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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이식 받은 손진욱 씨 "손에 땀 나기 시작했다"

팔 이식 받은 손진욱 씨 "손에 땀 나기 시작했다"
▲ 1년 전 이식수술을 받은 손진욱(왼쪽)씨 왼팔을 수술을 집도했던 우상현 W병원장이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팔 이식수술을 받은 손진욱(37)씨는 오늘(2일) "한두 달 전부터 이식받은 손에 땀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손씨는 대구 W병원에서 열린 팔 이식수술 1주년 경과 보고회에서 이식받은 왼쪽 손으로 마이크를 잡은 채 "다치기 전 손에 땀이 좀 났었다"며 "이식받은 손은 원래 다른 사람 손인데도 땀이 나는 걸 보고 신기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는 "수술 전과 비교하면 기능적으로 70% 정도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아직 세심한 동작은 하기 힘들지만 양치질, 옷 입기, 운전, 머리 감기 등 일상생활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이식받은 손으로 사회에 도움되는 일을 하도록 찾아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손 씨는 지난해 2월 2일 W병원 수부미세재건팀과 영남대병원 의료진 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영남대병원 수술실에서 국내 처음으로 10시간에 걸쳐 팔 이식수술을 받았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다가 왼쪽 팔을 잃어 교통사고 뇌사자 공여로 손부터 손목 아래 팔 5㎝까지 이식받았습니다.

그는 수술에서 회복해 넉 달 뒤인 6월 대구의료관광진흥원에 직원으로 채용됐고 7월에는 프로야구에서 이식받은 손으로 시구하는 꿈도 이뤘습니다.

지금은 재활치료에 집중하기 위해 휴직했습니다.

보고회에는 수술을 집도한 W병원 우상현 원장, 영남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 도준영 교수와 재활의학과 장성호 교수 등이 함께 했습니다.

우 원장은 "팔 이식 환자에게 1년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면역 반응이 심하게 일어나고 몸이 안정되는 시기다"며 "그동안 거부반응도 있었으나 신경 재생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 교수는 "왼손 악력을 성인 남자 절반 정도까지 회복했다. 재활치료를 지금처럼 해나가면 손을 잘 쓸 수 있을 것이다"고 했고, 도 교수는 "앞으로 면역억제제를 최소로 줄이며 부작용을 감소하는 방향으로 계속 치료해 나겠다"고 말했습니다.

팔 이식수술은 2010년 보건복지부가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안전하고 유효한 신의료기술로 인정했고 지난해 4월에는 장기등이식윤리위원회가 손, 팔을 장기이식법상 관리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혁신 토론회에서는 법이 의학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살아있는 사람 폐나 뇌사자 얼굴, 팔 등 이식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대구에서는 팔 이식수술이 대구를 대표하는 의료 신기술 1호로 공식 지정되기도 했으나 아직 의료보험 적용 문제 등이 해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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