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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난 반항해서 안 당했지만…" 성범죄 전과자 또 폭행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1월 25일 (목)
■대담 : 강간 미수 상해 피해자 / 김종원 S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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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미수 피해자
- 외진 곳에 있던 가게에 혼자 있을 때를 노렸어
- 10분 동안 폭행한 후 테이프로 묶어놓고 도망
- 실제로 성폭행당해 공개 어려운 피해자들 위해 제보
- 성폭력 근절 위한 법안 강화돼 안전한 나라 되길 바라

김종원 SBS 기자
- 가해자의 경우 전자발찌는 차고 있었지만 다른 제한 없었어
- 보호관찰관 한 명당 약 20명의 전자발찌 착용자 관리
- 보호관찰 기관도 가해자가 자수하고 나서야 사건 알게 돼
- 피해자 입장에서 경찰에게 보호받지 못한다는 느낌 받아
- 제도의 허점이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 내 제보



▷ 김성준/진행자:

지난 3일에 한 가게에서 혼자 일하던 여성이 한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천만다행으로 미수에 그쳤지만, 저항하던 여성은 얼굴이 완전히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큰 피해를 입고 말았습니다. 가해 남성이 말이죠, 성범죄 전과자고 전자발찌까지 차고 있었습니다. 이 전자발찌 제도가 도대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다시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 직접 연결이 돼있는데 한 번 자세히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지금 나와 계시죠?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예. 제가 어제 SBS 8시 뉴스 통해서 보니까 굉장히 크게 다치셨던데. 지금 상태는 어떠세요?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세요? 날이 그렇게 많이 지나지는 않았는데. 정신적으로도 좀...

▶ 성폭행 미수 피해자:

다행히도 뇌출혈이나 골절은 없어서요. 외상만 치료를 하고 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네요. 기억도 하고 싶지 않으시겠습니다만. 청취자 여러분들을 위해서 당시 상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피해자가 일단 가게에 들어왔고, 가게가 좀 인적이 드문 곳에 있나요?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예. 좀 외진 곳에 있어요. 그 점을 노린 것일 수도 있죠.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사건이 벌어진 시간대는 몇 시쯤 됩니까?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오후 5시 경인데요. 해 떨어지기 전이었어요.

▷ 김성준/진행자:

해가 떨어지기 전이네요. 원래 혼자 가게에서 일하시나요?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종종 있을 때가 많아요.

▷ 김성준/진행자:

혼자 있는 경우가 많다는 말씀이신가요?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예.

▷ 김성준/진행자:

원래는 같이 일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러면 혹시 가해자가 혼자 계실 시간을 노렸을 가능성도 있습니까?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저는 그렇다고 생각을 해요. 주위를 아마 여러 번 배회하면서 물색하고 있지 않았나. 마지막에 동영상을 보시면 테이프로 묶고 갔잖아요. 그 테이프도 그 사람 자켓 주머니에서 꺼낸 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이미 준비해 왔군요.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예. 한 마디로 계획적이었던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5시쯤에 혼자 계시는 동안 가게에 들어와서. 뭘 요구하다가 갑자기 폭행이 시작됐는데. 폭행은 어느 정도나 지속됐습니까?

▶ 성폭행 미수 피해자:

10분 정도라고 하는데. 저는 영상을 못 봤어요. 영상을 못 보고. 10분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굉장히 고통스러우셨을 것 같은데. 그러고 나서 어떻게 하셨어요?

▶ 성폭행 미수 피해자:

그러고 나서 신고를 했어요.

▷ 김성준/진행자:

가해자가 계속 10분 동안 폭행을 하다가 그냥 도망갔나요?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예. 저를 묶어놓고 갔어요. 제가 빨리 가주시라고, 제발 가주시면 안 되냐고 해서. 그러면 묶고 가겠다고 하면서 묶어놓고 간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건 어떻게 푸셨어요?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입으로 풀었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고 나서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셨나요?

▶ 성폭행 미수 피해자:

네. 바로 신고했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고 병원에 가셨을 것이고.

