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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같은 경비원인데…감축에 반대한 주민들

가족인데,
어떻게 해고해요
겁이 덜컥 났어요.

경비원을 14명에서 7명으로
줄이자는 얘기를 듣고.
요즘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아파트 경비원을 
해고한다는 기사가 나오잖아요?
우리 아파트도 
경비원을 줄이기 위한 
투표를 한다니 불안했죠.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는데…
근데 투표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주민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졌어요.
“가정이 있는 분들을 어떻게 해고합니까.
우리가 외식 한번 덜 하면 되는 건데.” 
“남은 경비원 분들의 업무량이 두 배, 
세 배가 될 텐데 말이 안 되죠.”
주민분들의 말을 듣고
정말 감동 받았습니다.
심지어 한 주민분은 직접 찾아와 
“형님 꼭 계셔야 해요”라고 하면서
악수를 해줬어요.
전부터 아파트 주민분들이 
참 따뜻하고 정이 많았어요. 
여름엔 아이스크림, 
겨울엔 귤이나 빵 같은 간식거리를
챙겨주시고.
명절에는 선물세트를 주시는 분도 있는데, 가끔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용돈을 건네주시기도 해요.
저보고 ‘형님’이라 부르기도 하고 ‘아버님’이라고도 하고,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에요.
한번은 늦은 밤에
 ㅇㅇ호 ‘따님’이 겁에 질려 뛰어왔어요.
 
술 취한 아저씨가 쓰러져 있는데 
도와줘야 할 것 같다고…
가보니 그 아저씨가 다른 동 주민이라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렸죠.
그저 제가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도움을 요청한 ‘따님’이 
편지랑 먹을 걸 두고 갔어요.
이렇게 감사한 일이 많은데 
오히려 주민들이

 ‘같이 있게 돼서 너무 좋다’고 
 지나가면서 말해 주세요. 

마치 이게 당연한 것처럼 얘기해줘서  
참 고맙죠.
주민들과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오늘 하루도 금방 갔어요. 

정말 감사하고 마냥 좋습니다. 

 *이 카드뉴스는 인천 진주2단지 아파트 경비원 유성만 님과의 인터뷰를
1인칭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일부 아파트가 경비원을 부당해고하는 일이 생겨 논란입니다. 그런데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는 경비원을 아무도 해고하지 않고, 전원 임금을 인상해줬습니다.'외식 한번 덜 하면 되는 건데, 가정이 있는 분들을 어떻게 해고하냐'며 경비원 감축에 반대한 겁니다. 오늘도 주민들은 '아버지', '형님'이라 부르며 모든 경비원과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기획 하대석, 권재경/ 구성 유정수 인턴/ 그래픽 김민정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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