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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갑자기 체중 줄었다면 '갑상선기능항진증' 의심

● 갑작스러운 체중변화…갑상선 문제 의심해야

최근 한 걸그룹 가수의 갑상선기능항진증 투병과 관련한 기사가 포털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또 안구 돌출로 외모가 달라진 중국 배우 이연걸의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죠. 이것이 갑상선 질환의 증상으로 알려지면서 갑상선 질환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저 역시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3년 만에 건강검진을 하다가 발견됐는데, 징후를 알고 있었다면 조금 더 빨리 치료를 시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취재파일에 기록해 봅니다.
갑상선 질환 투병 중인 이연걸 (출처=TV REPORT)
● 체중감소·심장 두근거림 등 각종 징후

저는 소위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의 소유자입니다. 평소에 다이어트 제품을 달고 살았습니다. 시중에 나온 웬만한 유명한 제품과 용하다는(?) 한의원 다이어트 약도 거의 다 먹어봤습니다. 피나는 노력을 해야 정상체중을 유지하던 제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두 달 사이에 7kg 정도가 빠진 것입니다. 너무나 기뻐서 친구들에게 날씬한 체질로 변한 것 같다고 자랑을 했었는데, 자랑할 일이 아니었던 것이죠.

체중만 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외모의 변화도 나타났습니다. 눈이 뻑뻑하고 충혈되는 일이 잦고, 눈꺼풀이 후퇴하면서 예전에 수술했던 쌍꺼풀이 풀리더군요. 살이 빠져서 그랬나 보다 했지만, 갑상선 항진증으로 인한 눈꺼풀 후퇴 증상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남들은 춥다는데 혼자 땀을 흘리거나, 평소 체력만큼은 좋다고 자부했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어지러워 쓰러질 정도로 피곤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장염에 걸린 것처럼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잦아졌고, 마치 100m 달리기를 한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도 자주 생겼습니다.

● 갑상선, 최근 10년간 여성암 1위
갑상선암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분비시켜 우리 몸의 대사와 자율신경계를 조절합니다. 우리 몸의 '보일러'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즉, 분비량이 많아지면 에너지 소비가 지나치게 빨라져 덥고 땀이 많이 나고 살이 빠집니다. 이를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신진대사가 줄면서 열 발생이 줄어 추위를 잘 타고, 잘 먹지 않는데 체중이 증가하고 얼굴과 손발이 붓습니다.

갑상선암, 깁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결절 등 각종 갑상선 질환 환자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고 있습니다. 갑상선 질환은 주로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데 전체 환자의 85%쯤 됩니다. 국가암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갑상선암 환자는 1999년 3,325명에서 2013년 4만2,541명으로 급증했습니다. 15년 새 무려 12.8배가 늘어난 것이죠. (물론 이런 급격한 증가는 과잉진단과 수술이 원인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3년 암 발생률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 암이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암중 발병률 1위의 암은 유방암이었지만, 최근 10년간 갑상선암이 18.9%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이 됐습니다. 갑상선질환은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고 증세가 호전됐다고 하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높아 치료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 혈액검사로 쉽게 확인…약 복용해야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혈액검사로 쉽게 확인이 가능합니다. 가까운 내과에 가셔도 검사가 가능합니다. (갑상선 수치는 꼭 공복을 유지하지 않아도 됩니다.) 항진증 진단을 받았다면, 갑상선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약을 1~2년간 복용해야 하는데,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심장에 무리가 가서 심부전이 올 수 있고, 골다공증의 위험도 높아집니다. 또 갑상선기능항진으로 인한 눈병증이 올 수 있습니다. 경미한 눈꺼풀 부종에서부터 눈꺼풀 후퇴, 안구돌출, 사시, 복시 등 다양한 미용적, 기능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 시신경을 압박해 시력도 잃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갑상선기능 이상 환자의 약 18.7%에서 눈병증이 진단되었다는 국내 보고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갑상선 질환을 앓는 거의 모든 환자에서 눈병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면역체계와 갑상선에 악영향을 주는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의 요인을 줄이고 갑상선 호르몬 생산에 필요한 요오드를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살이 빠졌다면, 혹은 늘었다면 갑상선 질환을 의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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