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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이민자에게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는 칠레

미국이 이민 장벽을 높이는 가운데 칠레가 중남미 이민자들을 적극 포용하면서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지 소굴'로 지목한 아이티 이민자들의 칠레 입국이 최근 수년 사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2일(현지시간) 칠레 연방 경찰(PDI)에 따르면 지난해 칠레로 입국한 아이티인은 10만4천782명으로 전년의 4만8천783명보다 배 이상 늘었다.

2013년에는 2천16명에 불과했다.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베네수엘라인들의 이민비자 신청도 급증해 2016년의 경우 전년보다 323.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콜롬비아 국적자의 신청도 40.7% 늘었다.

이 같은 상황은 칠레가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칠레 국민의 예상 평균 수명은 80.5세로 세계 28위 수준이며, 2000년에 생산가능 인구 7.6명이 은퇴자 1명을 부양했지만 2030년에는 3.6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도 볼리비아, 페루, 콜롬비아 이민자들을 수용한 전례가 있는 칠레는 불법 체류자 자녀에게도 공교육과 의료보험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칠레 국민도 이민에 대해 우호적이다.

지난해 상반기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민자들이 국내 일자리를 뺏는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40%로 2003년의 63%보다 낮아졌다.

또 응답자의 3분의 2는 '이민자들이 칠레인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고 했다.

로드리고 산도발 전 칠레 이민청장은 "칠레 역사상 가장 집중적으로 이민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이처럼 단시일 내에 이민이 급증한 적이 없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말했다.

칠레로 중남미 이민자들이 몰려드는 현상은 개발도상국 간 이민이 늘고 있는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유엔은 지난해 전 세계 이민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9천200만 명이 개도국 사이를 오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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