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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장모님 못 구해 원통합니다"…밀양 화재 10명 구조한 정동하 씨의 슬픔

[뉴스pick] "장모님 못 구해 원통합니다"…밀양 화재 10명 구조한 정동하 씨의 슬픔
190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에는 구조를 도운 많은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이날 10명의 환자를 구조해낸 시민 정동하 씨도 그중 한 명입니다.

정 씨는 26일 오전 7시 40분쯤 처제로부터 '어머님 입원한 병원에 불났어. 살려줘'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받았습니다.

장모가 입원한 병원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은 정 씨는 사다리차를 몰고 집에서 약 2km 떨어진 가곡동 세종병원으로 아내와 함께 달려갔습니다.

당시 정 씨의 장모는 건강 악화로 세종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문자를 받고 10여 분만에 정 씨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병원은 이미 시커먼 연기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밀양 요양원(사진=연합뉴스)
장모가 있는 3층은 연기 탓에 접근이 어려워 정 씨는 고층의 환자부터 구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정 씨는 어제(2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병원 직원과 환자들이 창문과 옥상에서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면서 "장모님이 있는 3층은 접근이 어려워서 고층 환자들부터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정 씨는 사다리차 짐칸에 한 시민을 태워 5층으로 올려보냈습니다.

이 시민은 5층 창을 뜯어내고 창문으로 환자들을 받았습니다.
밀양 사다리차 구조 시민(사진=연합뉴스)
짐칸은 400kg까지 짐을 실을 수 있지만 공간이 좁은 탓에 3명이 겨우 탈 수 있었습니다.

정 씨는 한 번에 2명의 환자를 태워 구조했습니다.

정 씨는 사다리차를 5번 오르내려 건물 5층에서 환자 10명을 구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 씨의 장모는 병원 3층에서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당시 정 씨가 사다리차 운전을 하고 있을 동안 처남은 병원 3층으로 달려가 환자들의 탈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면서 "처남과 함께 연기를 마셔가며 구조작업을 했는데 장모님을 구하지 못해 비통한 마음"이라고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그의 아내 엄 모 씨 역시 "위험을 무릅쓰고 할머니 등 환자들을 구했지만, 정작 엄마는 구하지 못해 가슴이 찢어진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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