▶ 성폭행 미수 피해자:

네. 그 뒤로는 기억이 잘 안 나요.

▷ 김성준/진행자:

정신을 잃으셨군요.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정신이 오락가락 한 것 같아요. 자세하게는 기억이 안 나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경찰에 신고는 당연히 해야 되겠습니다만. 본인의 피해 장면이 직접 찍힌 CCTV를 공개하면서까지 사건을 대중에게 알리겠다는 결심을 하신 이유는 뭡니까?
전자발찌 성폭행 전과자 재범, 피투성이 폭행 피해자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일단 저 같은 경우는 가해자가 이미 사망을 했고요. 저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 정도는 없잖아요. 그리고 이런 사건들이 많았을 텐데, 저는 강력하게 대응을 해서 폭행 정도로만 끝났는데. 반항을 하지 않고 당하신 분들도 있을 텐데. 그 분들은 공개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저는 성폭행을 당하지 않고 가해자도 사망을 했기 때문에 용기 내서 제보를 했어요.

▷ 김성준/진행자:

이것을 제보해서 공개하시면서 혹시 같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분들에게, 또는 사회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이 기회를 빌어서 해주시죠.

▶ 성폭행 미수 피해자:

네. 성폭력 범죄 처벌에 관한 법안이 하루 빨리 강화가 돼서, 이런 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없는 안전한 나라가 되었으면 하고요. 그리고 국민청원에 동의를 많이 해주셨으면 해요. 제발 좀 도와주세요, 여러분.

▷ 김성준/진행자:

정확히 어떤 국민청원입니까?

▶ 성폭행 미수 피해자:

성범죄에 대한 국민청원이요.

▷ 김성준/진행자:

성범죄 근절을 위한 국민청원이겠죠.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하시기도 힘드실 텐데.

▶ 성폭행 미수 피해자:

너무 떨리네요.

▷ 김성준/진행자:

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참 감사하고요. 기대하신 대로, 그렇게 용기 있게 CCTV를 공개하고 청취자 여러분들, 국민에게 이런 상황을 보여드린 이상 국민청원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많은 호응을 하고 성폭력 근절을 위해서 서로 노력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성폭행 미수 피해자:

네. 고맙습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 김성준/진행자:

네. 이어서 이번 사건을 단독 취재한 SBS 김종원 기자와 함께 성범죄 근절과 관련해서 어떤 법적 허점이 있는지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김종원 기자. 우선 어제 보도에도 나왔습니다만 가해자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네요?

▶ SBS 김종원 기자:

예. 범행 직후에 대교에서 뛰어내려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지금 이번 사건의 가장 큰 문제, 흔한 환경입니다. 외진 곳이고, 여성 혼자 있고, 아무런 저항할 수 있는 수단도 없는 상황에서 성폭행이 벌어졌는데. 문제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고, 또 이 사건이 벌어진 곳이 가해자가 있는 집에서 20km 떨어져 있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죠. 한 20km 떨어져 있었는데. 가해자는 서울에 살고 있는데 사건은 경기도에서 벌어졌거든요. 그런데 본인의 차로 이동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문제가 전자발찌를 찼다고 해서 무조건 이 정도 거리를 가면 안 된다, 이게 아니더라고요. 그 사람의 범행의 죄질이라거나 범행의 내용에 따라서 판사가 결정하는데. 예를 들어 야간에는 다니면 안 된다, 아니면 아이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는 접근하면 안 된다. 이런 식의 조건이 사람마다 다 다르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가해자 같은 경우는 성폭력 전과가 있거든요. 그래서 징역 10년을 살았던 사람인데. 이게 아동 성범죄나 이런 게 아니었기 때문에. 전자발찌만 차고 있던 것이지 딱히 다른 제한이 없었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전자발찌를 차고 전국 방방곡곡 어디든 다녀도 되고, 낮이든 밤이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다는 얘기네요.

▶ SBS 김종원 기자:

이동 거리에 제한이 없는 사람이다 보니까. 20km를 나가든 30km를 나가든 크게 문제되는 게 아니었고. 그러면 이 사람의 전자발찌는 무슨 역할을 하느냐. 그냥 유사시 위치를 확인하는 정도의 역할밖에는 못하고 있던 거죠.

