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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김정은 사진 불태우면 명예훼손 수사?…따져봤더니

<앵커>

북한 현송월 단장이 서울에 도착했던 지난 22일 김정은의 사진과 인공기를 태우는 기습 시위가 있었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선다고 하자 여기에 반발한 2, 30대들이 '그럼 나도 조사하라'면서 마찬가지로 소각하는 모습을 사진 찍어 SNS에 올린다고 하는데요, 장훈경 기자와 <사실은>에서 따져보겠습니다.

'김정은의 사진을 불 태운 걸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경우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라는 주장이나 기사가 나간 뒤에 이런 움직임이 있던 것 같은데요, 경찰이 밝혔다는 이 내용은 사실인가요?

<기자>

명예훼손은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해서 명예를 훼손했을 때 적용되는 죄입니다. 김정은 사진이나 인공기를 태우는 건 뭔가 적시하는 게 아니어서 명예훼손과 무관합니다.

김정은의 얼굴 사진을 소각한 게 모욕죄가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모욕죄는 당사자가 직접 고소해야 하는 친고죄입니다.

따라서 경찰이 지난 22일 시위에 대해 수사하는 건 사전 신고 없이 기습 시위를 한 것에 대한 것이고 소각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건 아닙니다.

따라서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수사할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인공기와 김정은 사진 소각 장면을 SNS에 올리는 건 젊은층이 최근 들어 평창 올림픽과 관련해 불만을 드러내는 거라는 주장도 있던데요.

<기자>

네, 먼저 영상부터 보시죠.

[김정은 사진 훼손 SNS 영상 : 저는 한 여인의 남편입니다. / 나는 한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 나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이 사람들을 직접 취재해 봤는데요, 소각 사진 올리는 걸 기획하고 맨 처음 사진을 올린 사람들입니다.

셋 모두 같은 우파 성향 개신교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줄곧 비난해 왔습니다.

뒤따라서 소각 장면을 올린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이들과 같은 단체 회원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인터넷 매체들 가운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섰던 곳들도 있습니다.

<앵커>

어제(30일) 인터넷에서 '평창 유감'이라는 랩이 화제가 됐죠. 이것 역시 젊은이들의 분노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있는데요? 

<기자>

북한과 단일팀 구성에 대한 반감을 중심으로 노래가 구성돼 있는데, 현 정부를 향해 '빨갱이'라고 욕설을 하거나 '최순실이 더 낫다'는 가사까지 있습니다.

누가 노래를 만들고 불렀는지 확인해 보니 '벌레소년'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람입니다.

극우 인터넷 사이트 '일베' 회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데, 2014년 세월호 유가족 단식 농성 현장에서 피자나 치킨을 먹는 폭식 행사에 참가하고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2, 30대의 자발적인 동참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시발점은 매우 강한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쏟아지는 정보를 현명하게 가려 듣는 자세도 필요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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