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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문 닫은 美 자유의 여신상…이번 '셧다운'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리포트+] 문 닫은 美 자유의 여신상…이번 '셧다운'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shutdown)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셧다운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3년 10월 이후 4년 3개월 만의 일인데요. 셧다운은 주말과 겹쳐 당장 미국 경제에 미친 영향은 적었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태가 장기화 되면 미국 정치·경제에 혼란이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리포트+'에서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란 무엇인지, 그리고 역대 셧다운은 또 언제 있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 1976년 처음 등장한 셧다운.. 업무 중지 사태의 역사는?

'셧다운'이란 원래 공장 또는 사업체 등의 폐쇄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데요. 이 단어가 '미 연방정부의 일시 폐쇄 상태'를 의미하게 된 것은 1976년부터입니다. 미국의 38대 대통령이었던 제럴드 포드 행정부 당시 노동과 보건, 교육비 지출 문제로 예산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셧다운이라는 용어가 처음 쓰였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예산안이 기한 내 통과 되지 않아도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지출이 이뤄지는 이른바 '준예산'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예산안이 통과될 때까지 연방정부를 아예 폐쇄해야 합니다. 셧다운 상태에서는 국방, 교통, 보건 등 필수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방정부 기관이 업무를 중단합니다. 자유의 여신상이나 요세미티 국립공원 등 미 전역의 국립공원은 물론 박물관도 문을 닫는 등 공공 서비스가 중단되고 80만 명에 달하는 연방공무원의 보수도 지급되지 않아 일시 해고 상태가 됩니다.

1980년대까지 셧다운 사태는 꽤 자주 있었습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때는 셧다운으로 1977년에 3회에 걸쳐 28일, 1978년에는 17일, 1979년에는 11일 등 재임 동안 총 50일 넘는 업무 중지가 있었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때는 역대 행정부 최다인 8회의 셧다운이 있었습니다. 셧다운에 돌입한 횟수는 2회뿐이지만 여야 합의까지 가장 오래 걸린 것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데요. 1995년 12월 15일부터 1996년 1월 6일까지 총 21일간 셧다운이 이어졌습니다.

반면 셧다운에 한 번도 돌입하지 않았던 대통령도 있습니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재임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셧다운 사태를 겪지 않았습니다. 가장 최근 있었던 셧다운은 2013년 10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입니다. 미국의 건강보험개혁법인 ‘오바마 케어’를 두고 당시 민주당과 공화당의 협상이 지연되면서 셧다운이 17일간 지속되기도 했습니다.

■ 자유의 여신상도 국립공원도 문 닫았다...이번 셧다운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사실 대부분의 셧다운 사태는 대통령(행정부)과 의회 권력이 다른 여소야대 상황에서 나타났습니다. 8회의 셧다운을 겪은 공화당 출신 레이건 전 대통령 때도 7회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을 때였고 나머지 1회는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다수당인 경우였습니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셧다운은 어떨까요? 현 연방정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자정을 기해 셧다운에 들어갔는데요.

미 상원은 19일 오후 10시 본회의를 열고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 예산을 놓고 표결했지만 찬성 50표, 반대 49표로 예산안 처리에 실패했습니다.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는 의결정족수인 60표가 필요한데 10표가 부족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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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임시 예산안 표결
-><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찬성 50표 / 반대 49표 부결 -> 예산안 통과 시한 넘김 20일) 자정 '셧다운' 돌입 // " data-captionyn="N" id="i201139324"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180122/201139324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하지만 공화당 출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뿐만 아니라 상·하원 권력을 모두 장악한 상태입니다.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대통령이 속해 있는 여당이 의회에서 다수당인 상황임에도 셧다운이 발생한 겁니다. 이는 여대야소 상황에서 셧다운을 겪은 카터 행정부와 유사한 상황입니다.

■ '다카를 살리자' vs '국경장벽 통과'…업무 정지까지 치닫게 된 이유는?

미 연방정부가 약 4년 만에 셧다운 사태로까지 치닫게 된 데는 불법 이민 정책을 둘러싼 여야 간의 시각차가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인 DACA(다카)에 대한 폐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는 3월까지 6개월 유예기간을 두고 의회에서 이민 관련 입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폐지하겠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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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다카란, 불법 입국한 부모를 따라 16세 이전에 미국에 들어온 청년들이 31세까지 학교와 직장에 다닐 수 있도록 추방을 유예한 행정명령. 2년마다 노동허가증(Work permit)을 갱신받아 일하거나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이 가능. //
하지만 민주당은 다카를 이번 예산안 처리에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민 관련 법안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항목을 예산안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다카를 살려내야 한다는 민주당의 입장과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함께 통과시켜야 한다는 정부와 공화당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픽(반반 대비)
[미치 매코넬/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국민을 위해 옳은 일, 명백하게 책임이 있는 일을 합시다. 두말할 필요 없습니다. 의회를 다시 열어야 합니다."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국인들은 이것이 '트럼프 셧다운'이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직 대통령만이 이 사태를 끝낼 수 있습니다."
■ 한국시간 23일 새벽, 양당 다시 표결 진행...셧다운 장기화될까?

오늘(22일) 미 상원은 임시 예산안에 대한 절차 표결을 22일 정오(한국시간 23일 새벽 2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공공기관의 업무가 시작되는 월요일 전까지 셧다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 겁니다. 양당은 기존에 표결하겠다고 밝힌 22일 새벽 1시에서 시간을 늦추면서까지 최종 합의 도출을 위한 협상을 계속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래픽
22일 정오(한국시간 23일 새벽 2시)
임시 예산안에 대한 절차 표결 진행
과연 가결될 수 있을까? //
다음 달 8일까지 정부에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이 안건이 가결되면 주말부터 시작된 셧다운이 월요일 정오 이후 종료되는 셈이어서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셧다운을 유발한 근본적 원인인 이민 문제 등을 놓고 양당의 이견이 완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합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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