 자료가 나돌았습니다. '와일드 캣'은 수락검사에서 해군의 작전요구성능(ROC)인 최대 항속시간 2시간 40분을 넉넉히 통과했다고 해군과 방사청은 밝혔지만 귀를 닫았습니다. 괴 자료의 출처는 역시 앞서 언급한 장성 출신 국회의원 측이고 그 뒤에는 '와일드 캣'을 떨어뜨려야 돈을 버는 모 방산기업이 똬리를 틀고 있었습니다. 

● 모두 무죄…누가 책임지나
방산비리 합수단 현판식
방산비리 합수단은 이런 풍문들을 토대로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합수단은 특히 소나(음파 탐지기)를 올리고 내리는 소나 중량 시험평가를 모래주머니로 대체했다는데 주목하고 방사청과 해군 장교들에게 올가미를 씌웠습니다. 첨단 군 장비를 모래주머니로 테스트한다? 언뜻 들으면 딱 비리입니다.

하지만 개발 중인 헬기이기 때문에 실물이 없어서 같은 무게의 모래주머니로 소나 중량 시험을 한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전혀 문제없는 방식입니다. 모래주머니가 아니라 같은 무게의 돌이나 나무토막으로 해도 됩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합수단의 발표에 거의 모든 언론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모래주머니 매단 '와일드 캣'을 물어 뜯었습니다. 무기 개발시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라고 주장하는 측은 방산비리 비호 세력으로 매도됐습니다.

'와일드 캣'에 씌워진 마지막 혐의, 모래주머니 시험에 대해 늦었지만 무죄 판결이 났습니다. 이로써 '와일드 캣'은 완전한 무죄 헬기로 판명됐습니다. 누명을 벗은 장교들은 기쁨과 억울함이 뒤섞인 눈물을 흘렸습니다. 잘못된 수사로 수많은 군인들의 인생과 군의 신뢰를 짓밟은 합수단의 검사와 감사관, 그리고 그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 적은 언론들은 평온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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