▷ 김성준/진행자:

적어도 이 20km 정도 이동을 했으면 전자발찌가 지금 이 사람이 이런 정도 이동해서 이 위치에 있다는 것을 계속 송신은 하는 모양이죠?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죠. 그 위치는 추적이 되는데. 문제는 이것을 보는 곳이 어디냐면 관제 센터에서 보거든요. 이것을 보호관찰이라고 하는데. 이 보호관찰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부 산하 기관에서 모니터링을 합니다. 그런데 이 보호관찰을 하는 보호관찰관 한 명당 담당하고 있는 전자발찌 착용자가 19.2명 정도예요. 거의 20명 가까이를 하다 보니. 이것을 계속 보고 있을 수는 없죠. 특히 이렇게 제한이 없는 전자발찌 부착자 같은 경우는 이렇게 간다고 해서 알람이 울리는 것도 아니고,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니까. 사실상 무슨 일을 어디서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다가 어제 뉴스를 보니까 피해자가 경찰에 가서 신고를 하고 가해자가 누군지 알았으면 좋겠다. 본인 입장에서는 현행범이니까.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경찰이 안 가르쳐줬다면서요?

▶ SBS 김종원 기자:

이 경우가 굉장히 어떻게 보면 다른 사건과 좀 달랐던 게. 가해자가 바로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습니까. 목숨을 끊기 전에 본인이 스스로 관제센터에 전화를 했다고 해요. 본인이 담당하는 보호감찰관이었던 것 같은데. 자기가 일을 친 것 같다. 그리고 본인이 이 여성을 워낙에 심하게 폭행을 했으니까 이 피해자가 아마 숨진 것으로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후에 일이 두려워서 아마 그랬던 게 아닌가 싶은데. 어쨌든 연락을 하고 그러고서 그 쪽에서도 문제가 생긴 것을 그 때서야 안 것이거든요. 당사자, 가해자의 전화를 직접 받고나서야. 그래서 우리가 어디 있는지 아니까 가겠다고 했는데 그 사이에 투신한 것이거든요. 경찰에서도 어떻게 보면 가해자가 숨졌으니 더 이상 수사를 할 게 없잖아요. 이 피해자가 왜 그랬는지, 전과가 있다면 어떤 전과가 있는지, 전자발찌를 차고 있다면 이게 왜 관리가 안 됐는지,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당연히 궁금한데. 그것에 대해서 경찰이 답변을 해주지 않은 거죠. 이미 숨졌는데 뭘 알려고 하느냐. 약간 이런 상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숨졌기 때문에 이미 사건은 사실상 종료가 된 것이고. 종료가 됐으니까 경찰 입장에서는 더 얘기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을 텐데. 그건 피해자 당사자의 생각과는 굉장히 다른, 거리감이 굉장히 큰 거네요.

▶ SBS 김종원 기자:

제가 어제 이 피해자 분을 찾아가서 인터뷰도 했지만. 이 분이 경찰 수사를 그동안 받는 과정에서 일단 첫째, 전자발찌를 착용한 사람이 10분을 자기를 밀폐된 공간에서 폭행하는 동안 어떻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을 수 있지? 이것에 대해서 피해자로서 당연히 의문이 들 수밖에 없고. 두 번째로는 향후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그다지 본인이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못 받으신 것 같아요. 이런 게 정말 내가 피해자가 돼보니 어떤 부분이 제도의 허점인지 알겠구나가 명확히 보였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제보까지 하신 것으로 저는 어제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제보하신 분 참 자기 피해당한 모습 자체를 보여주면서 힘들었던 상황을 설명하는 건데. 그 설명하는 이유가 그것 아닙니까? 자기 힘든 모습을 보여주면서까지라도 제도가 개선이 되고 허점이 해결이 돼서 더 똑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건데. 분명하게 제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종원 기자 수고했습니다.

▶ SBS 김종원 기자: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SBS 보도국 김종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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