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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꼴딱 새가며 쓴 내 자소서, 로봇이 3초 만에 평가?

전상원 에디터, 하대석 기자 hadae98@naver.com

작성 2018.02.02 20:46 수정 2018.02.05 18:04 조회 재생수3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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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쓴 자소서 3초면 끝?취업 준비한 지 
6개월째.  

한 30곳은 지원했던 것 같아요.
자기소개서 쓸데가 가장 힘들어요.
기업 조사하고 지원동기, 경험 쓰다 보면 
한 3일 꼬박 새우거든요. 
근데 한창 자소서 쓰다가 
진짜 가고 싶던 기업에서 
충격적인 실험을 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앞으로 
자소서를 로봇이 평가한다는 이야기였어요.
3초면 끝이래요…
3일 밤새 쓴 내 자소서가 3초라니요...
아무리 인공지능 시대라고는 하지만 
너무 인간미 없는 거 아닌가요..
- 김재혁 27 / 취업준비생 
국내 한 대기업에서 앞으로 AI로 
자기소개서 점수를 매긴다는 소식에
취업 준비생들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채용 헬퍼 ‘에이브릴’ 개발자를
직접 스브스뉴스가 만나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재열 수석님!
AI가 자소서를 평가한다는 소식에 
취업 준비생들이 굉장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하하, 전혀 그럴 필요 없습니다. 
사실 취업준비생에게 
더 좋을 수도 있어요.
채용시즌 되면 10,000명이 넘는 
자기소개서를 단 6~7명의 담당자가 나눠 평가 합니다.
약 1~2주는 꼬박 밤을 새워서 점수를 매기죠.
근데 사람마다 보는 시각도 다르고, 
뒤로 갈수록 대충 보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오전에 점수 잘 줬다가, 
오후에 낮게 줄 수도 있죠. 
에이브릴은 직무 전문지식, 인재상, 
실제 그룹 내 잘 써진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평가 모델을 만들고 학습시켰어요.  

이렇게 학습한 에이브릴과 
인사담당자가 동일 집단을 비교해봤더니
편차가 15% 정도였어요. 
편차가 15%면 큰 편 아닌가요!?

아, 학습량이 늘어날수록 편차는 줄어들죠.
그리고 커트라인을 넘은 분들은 합격,
그보다 낮거나 편차가 큰 지원자는
인사담당자가 한 번 더 확인합니다.
한글 특성상 굉장히 수사적 표현도 많고 
창의적으로 쓸 수도 있는데 어떻게 판단하나요?

비유, 은유 등과 같은 수사적인 표현도 학습을 시키고 있어요.
사자성어나 격언도 공부시키고 있습니다.
예컨데 어떻게 글을 써야 로봇이 좋은 점수를 준다는 건가요?

어떤 하나의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자세히 쓰시면 더 좋은 점수를 받습니다.
너무 상투적인 표현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직접 개발에 참여한 이재열 수석님의 이야기를 듣고
‘20대 취업준비생’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 간단한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자기소개서를 AI가 평가하는 것’에 대한 
취업 준비생 20대 대상 설문조사 결과 
56.7%가 찬성하고 
43.3%가 반대했습니다.
“‘나의 이야기’, ‘나의 희망이자 간절함’을 
기계에게 평가받는 기분이 든다.”
-신예지 25 / 인턴 중
“인공지능 니가 몰 알아!!!?!?!?!
내 진심을 알아????”
-진형준 27 / 취준생

인공지능에 대한 불신이 담긴 
반대측 의견과,
“비리와 꼼수가 판치는데 
사람보다 로봇이 정확할 듯..”
-구예진 27
“시간적인 효율성과 
판단의 공정성을 높일 것 같네요.”
-전길웅 26

찬성 측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최근 각종 채용비리로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꼴등이 1등 되고, 
아버지가 아들 면접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채용 비리와 각종 특혜가 판치기 때문에 
차라리 로봇이 공정하다.”
-진형준 27 / 취준생

지금처럼 채용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크다면
AI가 사람의 틈을 더 빨리 비집고 들어올지도 모르겠습니다.
SK에서 자기소개서 평가를 AI로 하겠다는 결정이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단 3초면 합격/불합격 여부가 결정. 실제 테스트 결과 AI와 인사담당자의 점수 편차는 15%입니다. 20대 취업준비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 ‘채용비리와 인사청탁이 없어 공정하다’는 입장과 ‘내 노력이 담긴 자기소개서가 3초만에 판단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찬반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를 스브스뉴스에서 취재했습니다.  

기획 하대석, 전상원 / 그래픽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